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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실험에 그친 한지원의 군단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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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엔투스 저그 한지원.
군단숙주라는 유닛을 아는 사람은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을 재미있게 즐긴 축에 들어갈 겁니다. 저그를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군단숙주를 뽑아 장기전을 이끌어가면서 30분 이상 대치전을 해봤을 것이고 테란과 프로토스가 기억하는 군단숙주는 껄끄러운-속을 뒤집어 놓고 키보드를 놓게 만드는-유닛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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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군단숙주 제원.

그랬던 군단숙주가 어느 순간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블리자드가 군단숙주의 콘셉트를 대치전에 쓸만한 유닛이 아닌 견제용 유닛으로 전환하면서 '혁명적인' 패치를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군단숙주가 식충을 생산하는 타이밍이 엄청나게 길어진 대신 식충에게 비행 능력을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언덕 밖에서 날아 들어가 지상을 공격하도록 변화시키면서 군단숙주의 활용도는 뚝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치 이후에 날아다니는 식충을 절묘하게 활용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선수가 있는데요. 진에어 그린윙스의 저그 이병렬이었죠. 종족을 불문하고 날아다니는 식충을 통해 확장 기지를 파괴하고 도망가던 이병렬의 경기 장면은 저그 팬들을 환호의 도가니로 밀어넣었죠.

공허의 유산으로 공식 대회의 버전이 바뀌면서 군단숙주는 관에 들어갔습니다. 관 뚜껑에 못도 엄청나게 박힌 것 같았습니다. 이병렬마저도 쓰지 않았으니까요.

고인을 무덤에서 꺼낸 선수가 마침내 등장했습니다. 지난 25일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6 2라운드 4주차 아프리카 프릭스 조지현을 상대한 CJ 엔투스 한지원이 주인공인데요. 군단숙주 실험은 어떻게 끝났을까요.

◆페이크는 성공적
한지원은 대군주의 기낭갑피 업그레이드를 완료하면서 조지현의 체제를 확인했습니다. 공허의 유산에서 유독 저그 선수들이 테란과 프로토스를 상대로 드롭을 자주 시도하는데요. 초반부터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한지원은 드롭을 페이크로 썼습니다. 배주머니 진화가 업그레이드되자 아무 것도 태우지 않은 대군주를 조지현의 본진과 앞마당 등으로 분산시켜 밀어 넣었죠. 속에 무엇이 탔는지 알 수 없던 조지현은 불사조를 동원해 대군주를 잡아내기에 바빴고 그 사이에 한지원은 본진에서 몰래 땅굴망을 건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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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숙주 6기를 생산하면서 작전을 이어간 한지원(사진=네이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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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숙주 6기를 땅굴망을 통해 이동시킨 한지원이 연결체 테러를 노리고 있다(사진=네이버 영상 캡처).

땅굴망에 들어갈 유닛은 다름 아닌 군단숙주였습니다. 감염구덩이를 지어 놓은 한지원은 조지현의 불사조가 대군주를 잡기 위해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기에 안전하게 땅굴망을 건설했고 군단숙주도 생산했죠.

◆아, 첫 식충
한지원은 3시 지역에 땅굴망을 건설했습니다. 만약 바퀴나 여왕 등을 땅굴망을 통해 이동시키려고 했다면 3시 연결체 근처에 뚫어야 했지만 식충의 비행 기능을 통해 타격할 것이었기에 건너편에 뚫어도 무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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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로 식충을 들어올리면서 수비해낸 조지현(사진=네이버 영상 캡처).

문제는 첫 식충이 연결체 타격을 위해 날아갈 때 불사조가 이걸 봤다는 사실이지요. 날아다니는 식충은 공중 유닛으로 판정되면서 불사조의 대공 공격에 의해 제거됐습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지상으로 내려 앉아야 하는 식충이 잡히면서 공격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조지현의 대처도 훌륭했습니다. 일단 불사조의 중력자광선으로 식충을 들어올리면서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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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공격마저도 막혀버린 한지원의 군단숙주 견제(사진=네이버 영상 캡처).

식충을 생산할 수 있는 군단숙주의 쿨 타임이 돌아왔을 때 한지원은 한 번 더 3시로 식충을 날렸지만 그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불사조가 미리 대기하고 있었고 모선핵이 광자과충전을 수정탑에 걸면서 완벽히 막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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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이 12시 지역에 군단숙주를 보내면서 연결체를 취소시키는 장면(사진=네이버 영상 캡처).

한지원은 이런 그림을 원하지 않았을까요. 1, 2차 견제가 실패한 뒤 한지원은 12시에 지어지던 연결체를 취소시켰는데요. 언덕 위에 뚫어 놓은 땅굴망을 통해 군단숙주를 이동시켰고 비행 식충을 통해 지형을 무시하고 이동한 뒤 일점사로 연결체의 체력을 빼놓았고 조지현으로 하여금 취소하도록 만들었죠.

만약 이 상황이 첫 견제에서 이뤄졌다면 한지원의 군단숙주 실험은 단순한 실험을 넘어 세상을 깜짝 놀랄 전략으로 자리 잡았을 수도 있습니다.

◆매뉴얼에 충실했던 조지현
한지원은 다급한 마음에 군단숙주를 6기 더 생산했습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6기에다 새로 생산된 6기를 더하면 모두 12기나 됩니다. 이렇게 많은 군단숙주를 확보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체제를 전환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한지원이 확보한 테크트리 건물은 산란못, 맹독충둥지, 그리고 감염구덩이였습니다. 두 번의 견제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뽑을 수 있는 유닛이라고는 저글링과 맹독충, 군단숙주, 감염충이 전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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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숙주 6기를 추가로 생산할 수밖에 없었던 한지원(사진=네이버 영상 캡처).

반면에 조지현은 군단숙주에게 최적화된 유닛을 조합했습니다. 바로 집정관입니다. 군단숙주의 식충이 아무리 공격력이 좋다 하더라도 집정관의 근접 공격을 받으면 한 번에 녹아내립니다. 뭉쳐서 이동하는 특성 때문인데요. 조지현이 집정관 4기를 이끌고 저그의 앞마당으로 치고 들어갔을 때 군단숙주의 식충과 감염충의 감염된 테란이 한 번에 녹은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죠.

스타크래프트2에 대해 설명한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에도 군단숙주가 상대하기 어려운 유닛으로 집정관이 딱 들어가 있습니다. 조지현은 블리자드의 매뉴얼에 충실했던 거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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