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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가페' 홍철용 감독 "2020시즌,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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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 홍철용 감독은 오버워치에서 손꼽히는 강팀들을 지휘했던 코치입니다. 오버워치 e스포츠 초창기의 강팀인 LW 형제팀에서 선수를 거쳐 코치로 데뷔한 후 오버워치 리그 출범 시즌에는 우승팀인 런던 스핏파이어에 부임해 팀의 그랜드 파이널 우승을 함께 했죠.

2020년 런던이 걸어갈 길은 분명 '꽃길'은 아닙니다. 신예 선수들로 12인 로스터를 꾸린 런던에는 더 이상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던 선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홍철용 감독은 오히려 어서 리그가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빨리 팀을 보여주고 싶다며 승부욕을 내비치는 홍철용 감독의 모습은 2020년 팀에 대한 우려 대신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게임이 너무 좋아서 코치를 시작하게 됐다는 홍철용 감독. 그는 게임 이야기를 할 때면 눈을 반짝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승부욕으로 바꿔 불태웠습니다. 홍철용 감독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일까요? 또 그가 이끌 2020년 런던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감독 자리의 책임감, 새로운 자극제로

홍철용 감독이 오버워치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던 홍철용 감독은 '풍월량'이라는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고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오버워치를 시작해 선수로 첫 발걸음을 떼었습니다. 이후 코치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의에 홍철용 감독의 코치로서의 길이 시작됐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던 홍철용 감독은 아쉬움이나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컸다고 밝혔습니다.

"선수를 시작한 게 24살이었거든요. 선수 때 메인 오더였는데 코치를 해보면 어떨까하는 제의를 주셔서 코치를 하게 됐어요. 저보다 더 재능 있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빨리 코치의 길을 가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코치로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도 있었고요. 선수 때도 게임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걸 했기 때문에 게임적으로는 코치가 됐을 때 어려운 게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제가 먼저 게임을 시작해서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를 한 번 키워보고 싶었어요. 또 제가 워낙 친화력이 나쁘지 않아서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죠. 사실 선수를 조금 더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망설임도 있었지만 후회는 없어요."

홍철용 감독은 이제는 감독으로 팀을 이끌게 됐습니다. 변한점이 있냐는 질문에 홍철용 감독은 단번에 무게감이라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무게감과 부담감을 자극제 삼아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홍철용 감독의 모습은 확실히 밝았습니다. "일을 할 때는 그냥 너무 행복해요"라며 웃는 홍철용 감독은 진심으로 자신의 일을 즐기는 듯 보였죠.

"코치와 감독은 무게감이 엄청나게 달라요. 코치 때는 게임 위주의 코칭을 하기 때문에 게임만 보면 됐다면 감독이 되고서는 저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짊어지고 간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도 부담감이 자극제가 돼서, 책임감이 따르는 만큼 재미있어요.

업무적으로는 완전 달라요. 코치마다 방식은 다르겠지만 저는 게임에 집중해서 게임을 풀어가는 전략, 전술을 봤다면 감독이 되고 나서는 게임도 물론이지만 선수들과 코치들 한 명 한 명의 시너지나 성격 등을 보고 어떻게 융화시킬지를 생각하고 팀 일정이나 전체적인 것들을 모든 부분에서 제가 결정을 하죠. 그러다보니 업무 범위가 넓어졌어요."

첫 감독직을 맡은 홍철용 감독은 런던에 합류해 재회한 '파반' 유현상 코치를 비롯해 김광복 감독과 지영훈 감독, 박시한 감독을 거쳐 오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습니다. "감독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느낀 건 세 분의 감독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거였죠"라고 덧붙이는 홍철용 감독에게서는 세 감독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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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2018년, 패배에서 배운 2019년

홍철용 감독에게 오버워치 리그 출범 시즌은 잊지 못할 시즌이었습니다. 스테이지3까지를 한국에서 지켜봐야 했던 홍철용 감독은 리그에 대한 갈증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입성한 리그에서 그랜드 파이널 우승을 이뤄내며 길었던 기다림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출범 시즌 스테이지3까지는 집안 사정으로 미국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한국에서 대회를 봤어요. 생각보다 대회가 정말 잘 나와서 되게 재밌더라고요. 너무 가고 싶은 마음이었죠. 그랜드 파이널을 우승하고서는 정말 펑펑 울었어요.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정말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거든요. 운 좋게도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게임단에서 기회를 줘서 잘 될 수 있었어요."

홍철용 감독은 리그 입성 뒷이야기를 살짝 밝혔습니다. 리그에 갈 수 있게 됐을 때 세 곳에서 오퍼를 받은 홍철용 감독은 '나에게 3개월만 주면 우승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팀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런던과 홍철용 감독 사이의 끈끈한 신뢰가 그랜드 파이널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을 만들어낸 거죠.

2019시즌은 런던에게도 홍철용 감독에게도 힘든 시즌이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과 함께 시작한 시즌2, 런던은 개막전 패배와 함께 자존심을 구기며 시즌을 시작했고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며 스테이지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부침을 겪은 런던은 시즌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뉴욕 엑셀시어와 샌프란시스코 쇼크에 연이어 패하며 8강에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제 판단으로만 결론을 지을 수는 없지만 지난 시즌 느낀 것은 우승을 한 번 하고 다음 시즌이 진행 되니까 선수 장악력에 문제가 생겨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걸 해결할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고 그게 됐다면 지난 시즌에 훨씬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선수들에게 미안하죠. 저와 코치진이 선수들의 마음이나 멘탈같은 부분에서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으니까요. 실제로 감독이 되고 선수 장악력을 1순위로 중요시 여기고 있어요. 코치로서 아쉬웠던 부분에서 배운 것 같아요."

아쉬움이 많았던 2019시즌은 홍철용 감독에게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홍철용 감독은 아쉬움과 패배를 통해 배우고 감독 자리의 무게감을 절실히 느끼며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인생을 배우고 있어요"라는 말로 최근의 변화를 요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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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뭉친 새로운 런던

2020시즌을 앞두고 런던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거쳤습니다. 런던의 팬들이 기대하던 결과물을 아니었습니다. 2018년 팀의 우승 주역들이 모두 팀을 떠났고 새로운 로스터는 컨텐더스와 연습생 출신의 신예들로 꾸려졌죠. 하지만 홍철용 감독은 자신의 안목을 믿었습니다.

"선수 선발부터 아예 백지 상태에서 출발을 다시 했어요. 힘들긴 했는데 리빌딩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LW 때부터 리빌딩을 워낙 자주 해서 선수 선발하는 데 있어서는 제가 그래도 좋은 안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힘들었지만 자신 있었어요."

리그는 물론 컨텐더스 조차 밟은 적이 없는 선수들이 포진한 런던이지만 홍철용 감독은 이를 핑계로 우승 경쟁에서 벗어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홍철용 감독과 젊은 런던의 선수단은 오로지 우승만을 목표로 달려 나가고 있었죠.

"일단 보드진 네 명 다 정말 자신이 있고 선수들도 다 자신 있어 해요. 저희 팀이 모였을 때 가장 먼저 한 말이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 모였다는 말이었거든요. 선수들도 다들 주눅 들거나 하지 않고 자신감이 있어요. 저희가 부족한 경험을 채워주고 있죠. 다들 저희를 기대하지 않고 있겠지만 다음 시즌 리그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수,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홍철용 감독이 평가하는 2020 런던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열정이었습니다. 12명의 선수 한 명 한 명이 모두 열정이 있다고 전한 홍철용 감독은 "다들 열정이 엄청 나서 빨리 리그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라며 "다 같이 불태우는 분위기로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밝혔습니다. 하루하루 완성돼가는 팀에 대한 뿌듯함 역시 숨기지 않으면서요.

코치진 역시 변화를 겪었습니다. 뉴욕의 감독이자 전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유현상 감독이 코치로 합류하며 LW 코치진이 재결합했고 'SNT' 김성훈 코치와 '트윙클' 임영빈 코치를 영입하며 깊이를 더했습니다. 특히 전 LW 동료들은 신임 감독인 홍철용 감독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습니다.

"유현상 코치뿐 아니라 김성훈 코치도 LW에 있던 코치인데 가족이 다시 모인 느낌이에요. 저로서는 힘이 많이 돼요. 특히 유현상 코치님은 감독으로서의 노하우들도 아시고 너무 든든하죠. 감독이지만 배우는 상황이에요. 제가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시 여긴 게 열정이에요. 두 코치 모두 열정이 있는 코치들이라 뽑았고 실제로 너무 열심히 잘해주고 있죠."

또 한 가지, 2020년 홍철용 감독이 기대하는 것은 홈스탠드 경기였습니다. 2020시즌부터 홈 앤 어웨이 방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오버워치 리그는 각 팀의 홈 경기장을 찾게 됐습니다. 런던은 런던 웸블리 SSE 아레나와 버밍엄 국립전시센터에서 각각 3월과 6월 경기를 치릅니다. 홍철용 감독은 장거리 비행과 빡빡한 일정으로 선수단 관리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런던을 방문할 날을 고대했습니다.

"출범 시즌에 우승하고 런던에서 팬미팅을 했어요. 그때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손편지를 적어서 줬었거든요. 아빠랑 같이 와서 저한테 어렵게 손편지를 전달해주는데 그게 정말 뭉클하고 좋은 기억이어서 팬들을 보러 가고 싶어요. 그 아이가 또 와주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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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로 보여드리겠다"

다음 시즌 런던을 향한 우려에도 홍철용 감독의 자신감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스스로도 '언더독'이라 평가하면서도 절대로 약팀은 아니라고 확고하게 말했습니다. 그런 만큼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포부도 남달랐죠.

"모든 걸 걸고 준비하고 있어요. 시작할 때부터 뒤도 안돌아보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거라 빨리 리그해서 저희 팀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를 무시하면 무시할수록 승부욕이 불타요."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연신 즐겁다,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며 웃던 홍철용 감독은 시즌 이야기에 승부욕으로 눈을 빛냈습니다. 어렸을 때 축구선수를 하려 했다던 홍철용 감독은 그 때의 승부욕이 이어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게임은 재밌게 시작하는데 지는 건 싫어해요. 감독으로서도 스트레스도 있긴 한데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다 좋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감독으로서의 목표 역시 확고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였죠. 앞으로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홍철용 감독은 단호하게 "이겨야 돼요"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해서 저를 만나는 선수, 코치들은 꼭 이기게 해주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저 감독이 가는 팀은 성적이 좋아진다는 이미지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궁금해졌습니다. 홍철용 감독의 승부욕이라는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홍철용 감독은 어떻게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했을까요?

"일단 저는 좋아했던 것 같아요. 애초에 게임 자체가 좋지만 내가 연구하고 고민한 게임 내용이 선수들에게 적용이 됐을 때 보람을 느껴요. 또 저라는 사람 자체가 e스포츠에 오게 된 게 너무 행운이지만 이 일 아니면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놓치고 싶지 않은 것, 후회하기 싫은 것도 원동력이 돼요.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제가 쓰임만 있다면 그만 두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시 런던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도 잊지 못할, 그랜드 파이널 우승의 기억 역시 홍철용 감독을 지탱해줬습니다.

"출범 시즌 우승했던 그 기억이 앞으로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그 기억이 또 원동력이 되죠. 우승했을 때 몇 만 명의 관중의 저희를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 트로피를 딱 들었는데 저는 죽을 때까지 그걸, 그 때의 희열과 감동을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어요. 너무 많이 올려서 '또 했어?' 하면서 덤덤해질 정도로요."

홍철용 감독은 2020시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려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꾸린 팀과 팀원들에 대한 견고한 믿음이 느껴졌죠.

"다음 시즌 런던, 한 번 결과로 보여드릴게요. 저희 선수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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