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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다시 달궈지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정부의 관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선수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선수들.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고 불리지만 민간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정부나 기관의 도움을 받은 적은 많지 않다. e스포츠와 관련된 법안이라고는 2012년 제정된 '이스포츠(전자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 정도가 유일하다.

관련 법규는 거의 없지만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들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세계 최초로 군인 e스포츠 팀을 운영하기도 했고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준가맹 단체로 인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예산을 만들어 지방에 e스포츠 경기 시설을 짓는데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데일리e스포츠는 한국 e스포츠가 20년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e스포츠 업계에 유의미했던 정책이 무엇이 있었는지 되돌아 봤다.

공군 에이스.
공군 에이스.
◆e스포츠 사상 첫 군인 게임단
e스포츠 선수들-소위 프로게이머-의 숙원은 군인 신분으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정식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은 상무 등 군 소속 팀이 있기에 병역 의무 기간 동안에도 훈련을 지속할 수 있지만 e스포츠 선수들은 군에 입대하면 선수 생활이 끝나고 그 전에 은퇴해야 하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 들여야 했다.

2007년 e스포츠 선수들의 바람이 이뤄졌다. 공군은 군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사기 진작을 위해 e스포츠 선수들을 영입해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그 해 4월 3일 공군 에이스라는 이름으로 공식 창단식을 열었다. 강도경 등이 전산병 직군으로 먼저 입대했고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등이 합류하면서 공군 에이스는 스타크래프트로 진행된 팀 단위 리그인 프로리그에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공군은 선수들을 선발할 때 e스포츠 병과를 별도로 만들어 선수단을 운영했다.

공군은 5년 동안 에이스 팀을 유지했지만 군 내부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핵심 종목이 부침을 겪으면서 2012년부터는 선수 선발을 거의 하지 않았다. 결국 프로리그 12-13 시즌 불참을 선언한 공군은 소속 선수들의 보직이 변경되면서 해체 수순을 밟았다.

2014년 전국체전에 동호인 종목으로 참여한 e스포츠.
2014년 전국체전에 동호인 종목으로 참여한 e스포츠.
◆대한체육회와의 연계
e스포츠 선수들의 숙원이 군 팀 창설이었다면 e스포츠 업계의 숙원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e스포츠와 스포츠 사이에 인식 차가 존재하고 있지만 e스포츠 업계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2005년 시작된 2기 협회부터 기존 스포츠 단체와의 논의를 시작한 한국e스포츠협회는 2009년 대한체육회 인정 단체로 승인 받았고 그 해 하노이에서 열린 실내 아시아 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e스포츠 국가 대표를 파견했다. 이영호와 졍명훈이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고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강근철, 표선호 등 위메이드 폭스 소속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가져왔다.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협회가 e스포츠 운영 주관으로 나섰고, 스타크래프트2(김유진 금, 이영호 은) 리그 오브 레전드 금(kt 롤스터 블리츠), 스페셜포스(금), 철권4(김현진 금, 배재민 은) 등 출전한 선수들이 모두 메달을 획득 했다. 이 대회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 한국e스포츠협회, 국제e스포츠 연맹 등 국제 스포츠기구와 e스포츠 기구들이 협력하여 진행하게 된 성공적 사례로, 아시아에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13년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kt 롤스터 불리츠.
2013년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kt 롤스터 불리츠.

전국체전에도 e스포츠 종목이 나선 바 있다. 2014년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동호인 종목으로 나선 e스포츠는 전국체전을 운영하는 사이트가 접속자 폭주로 인해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외 스포츠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낸 e스포츠는 2015년 1월 대한체육회 준가맹 단체로 승인을 받았다. 2015년에도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전국 체전에 동호인 종목으로 참가하면서 교류를 이어왔지만 2016년 파고를 맞았다.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협의회, 장애인체육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e스포츠 협회는 정관 자격을 맞추지 못하면서 준가맹 자격을 상실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전 e스포츠 협회가 설립되면서 아시안 게임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마련됐고 조성주가 스타크래프트2 종목 금메달, 이상혁, 고동빈, 한왕호, 김기인, 박재혁, 조용인으로 팀을 꾸린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방자치단체 체육회와의 접점을 늘려 지역 시도지부를 갖추면서 최근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가입 승인 심의를 통과했고 오는 7월에 인정단체 가맹 승인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부산에서 건설하고 있는 e스포츠 경기 시설의 조감도(사진=부산광역시 제공).
부산에서 건설하고 있는 e스포츠 경기 시설의 조감도(사진=부산광역시 제공).
◆정부 주도로 e스포츠 경기장 설립
아시안게임을 통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자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방에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2018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식 발표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수도권 이외의 지자체 3곳에 e스포츠 경기 시설 3곳을 선정할 것이며 예산 90억 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66억 원을, 2020년에 24억 원을 들이기로 했고 대전, 광주, 부산 등 세 곳이 경기 시설로 확정됐다. 수도권 지자체인 경기도는 2개월 뒤에 10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안에 e스포츠 경기 시설을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성남시와 용인시, 부천시, 안산시 등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에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이 만들어진다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에 지방 팬들이 e스포츠 대회를 관전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상경해야 했지만 찾아가는 서비스를 이뤄낼 수 있다. 또 아마추어 게임단을 지방에서 발굴, 유치할 수 있고 시민 참여형 이벤트를 상시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산업 진흥은 물론, 건전 문화 정착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다.

정부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3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9 서머 개막식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관해 "게임은 4차 산업 혁명과 5G 시대를 이끌고 나갈 산업이며 e스포츠라는 형태로 모든 계층이 즐기는 문화이자 레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스웨덴에서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사상 첫 e스포츠 국가 대항전을 관전한 문재인 대통령은 "e스포츠를 통해 전세계 젊은이들이 더 많이 교류할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민간이 주도해서 태동시키고 성장해온 e스포츠에 정부가 관심을 보이고 직접적인 투자까지 한다면 한국 e스포츠는 추진 동력을 얻으면서 종주국으로서의 지위를 되찾을 수도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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