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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LoL 태극전사들이 짊어진 것

[기자석] LoL 태극전사들이 짊어진 것
인도네시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LoL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 종목으로 들어가며 27일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 것이다. 한국 또한 무실세트 전승으로 조별 예선과 4강을 통과하며 본격적으로 '금빛 사냥'에 나섰다.

사실 아시안게임은 얻는 것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잃는 것이 많은 대회다. 5개 팀에서 차출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준비와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8 스프링 시즌을 병행하며 두 배로 고생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후엔 곧바로 결승전과 LoL 월드 챔피언십 선발전을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은 빽빽한 스케줄에 체력과 정신력을 쏟아 붓고 있다.

이에 대한 보상은 크지 않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금메달을 목에 걸어도 병역이나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아시안게임 첫 국가대표라는 명예와 첫 금메달, 첫 우승이라는 영예만이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얻는 것=잃는 것'의 수식을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요소는 부담감이다. 보상도 적고, 연습 환경도 충분치 못했지만 부담감은 똑같이 크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LoL 종목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선수들의 선전을 요구하고 있다. 더군다나 아시안게임 아닌가. 선수들은 '메달 외의 선택지는 없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들여다볼수록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몸 조심히 돌아오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27일 경기를 지켜보면서, 사과의 말이 먼저 떠올랐다. 미안하지만 조금 더 힘을 내라고, 가급적 메달을 품에 안고 돌아오라고 말이다. 선수들의 값진 노력과 메달이 e스포츠에 더 큰 명예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7일 KBS와 SBS가 아시안게임 LoL 한중전을 지상파 채널로 송출했다. 더군다나 결승전 중계도 예고되어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TV에서, 그것도 공중파 채널에서 e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서브컬처'로만 인식되던 e스포츠의 입지와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시안게임 LoL 종목의 파급력은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27일 경기가 진행되던 시간대의 급상승 검색어 20개 중 6개가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특히 '아시안게임 롤 중계'와 '아시안게임 롤'이 1, 2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e스포츠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맞서 싸워 왔고, 의식 개선과 스포츠로의 격상을 꿈꾸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안게임에 시범 종목으로나마 입성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대회 출전에 따라오는 파급력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에서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가치, 게임의 순기능, 선수들의 가치를 적극 알려야 한다.

선수들은 어깨에 많은 것을 짊어지고 무대에 올랐고, 부담과 책임을 거뜬히 이겨내고 결승에 올랐다. 금메달까지 남은 한 걸음. 여느 때보다 무거울 그 걸음에 경의와 응원을 보낸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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