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이 e스포츠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화부는 그동안 민간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계획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세간의 이목이 모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스포츠는 철저하게 민간 주도로 진행됐다.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가 큰 호응을 얻었고 PC방 확산, IT 산업의 흥행 등과 맞물려 게임 대회로 출발했다. 그러다 임요환, 홍진호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생겨나고 게임 전문 케이블 방송 채널이 개국한 데 이어 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창단하면서 e스포츠라는 하나의 장르로 성장했다. 또 국산 게임들도 e스포츠화를 표방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과 연계되어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처럼 세계 최초의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방송 등의 시스템을 갖추어 놀라운 성장을 해왔으며, 우리의 e스포츠 용어가 유럽 등에서 경기용어로 사용되는 등 태권도와 같은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세계 e스포츠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성장통을 겪으면서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마련됐다.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 사건고 e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지적재산권 관련 분쟁이 발생하면서 e스포츠 위기론이 대두됐고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는 이번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민간과 함께 e스포츠의 비전을 공유하면서 정책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e스포츠의 재도약을 노리며 프로 중심의 e스포츠에서 온국민이 참가하는 e스포츠, 새로운 레저 문화산업으로의 육성을 꾀하고 있다.
e스포츠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중장기 계획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민간 부문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e스포츠 분야에 정부가 뒤늦게 뛰어 들어 공치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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