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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군 입대 앞둔 어윤수 "돌아와도 선수로 뛰겠다"

[피플] 군 입대 앞둔 어윤수 "돌아와도 선수로 뛰겠다"
어윤수는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리그에 잊혀지지 않는 기록을 남긴 선수다. 2008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어윤수는 2012년부터 스타2로 종목을 바꾼 뒤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3년 WCS 코리아 시즌3부터 2014년 세 번 열린 WCS 코리아 시즌3까지 네 대회 연속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뒤로 어윤수에게는 2인자의 대명사였던 홍진호의 뒤를 잇는다는 뜻으로 '콩라인의 후예'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5년 컵 대회인 KeSPA컵 시즌2에서 우승하면서 준우승 징크스를 깨는 듯했던 어윤수는 2017년 GSL 시즌1과 시즌2에서 또 다시 연속 준우승을 기록하면서 GSL에서만 6번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직까지도 GSL에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메이저 개인 리그에서 좌절하던 어윤수는 2019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하 IEM) 시즌 13에서 김대엽을 4대2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열린 결승전에서 어윤수의 우승 소식을 접한 스타2 팬들은 "이제야 어윤수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드디어 콩라인에서 탈출하는구나"라면서 마치 자신이 우승한 것처럼 축하해줬고 어윤수 또한 우승 인터뷰 도중 북받치는 감정을 삼켜내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까지 GSL에서 우승하지 못한 한을 품고 있는 어윤수는 GSL에 계속 도전장을 던졌지만 지난 12일 열린 GSL 2020 시즌3 코드S 24강 E조 최종전에서 테란 이신형에게 0대2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의무 경찰에 지원해 입대 영장을 받은 어윤수는 오는 10월 22일 논산 훈련소로 입소하면서 현역 생활을 당분간 하지 못한다.

Q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A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 SK텔레콤 T1에 입단해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을 때 입대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나에게는 저런 시기가 오지 않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는데 나도 20대의 끝물에 입대를 앞두고 있으니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낙관적인 성격이라 '10년 쯤 지나면 통일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해오다가 입대 일자를 받고 나니까 믿어지지 않는다.

Q 군에 가겠다는 고민은 2018년부터 했던 것으로 안다.
A 입대 시기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왔다. 군에 다녀온 사람들, 군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다들 "지금 하는 일에 아쉬움 없는 시기에 가는 것이 가장 낫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모두가 알다시피 나에게는 한이 남아 있었다. 4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한을 풀어낸 뒤에 군에 가고 싶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 해보고 나서 아쉬움을 떨쳐낸 뒤에 입대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뒤에는 정말 열심히 했다.

Q 군에 가기에는 나이가 상당히 많다. 올해로 스물 아홉이다.
A 나는 아직도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있고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 어린 선수들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직도 대회에 나서고 싶고 경쟁하고 싶다. 내 욕심을 부리다가 이제서야 군에 가는 것이지만 아직도 더 선수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을 보니 욕심이 끝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Q 2019년 IEM 시즌13 월드챔피언십에서 그렇게 원하던 우승을 차지했다.
A 그 때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다. 24강에서 여섯 명씩 한 조가 됐다. 한 명당 다섯 경기를 치르는 풀리그 방식이었는데 시작부터 세 경기를 연달아 패했다. 이제 2명 밖에 남지 않아서 '나는 여기까지가 끝인가보다'라는 생각에 탈락을 기정사실화하고 경기를 이어갔다. 방송에 잡힌 내 모습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상위 라운드 진출은 포기했지만 남은 경기는 이겨야 할 것 같아서 최선을 다했는데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 경기를 이기고 나니까 사람들이 "마지막 경기를 이기면 진출할 수 있다"는 라는 이야기를 해줬고 실제로 이겼다. 조 3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주성욱을 3대0으로 잡아냈고 'Serral' 주나 소탈라를 3대2로 꺾으면서 4강까지 올라갔다. 그 뒤로 김준호를 잡아내면서 결승에 올라갔고 김대엽을 4대2로 꺾으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을 했을 때에는 정말 믿기지 않았고 꿈만 같았다. 아직도 GG를 받아내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아내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Q 어윤수에게 준우승은 어떤 의미인가.
A 준우승이라는 타이틀도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24명, 32명 등 많은 사람들이 우승을 바라보고 대회에 참가하는데 마지막까지 살아 남은 두 명 안에 들었다는 뜻이고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것이다.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한 발자국으로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한 것이다. 우승 근처에 거의 다 갔으니 아쉬움이 정말 크다. 그래도 '다음엔 우승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고 그 덕분에 다음 대회에 또 다시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나에게는 준우승이라는 단어가 자극제였고 우승을 위해 또 다시 달릴 수 있는 동기부여책이었다.

Q 전역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할 생각인가.
A 그렇다.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 병역을 마친 뒤에도 충분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스타2 선수들 중에서는 전역하고 나서 현역 선수로 계속 대회에 나오는 선수들이 있다. GSL 2020 시즌2에서 4강까지 올라온 박수호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라고 자극을 받았고 롤모델로 삼고 있다.

Q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A 전역한 사람들이 모두 다 부럽지만 나보다 8개월이라도 빨리 군에 간 김도우가 부럽다.

Q 팬들의 응원도 많은 힘이 됐을 것 같다.
A 프로게이머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팬들의 응원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입대하기 전 마지막 대회에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관객들이 현장을 오시지 못하기 때문에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입대할 것 같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팬들께 감사했고 또 만날 수 있도록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GSL 관계자들께도 저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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