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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위저드 13화

샤이닝위저드 13화
[데일리게임] 슈트 사제 역시 동의하며 끼어들었다. 마법사는 기본적으로 준귀족 취급을 받기 때문에 그는 라크에게 경의 칭호를 붙였다.

하지만 라크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거절했다.

“몇 가지 밝힐 수 없는 비밀이 있어서 지금은 같이 다닐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숨어 지낸 이유도 그것 때문이지요. 저는 혼자 떠나겠습니다.”

“으음, 그런가?”

길버트는 정말로 아쉬운 듯한 눈으로 라크를 보았다. 원래 그는 이번에 몇몇의 마음이 통하는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용병단을 조직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라크와 같은 마법사가 용병단에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용병단의 평가가 달라진다.

암살단이 라크를 노렸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식으로 용병단에 소속이 되면 그들도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용병단에게도 길드가 있기 때문이다.

즉, 도둑 길드와 용병 길드의 사이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의뢰로는 용병의 암살은 받지 않는 것이 암살조직들의 불문율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길버트는 다시 라크에게 이런 일들을 설명했다. 혼자서 다니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가? 아무리 강한 마법사라고 해도 보호할 자가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라크는 세 번째로 거절했다. 세 번을 거절한다는 것은 진심이라는 뜻이고 더 이상 권하는 행위는 커다란 실례가 된다.

길버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우리는 도시로 가서 정식으로 용병단을 조직하겠네. 어너즈 용병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할 테니 혹시라도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오게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음이 안 바뀌어도 그냥 놀러 오라고.”

뒤쪽에 있던 용병 한명이 웃으면서 말했다. 라크도 웃으면서 알았다고 대답을 했다.

그 뒤로 용병들은 산적들을 끌고 마을로 향했다. 라크도 마을까지는 따라갔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아침이 지났음을 알렸다.

“이봐, 라크, 밥 먹고 가라고.”

무크가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라크가 마법사라는 것을 알고 놀라 눈치만 보던 그였지만 반나절 정도 지나자 그런 것은 잊고 라크를 언제나처럼 친구처럼 대했다.

라크는 그런 무크에게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하지. 촌장님께 보수를 받고 자네 집으로 가지.”

“알았어. 데이지에게 말해 놓지. 하하하.”

무크는 웃으며 평소처럼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무크가 먼저 뛰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자 라크는 뒤를 보았다. 뒤쪽에서는 사람들이 산적들을 밧줄로 줄줄이 묶어 끌고 오는 중이었다.

“이놈들 빨리 걸어!”

-퍽

“어억, 차지 마라! 네놈이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냐?”

“그럼 내가 무사하지. 네가 무사할까?”

“야, 아직 잠이 덜 깬 모양이다. 몇 번 더 차라.”

-퍼퍼퍽

“그럴까?”

“놀라운데? 대답보다 행동이 빠르다니.”

“머리가 명령을 하기 전에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거야. 아까 상당히 기분이 나빴거든.”

용병들은 산적들과 정말로 친해진 듯 했다. 라크는 그들이 혹시 너무 친해져서 놔주기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일단 샬칸과 그의 부하들에게는 적지 않은 현상금이 걸려 있다고 한다. 용병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다. 자신의 목숨과 바꿀 정도로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등할 정도로 중요한 것은 신용이다. 신용을 잃으면 돈도 목숨도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라크는 잠시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길버트에게 말했다.

“저놈들이 지으려던 산채의 크기로 보아 아무래도 아직 합류하지 못한 부하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그래도 이놈의 부하들이 300명 정도는 된다고 들은 기억이 있네.”

“으하하하, 알겠느냐? 내 부하들이 모두 모이면 네놈들은 끝이다. 이런 마을은 풀뿌리 하나 남기지 않고 다 쓸어버릴 거다.”

“확실하게 밟아주게.”

-퍼퍼퍼퍼퍼퍼퍽

길버트의 간절한 부탁이 있자 용병들은 삼면으로 샬칸을 둘러싸고 사정없이 밟고 차기 시작했다. 이번에야 말로 이 독한 놈의 기를 꺾고 말겠다는 의지가 강렬하게 보였다.

라크는 잠시 그 광경을 구경하다가 다시 길버트를 보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길버트는 염려 말라는 듯 라크의 어깨를 툭툭 쳤다.

“도시로 가서 영주에게 저놈을 넘기면 그날로 처형당할 걸세. 단, 그걸 발표하지 않고 몰래 행하는 거지.”

“몰래 말입니까?”

“그래, 그 다음 이쪽에 진을 치고 한두 달 기다리면 대충 청소되지 않겠나?”

“그럼 당분간 마을에 계실 생각이십니까?”

“그렇다네. 도시에서 용병조직을 등록하고 다시 돌아와야지.”

“그렇군요. 그럼 마을을 부탁드립니다.”

“염려 말게. 샬칸 일파라면 부하들 머릿수만큼 상금을 받을 수 있을테니 우리 용병단의 첫 사업으로는 딱 좋거든. 명성도 오를 테고.”

확실히 그렇다. 샬칸은 상당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산적이다. 그 위에 지난 토벌에서도 살아남아 이렇게 재기를 노릴 정도로 약삭빠르다. 신생 용병단이 그런 샬칸 일파를 섬멸했다면 처음부터 크게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라크는 좋은 생각이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자네는 어디로 갈 건가?”

“일단 남쪽으로 가보겠습니다.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군요.”

“오, 그게 누군가? 범죄자가 아니라면 용병길드에 등록하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네. 도둑길드보다 싸면서 더 믿을만하지.”

“이미 의뢰했습니다. 이번에 내려가면 정보를 받을 생각입니다.”

“하하하, 그래서 돈이 필요했던 거로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그자를 만나야 저를 쫓는 자와 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흐음, 자네를 쫓는 자가 누군지 말해줄 수 있나?”

“죄송합니다. 말씀드릴 수 없군요.”

“아니, 사연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

길버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더 이상 라크에게 묻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둘은 촌장의 집에 도착을 했다. 이미 마을 사람들 전부가 그들의 뒤를 따라와 구경하고 있는 상태였다.

촌장 역시 감격에 겨운 얼굴로 뛰어나와 길버트의 손을 잡았다. 미리 보낸 마을 청년 한명이 자초지종을 설명한 모양이었다.

“정말 고맙소.”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산적 중에 마법사가 있었나?”

“그렇습니다. 맨 뒤에 묶어 뒀지요.”

길버트가 가리킨 곳에는 과연 마법사의 로브를 입은 남자가 밧줄에 묶여 있었다. 몸을 묶인 채 산을 걸어오느라 지친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당분간은 마법을 사용할 기력도 없는 듯 했다.

“대단하군. 마법사를 이기다니?”

“그거야 라크 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크 경?”

“못 들으셨습니까? 라크는 마법사입니다.”

“뭐라고!”

촌장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란 표정으로 라크를 보았다. 그리고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라크에게 정말이냐고 물었다.

라크는 그냥 웃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자네가 항상 입고 있는 그 회색의 옷은 마법사의 로브였군.”

그때서야 촌장은 겨우 마음의 진정을 하고 말했다. 사냥꾼 치고는 특이한 옷차림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물을 상대하기 위한 특수한 옷쯤 되는 줄 알았다.

무엇보다 로브를 입고 다니는 사람은 마법사뿐만이 아니다. 여행자들도 많이 입는다. 오히려 전 대륙에 천여 명 밖에 안 되는 마법사보다 여행자들의 로브 차림을 더욱 많이 볼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라크를 쳐다보고 있었다. 뒤쪽에서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저게 마법사야?’라고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 아이의 부모들은 얼른 입을 막으며 아이들을 뒤로 숨긴다. 마법사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청년들은 라크를 친밀한 눈으로 보았다. 목숨을 걸고 싸운 전투에서 도움을 받자 더욱 친밀감을 느끼는 듯 했다.

라크는 씁쓸하게 웃었다. 단 하룻밤 사이에 석 달 동안 보아왔던 사람들의 눈빛이 바뀌는 경험은 별로 좋은 것이 못 되었다. 그는 묵묵히 촌장의 말을 듣다 돈을 받고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라크는 무크네 집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무크의 여동생 데이지는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것 같았다.

“데이지한테는 떠난다고 하지 마.”

무크가 말했다.

“알았어.”

라크는 순순히 대답했다.

“나쁜 놈, 당분간 울면서 지낼 데이지를 달래려면 난 죽었다.”

“미안하다.”

라크는 푸념하는 무크에게 다시 사과했다. 그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무크에게도, 데이지에게도.

“그럼, 간다.”

식사를 끝내고 맛있는 차까지 마신 라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크도 같이 일어나 라크를 문 밖까지 배웅했다.

“데이지! 라크 간다.”

안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무크는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고 중얼거리며 라크를 가볍게 끌어안고 작별의 인사를 했다. 라크도 마찬가지로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았다. 사냥꾼 사이에서 의형제들이 주로 하는 인사방식이었다.

이것으로 사냥꾼마을과의 인연은 끝이다. 라크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을 입구를 향해 걸었다. 그런데 도중에 있는 나무 아래에 누군가가 서서 라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데이지?”

라크는 의외라는 듯 데이지를 보았다. 그러자 데이지가 고개를 숙인 채 다가와 손에 든 보따리를 내밀었다.

“옷이에요. 항상 그 회색 로브만 입고 있는 것은 좋지 않아요. 가끔씩은 새 옷을 입으세요.”

“이건, 네가 만든 거니?”

“그래요. 오빠보다는 약간 마른 체형으로 만들었어요.”

“그래...”

“그리고 가끔씩 들르세요. 오빠는 라크 오빠를 형제라고 생각해요.”

“그럴게.”

“그럼 몸조심하세요.”

“응.”

라크는 그녀가 인사를 하고 집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멍하니 보았다. 양손으로 옷 보따리를 들고서.

그때서야 라크는 알 수 있었다. 데이지는 부끄러움을 타서 라크와 직접 만나는 것을 피한 것이 아니었다. 라크가 얼마 안 있어 떠날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정을 주지 않기 위해 숨은 것이다.

“휴우, 데이지. 잘 있어라.”

라크는 결국 한숨을 쉬며 이미 집으로 들어간 데이지에게 뒤늦은 작별의 인사를 했다.

* * *

“그러니까 라크란 사람이 마찬가지로 라크란 사람을 찾는 의뢰를 했다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의뢰자의 인상착의가 전에 알려주신 모습과 일치하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타렌으로 가겠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시르카님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길드장은 그렇게 말하며 눈앞의 여자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제임스는 그 모습을 보며 놀라 길드장을 바라보았다.

그가 아는 길드장은 결코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제국에서도 가장 큰 레드 타이거의 용병길드장이 뭐가 아쉬워서 남에게 고개를 숙인단 말인가?

황제나 그 직계가족, 혹은 두 명의 공작이라면 몰라도 웬만한 귀족들에게는 전혀 예의를 보이지 않는 것이 그였다.

그런데 젊은 여성에게 머리를 숙이다니?

“그럼.”

시르카는 고개를 숙인 길드장에게 같이 인사를 했다. 항상 차분한 성격의 그녀는 누구에게나 예의를 잃지 않았다.

인사가 끝나자 시르카는 문을 열고 나갔다. 타렌까지는 약 보름을 움직여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라크, 기다려 줘.’

그녀는 속으로 라크가 타렌의 근처에 머물러 있기를 기원했다.

-탁

시르카가 나가고 문이 닫혔다. 그때서야 제임스는 길드장에게 물었다.

“누굽니까?”

“알아서 뭐하게?”

“처음 보는 미녀라서요.”

제임스는 그렇게 말하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로 방금 전과 같은 미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얼핏 보면 얼음을 깎아 만든 여인상처럼 차가워 보이지만 단아한 눈썹의 모양을 보면 정말로 자상한 성격임을 알 수 있었다. 햇빛을 거의 받지 못한 듯 새하얀 피부는 너무나도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김운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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