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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누구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보낸 T1 '클로저'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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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0 서머에서 가장 주목 받은 팀은 정규 시즌 1위와 최종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담원 게이밍이지만 선수만 놓고 보면 T1의 미드 라이너 '클로저' 이주현도 톱5 안에 들어간다. 데뷔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주현은 10세트 연속 승리 기록을 세우면서 최고의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규 시즌에서 펄펄 날면서 T1을 월드 챔피언십으로 이끌 수도 있을 것이라고기대를 모았던 이주현은 포스트 시즌 첫 경기였던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1세트에 등장한 이후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정규 시즌에서 이주현의 등장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T1이 서머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스프링을 제패한 T1은 서머에서 매주 1승1패를 반복하면서 4~5위를 오가고 있었다. 5주차였던 7월 16일 T1은 '페이커' 이상혁 대신 '클로저' 이주현을 기용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이주현은 데뷔전인 kt 롤스터와의 1세트 초반부터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kt가 하단에서 전투를 펼쳤고 T1 선수들 3명을 잡아내며 이득을 챙기는 듯했지만 이주현의 조이가 발 빠르게 내려가서 역으로 4명을 제거한 것. 신인들의 데뷔전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이주현은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으로 선정댔다.

서머 로스터가 발표될 때 이주현은 2003년생, 최연소 선수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공식전을 치르기 전이었지만 이미 하이라이트 영상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져 있었을 정도로 유명했던 이주현은 데뷔전에서 팬들의 뇌리에 '클로저'라는 아이디를 각인시킬 만한 활약을 펼쳤고 그 뒤로도 10세트 연속 승리를 이끌면서 T1의 활력소가 됐다. 담원 게이밍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12승2패로 정규 시즌을 마친 이주현은 생애 첫 포스트 시즌 경기였던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와일드 카드전 1세트에 기용됐지만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패했고 그 뒤로는 '페이커' 이상혁에게 출전권을 내주며 더 이상 나오지 못했다.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월드 스타와의 팀내 경쟁에서 출전 기회를 따냈고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한 LCK 무대에서도 경기력을 인정 받은 '18세 소년' 이주현을 만나 뜨거웠던 여름의 기억에 대해 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에 다이아라니!

이주현은 어리다. 이주현이 LCK 데뷔전을 치렀을 때 T1 측은 "라이엇 게임즈가 정한 출전 가능 연령인 만 17세를 갓 남긴 시점에 기용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LCK 2020 서머 로스터에 이주현을 올려 놓은 T1은 생일이 지나가자 곧바로 경기에 내세웠고 그 경기가 7월 16일 kt 롤스터와의 대결이었다. 그 정도로 이주현은 어리다.

이주현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 가능성을 보인 시기는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재미삼아 하던 게임에 눈을 뜬 이주현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다이아 티어에 이름을 올렸다. 400만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LoL 플레이어 가운데 4% 안에 드는 인원은 14만 명 가량 되지만 그 가운데 초등학생은 거의 없기에 이주현은 대단한 실력자인 셈이다.

"LoL을 즐긴지는 햇수로 7~8년이 되어 가고 상위 랭크에 이름을 올린 것도 5~6년이 되어 가네요. LoL을 1년 정도 하다가 티어가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죠."

이주현의 부모님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반대를 하시다가 아들이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주목을 받자 찬성으로 돌아섰다. 때마침 LoL e스포츠에서 한국 선수들, 한국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대우도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이주현의 부모님도 아들의 꿈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기로 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인정 받은 이주현은 '벵기' 배성웅이 SK텔레콤 T1의 코치로 팀에 있을 때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금 T1의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정글러 '엘림' 최엘림과 같은 날 테스트를 받았고 같이 통과한 이주현은 최엘림과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엄청난 친분을 쌓았다고 자랑했다. 낯 가림이 있는 이주현에게 최엘림은 최고의 대화상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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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서머! 핫 핫 서머 서머

SK텔레콤 T1이었던 2019년 2군 팀으로 입단한 이주현은 올해 6월까지 2군 소속으로 뛰다가 7월에 콜업됐다.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이주현조차 '과연 이번 서머에 LCK에서 뛸 수 있을까'라고 의심할 정도로 기회는 멀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T1은 스프링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서머에도 라인업 변화 없이 팀을 끌고 갈 계획이었기에-더욱이 미드 라이너가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었기에-이주현이 나설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제가 속으로 생각해놓은 단계가 있었어요. 이번 서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내년에는 데뷔전을 한두 세트 치르면서 서서히 배워 나간다라는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서머에서 출전 기회가 제 생각보다 많이 주어졌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경기를 치르는 경험을 얻었어요. 많은 단계를 압축해서 뛰어 넘은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2군 리그에서 이주현은 이미 대적할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서는 경기마다 이겼고 이 과정을 보고 있던 김정수 감독은 이주현의 데뷔 시기를 재고 있었다.

"kt전을 1주일 앞둔 시점에 감독님께서 출전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고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죠. 선배들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팀 색깔에 녹아들어가려고 노력했죠."

kt와의 데뷔전에서 이주현은 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냈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갔다.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이던 이주현은 부모님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이 보낸 축하 문자를 확인한 뒤에야 실감이 났다고.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초등학교 동창으로부터 문자가 왔어요. '같은 반이었는데 기억하느냐'라면서 '네 경기 봤는데 정말 대단하더라. 부럽다'라는 내용이었어요. 제가 학교를 계속 다녔으면 고등학교 2학년일텐데요. 한참 공부하고 있는 동창으로부터 그런 문자를 받으니까 느낌이 색다르더라고요."

모두가 축하할 만한 데뷔전을 보낸 이주현은 그 뒤로도 연승을 이어가면서 승승장구했다. 데뷔전부터 두 자리 연승을 기록한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주현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갔지만 벽이 등장했다. 담원 게이밍이었다.

"이번 시즌에 가장 아쉬웠던 경기였어요. 0대2로 완패했는데 과정 또한 압도 당했어요. 담원 게이밍이 정말 잘하는 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경기였죠."

이주현은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와일드 카드전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1세트에서 아프리카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쓸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탓에 반격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패했고 그 뒤로는 나설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서머 포스트 시즌과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선배들이 준비하는 과정을 함께 돕고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팀이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저도 그 자리에서 함께 할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우면서도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여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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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선수 되겠다"

이주현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프로게이머는 '크라운' 이민호다. 2017년 삼성 갤럭시 소속으로 롤드컵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을 무너뜨린 선수이기도 하다. 이주현이 이민호를 롤모델로 삼은 이유는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

"제가 챌린저 티어를 올라온 뒤에 처음으로 프로게이머와 경기를 펼친 상대가 이민호 선수였어요. 그 때 엄청나게 안정적으로 라인전을 풀어가는 모습에 감탄했는데 소화한 솔로 랭크 경기 수가 엄청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프로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노력하는 선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졌고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에 마스터를 달성하고 그 뒤로는 계속 챌린저 티어를 유지했던 이주현은 천재과로 분류해야 맞다. 누가 봐도 천재적으로 게임을 잘하는 이주현이지만 반복 훈련과 복습을 통해 실력을 쌓아왔기에 만 17세가 넘자마자 LCK 데뷔전을 치렀고 떨지 않으면서 기량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노력형 천재인 셈이다.

비시즌에 돌입한 이주현은 최근에 아카데미에서 동고동락하던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재미에 빠졌다. LoL 신인 발굴 프로그램인 '롤 더 넥스트'에 T1 소속 톱 라이너 '버돌' 노태윤과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 출전해 우승하는 과정을 응원하며 지켜봤다. 이주현은 톱 라이너 노태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노태윤이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경기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도 상황 판단이 정확해요. 올해 솔로 랭크에서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실력과 노력을 모두 갖춘 선수인데 '롤 더 넥스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서 박수를 보냈죠."

2021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주현의 목표는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2020년 LCK 정규 시즌을 치르면서 60%가 넘는 경기를 조이로 플레이한 것이 아쉽다"고 말한 이주현은 "노틸러스, 갈리오, 카르마와 같은 지원형 챔피언으로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주현은 "올해 T1이 롤드컵에 출전해 세계 유명 팀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면서 "2020년 여름이 내가 프로게이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발을 내딛는 시기라는 점에서 잊지 못할 것 같고 내년에 '페이커' 이상혁 선배를 비롯한 팀 동료들과 함께 롤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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