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존의 톱 라이너 '칸' 김동하는 2017년 서머에서 깜짝 등장했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프라임에서 데뷔한 뒤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한국으로 복귀한 김동하는 팀을 결승까지 올려 놓았고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던 SK텔레콤 T1을 결승전에서 무너뜨리는 일등 공신이라고 평가되면서 MVP로 선정됐다.
두 번째 시즌인 2018년 스프링에서 김동하는 완숙미가 느껴질 정도로 안정감을 주는 선수가 됐다. 싸움을 걸어야 할 때에는 예리하게 파고 들어 킬을 가져가고 포탑을 끼고 버텨야 할 때에는 상대방을 데려가는 슈퍼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다.
김동하의 스타일은 공격형이다. 다른 톱 라이너들이 잘 꺼내지 않는 제이스를 들고 나와서 상대를 압박하는 장면은 김동하의 트레이드 마크다. 1라운드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리븐을 택하면서 펜타킬을 만들어낸 장면은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톱 라이너들이 탱커를 버리고 공격력이 강한 챔피언들을 자주 꺼내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고 김동하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선수로 꼽힌다.
갱플랭크로 7승1패, 제이스와 카밀로 각각 6승, 나르로 5승2패, 사이온으로 2승1패, 리븐과 피오라, 블라디미르로 각각 1승씩 거둔 김동하는 29승4패라는 놀라운 세트 성적을 만들어냈다. 8개의 챔피언 가운데 탱커로 분류되는 챔피언은 사이온 뿐이고 전체 성적 중에 1/11밖에 되지 않는다. 김동하는 베스트.지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서 완벽한 6각형을 이루면서 완전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하를 상대해야 하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기인' 김기인은 정규 시즌에서 28승13패, 포스트 시즌에서 3승1패로, 총 31승14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기인은 갱플랭크와 나르, 사이온을 가장 많이 사용했지만 시그니처 챔피언은 라이즈라고 할 수 있다.
김기인은 이번 스프링에서 라이즈를 5번이나 사용했다. 다른 팀들이 미드 라이너 챔피언으로 라이즈를 사용할 때 아프리카는 김기인에게 쥐어주면서 밴픽 과정부터 상대를 흔들었다. 김기인이 라이즈를 가져갔을 때 아프리카는 4승1패를 기록할 정도로 승률도 좋았다.
김기인은 라이즈 뿐만 아니라 루시안, 말파이트 등 상식을 뛰어 넘는 챔피언을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kt 롤스터와의 대결에서 2세트에 보여줬던 말파이트는 '스멥' 송경호의 카밀의 발을 묶는 용도로 활용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7년 서머 2라운드부터 에버8 위너스 소속으로 롤챔스 무대에서 뛰었던 김기인은 작년 여름의 김동하를 연상시킨다. 신인으로 경험치를 쌓은 김기인이 디펜딩 챔피언 김동하를 맞아 신예의 패기를 앞세워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