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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스킬]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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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스킬 표지
[데일리게임] 제 9화

“오냐, 한번 해 봐라. 그 전에 네 목구멍을 이 칼로 콱 박아 줄 테니까!”

다시 검을 던지기 위해 무기 쪽으로 손을 내렸다. 하지만 빈 허공만 손에 잡힐 뿐이었다. 슬쩍 아래를 보니 내 쪽에 있는 검들은 다 마스테마에게 날아가 떨어진 것이었다.

그러다 손에 잡힌 하나의 검과 내 발 밑에 떨어진 남은 검 하나를 보고 더 이상 던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재빨리 발밑에 있는 검을 발등 위로 올려 허공으로 띄우고 다른 손으로 낚아챘다. 그리고 마스테마가 입을 열기 전에 결단을 내려고 미친 황소처럼 마스테마를 향해 돌격했다.

“주어라앗! 썩을 마조옥!!”

“으아악―!”

양팔을 휘두르며 커다란 원을 그리듯 두 개의 검이 무서운 바람소리를 내며 마스테마를 향해 움직였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달려드는 나의 행동에 놀란 마스테마는 검 날이 자신의 어깨를 내려찍으려 하자 당황해 재빨리 주문을 외웠다.

“이동!”

“헉!”

어깨에 박히나 싶던 검이 허공을 가르고 땅바닥에 박히며 무거운 진동을 손에 전해 주었다. 마스테마가 순간 이동을 해 멀찌감치 떨어져 나간 것이었다. 사라진 마스테마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중 뒤쪽에서 마스테마의 명령이 들려왔다.

“[멈춰, 도후!]”

“윽! 제길…….”

역시 아직 나의 수준은 미비하여 놈의 기척을 알아차리기엔 힘들었다.

결국 마스테마의 명령에 몸이 굳어 버린 것처럼 멈춘 나는 입술을 깨물며 두 눈으로 마스테마를 난도질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 나의 눈빛에 마스테마는 한숨을 쉬다 이내 항복의 표시로 손을 들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알았어. 어떻게 해 줄까?”

“뭘 어떻게 해. 남자로 돌려놔야지!”

빠득 이를 갈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나의 말에 마스테마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두 손을 들어 나를 말렸다.

“알겠다. 우선 내 생각부터 말해 주지. 내가 위험을 안고 너의 몸을 변환시키는 것보다 각성을 할 수 있게 촉진시켜 몸이 변하는 게 빠를 것 같다. 어때?”

“할 수 있어?”

의심스러운 눈으로 마스테마를 바라보자, 마스테마는 자신의 영혼을 건다는 표시로 손을 심장 쪽으로 가져갔다.

“네가 임무를 행하는 동안 나는 해결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지. 만약 임무가 끝나도 각성이 안 된다면 몸을 바꾸든지 어떻게 해서라도 남자로 변화시켜 주겠다.”

어떻게 해서라도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는 마스테마의 말에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기다릴게. 그러니까 이거나 풀어 줘.”

“좋아. [그만해, 도후.]”

굳었던 나의 몸이 마스테마의 명령이 떨어지자 자연스레 풀어져 내 의지대로 움직였다.

자유로워진 내 팔에 쥐어진 검을 본 차는 체념의 한숨을 토해 내고 바닥에 떨어진 검집을 찾아 꽂아 넣고 주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나의 행동에 안심이 되었는지 마스테마는 슬며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자, 그럼 도후 건은 끝났고. 하현, 넌 아까 말해 준 거 외에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변신?”

“……?”

변신이라는 말에 뭔가 기분이 나빴는지 하현이 슬쩍 인상을 찡그리며 마스테마에게 되물었다. 하지만 마스테마는 하현의 찡그린 얼굴을 보지 않았는지 무척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만의 망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래, 멋진 놈으로 해 줬지. 혹시 몰라서 해 봤는데, 상당히 맘에 들더군, 그 모습.”

“변신이라니?”

두 눈을 감고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는 듯 황홀한 표정을 짓는 마스테마의 모습에 검을 정리하다 말고 나는 슬며시 일어나 물어보았다.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질문에 마스테마는 두 손을 모아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챠륜과 갈리온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그것도 내가 새롭게 만들어 낸 멋진 몸으로!”

“그게 뭐야?”

“…….”

챠륜은 뭐고 갈리온은 또 뭐란 말인가. 나와 은호, 심지어 관심 없는 척하던 하현까지 셋이 동시에 인상을 찡그리며 마스테마가 말하는 이름의 형태를 추측해 보았다.

마스테마 역시 우리가 그런 이름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설명을 해 주려 입을 열었다. 그러다 가까이 다가가는 나를 보고는 아까의 일로 인해 겁을 먹어서인지 설명을 피하며 말을 돌렸다.

“흠! 뭐, 변신이야 간단하니까 나중에 호기심 나면 한번 해 보거라. 변신 방법은 그냥 명령하면 돼. 대신 변신할 때 옷이 찢어지니 여벌의 옷은 따로 준비하든가 미리 벗고(?) 해라.”

“크, 설마 [변신―!] 이러는 건 아니겠지?”

변신 방법이라는 마스테마의 말에 나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변신물을 기억해 내고 슬쩍 웃으며 잡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마스테마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나의 행동에 기분이 상했는지 마스테마는 콧김을 뿜으며 고개를 휙 돌렸다.

“흥! 실례다. 나의 미적 센스를 어찌 보고.”

“그럼?”

역시 자신과 관련된 일인지라 하현이 관심을 가지고 마스테마에게 물어보았다.

하긴 나라고 해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변신!’ 하고 외치는 모습만큼은 말이야. 저 겉멋만 든 놈이 변신 주문을 그리 외운다면 얼마나 웃기려나, 푸헬헬!

남몰래 키득거리며 웃는 나와 달리 하현과 은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해서 마스테마를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마스테마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곤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자, 들어 봐라, 내가 얼마나 우아하고 멋지게 만들었는지를.”

“빨리 말해.”

하현의 딱 자른 말에 기분이 상한 마스테마는 입술을 삐죽 내밀다 무섭게 째려보는 하현의 눈에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만만한 미소와 함께 주문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흥! 흠흠, 변신 주문은 바로 [마스테마 님에게 받은 영광의 힘으로 충성을 다해 움직이리]!”

“…….”

“…….”

“…….”

마스테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정적이 창고 안을 가득 메웠다.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굵은 땀방울만 흘리는 나와 슬며시 뒷걸음질로 내 쪽으로 다가오는 은호는 하현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정작 변신 주문을 사용해야 할 주인공인 하현은 얼굴 표정을 알 수 없을 만큼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때? 멋있지?”

오직 눈치가 없는 이 썩을 마족만이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그, 글쎄…….”

나라도 뭔가 말해 주고 싶지만 내 옆에 이상하리만치 침묵을 고수하고 있는 하현의 행동에 놀려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마스테마는 슬쩍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하현에게 소감을 물어보았다.

“왜? 마음에 안 들어?”

“죽…….”

차갑고도 낮게 깔린 목소리가 하현의 입에서 조용히 흘러나왔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직한 목소리인지라 나와 마스테마는 목을 돌려 고개를 숙인 하현을 바라보았다.

“……!”

우리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돌린 하현의 눈빛에 압도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무표정한 눈빛과 함께 굳은 얼굴의 하현이 섬뜩한 목소리로 마스테마를 지목했다.

“죽인다. 마스테마!”

챙―!

“헙―!”

어느새 집었는지 모르는 검이 하현의 손에서 일직선으로 그어지며 순식간에 마스테마의 얼굴을 향했다. 그 엄청난 빠르기에 마스테마의 얼굴이 반으로 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눈을 찡그리려는 찰나, 죽기는 싫었는지 마스테마가 재빠른 속도로 하현의 검 날을 양손으로 쥐어 멈춰 세웠다.

“하! 막았어?”

벨 줄 알았다는 자신감이 묻어 나오는 하현은 자신의 검을 막은 마스테마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이죽거렸다. 그의 말에 우리 세 명은 등골이 서늘함을 느꼈다. 아니, 그보다 저 녀석 저렇게 멋진 솜씨를 보이다니!

“이것도 한번 재주껏 막아 보지?”

마스테마에게 잡힌 검에서 손을 뗀 하현은 언제 또 쥐었는지 다른 손에 쥐어진 검을 빼 들고 마스테마를 향해 겨누었다. 그리고 익숙한 솜씨로 검을 휘두르며 마스테마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허걱! 야, 야, 도후. 말려 봐, 말려!”

미꾸라지 도망치듯 요리조리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의 진로를 피하며 마스테마는 당황한 목소리로 도움을 외쳤다. 그런 마스테마의 말에 하현이 슬쩍 내 쪽으로 눈길을 주었다. 마치 껴들면 너도 벤다는 무서운 도끼눈에 나는 돌라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크억―! 저놈 완전히 눈 돌아갔어! 잘못하면 내가 칼침 맞게 생겼네!!’

“도후우!”

살려 달라 고래고래 외치는 마스테마의 말에 나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듯이 재빨리 몸을 벽 쪽으로 빼며 고개를 저었다.

“모, 몰라. 왜 나한테 시켜? 네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채앵!

“끄아! 하현, 살리!”

처절한 마스테마의 비명이 창고 안을 가득 메웠다. 마스테마를 몰아붙이는 하현의 모습을 약간 멀리 떨어져 불구경하듯 보며 나는 어느새 기분이 좋아졌다.

저 썩을 마족에게 나 역시 꽤 쌓인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나도 검 들고 하현과 같이 뛰어들어 저놈 목을 베는 데 동참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끼면 저 하현이 나에게 검을 겨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구경만 하기로 결론을 짓고 벽 쪽으로 등을 붙였다.

구경하면서 이참에 저 썩을 마족이 하현의 칼에 콱 죽어 버렸으면 하는 사악한 바람을 담아 기도도 잠시나마 드렸지만 나는 그 기도를 이내 접을 수밖에 없었다.

“으악! 하현!! 하현!!”

좁은 무기들 속으로 몸을 숨기는 마스테마의 얍삽한 행동에 화가 난 하현이 더욱 과격해졌다. 검의 진로를 방해하는 무기들을 검으로 쳐내거나 발로 차 쓰러뜨리는 행동도 서슴없었다.

게다가 하현이 있는 쪽은 가벼운 단검들이 놓인 곳인지라 발에 차인 검들이 사방팔방으로 날아 위협하듯 벽에 꽂히기까지 했다.

내 쪽으로 날아오는 단검들을 간신히 피하며 이러다 나도 비명횡사하겠다는 두려움에 어떻게든 하현을 말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나는 피하기라도 하지, 은호는 무서워서 제자리에 주저앉아만 있어 더 위험하다고!

은호도 무척이나 무서웠는지 하현을 말리기 위해 처음으로 큰 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다.

“하, 하현 씨, 그, 그만 하세요.”

“닥쳐!”

은호의 말이 나오자마자 재빨리 하현이 경멸 어린 시선으로 은호를 향해 내뱉었다. 그 모습에 은호는 고개를 숙이다 이내 울먹이며 나에게 도움을 구하듯 쳐다보았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저놈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아까의 나보다 더 미친 듯이 날뛰는 하현을 어떻게 막을까 고민하던 나는 그것을 생각해 내고 재빨리 마스테마를 향해 소리를 쳤다.

“야, 마스테마! 명령 있잖아!”

“아참! 머…… [멈춰, 하현!]!”

도망만 치던 마스테마도 그제야 깨달은 듯 서둘러 하현에게 명령을 내렸다.

“윽!”

마스테마의 배를 찌르려던 하현의 손이 마스테마의 명령에 멈췄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움직임이 멈춰지자 하현은 이를 악물고 안간힘을 쓰며 움직이려 했다. 그런 모습에 우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마스테마, 안 풀어?”

으르렁거리며 마스테마에게 협박하듯 말하는 하현의 행동에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무서운 놈…….”

“알았다, 원하는 대로 주문을 바꿔 주마.”

마스테마도 하현의 무서움을 깨달았는지 내가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주문을 바꿔 주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런 마스테마의 말에 하현은 낮게 혀를 차다 다른 방법이 없기에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풀어.”

가만히 이겠다는 표시로 손에 든 검을 바닥으로 떨어뜨리자 마스테마는 그래도 안심이 안되는지 마법으로 떨어진 검을 어디론가 사라지게 한 뒤 명령으로 하현의 움직임을 풀어 주었다.

“[그만, 하현.] 자, 됐지?”

“빨리 바꿔.”

몸이 자유로워지자 하현은 자신의 손목을 주무르며 뒤에 있는 기둥에 기대어 마스테마에게 딱 잘라 말했다. 마스테마는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게 낫다 싶었는지 하현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해 줘?”

“…….”

‘큭큭! 고민한다, 고민해.’

마스테마의 주문에 하현은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다물었다. 아마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안 잡혀서 그런 듯싶었다. 내심 곤란해 보이는 하현의 표정에 나는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내색해서는 안 된다. 아까처럼 또 하현이 폭주하면 안 되니까. 그러나 나의 웃음소리를 들었는지 하현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흘겨보았다.

“도후.”

“에?”

‘컥! 들켰다.’

깜짝 놀라는 나의 모습에 혀를 차더니 하현은 다시 마스테마를 보며 나에게 한마디 내뱉었다.

“웃지 말고 생각해 봐.”

“큽! 응.”

웃을 시간 있으면 생각 좀 해 보라는 하현의 말에 나는 찔끔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현이 싫어하지 않을 법한 변신 주문을 생각하기 위해 고민을 했다.

‘음, 뭐로 할까?’

“챠룬으로 변신. 이건 어때?”

“싫어.”

간단하게 하는 게 좋을 듯싶어 제시를 하자 하현이 고개를 돌리며 딱 잘라 거절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아 웃음이 나왔지만, 또 웃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하현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주문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조용히 내 옆에 서 있던 은호도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조그만 목소리로 나에게 소곤거렸다.

“변신, 어때요?”

“넌 닥쳐!”

“윽! 죄송……해……요.”

어떻게 들었는지 하현은 은호의 말이 나오자마자 상당히 거슬린다는 표정으로 쉽게 말을 잘라 버렸다. 그런 하현의 말투에 은호는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리더니 이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이놈의 자식―!’

그런 하현의 행동에 화가 났다. 그리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점을 짚고 넘어가기 위해 하현에게 입을 열었다.

“야, 하현! 너 왜 자꾸 은호만 구박해? 엉?”

그가 처음부터 은호를 타박하며 싫어했다는 걸 기억했다. 은호가 특별히 하현에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은호의 말을 무시하고 자르고 심지어 냉정하게 한마디로 묵살했다. 게다가 은호를 바라보는 표정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냉정했다. 그리고 그때 마다 은호는 울 것 같은 표정이나 겁을 먹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내 쪽으로 몸을 숨기던 것이 기억났다.

류현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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