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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신구 조화 앞세운 TES와 DRX…16강 D조 분석

롤드컵 2020 16강 그룹 스테이지 D조(사진=LoL e스포츠 SNS 발췌).
롤드컵 2020 16강 그룹 스테이지 D조(사진=LoL e스포츠 SNS 발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본선이라 할 수 있는 16강 그룹 스테이지가 오는 3일부터 시작된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유럽 4번 시드인 매드 라이온스가 탈락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실력 차이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이번 그룹 스테이지는 유례 없는 혼전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16강 D조에서는 중국 1번 시드인 톱 e스포츠(이하 TES)와 한국 2번 시드인 DRX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TES는 2020년 LPL이 낳은 최고의 기대주로 미드 시즌 컵에서 내로라 하는 팀들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DRX 또한 서머에서 담원 게이밍과 정규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펼치면서 시즌을 치를 때마다 성정하고 있는 팀이기에 D조의 판도는 TES와 DRX의 순위 경쟁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PL 1번 시드인 TES(사진=톱 e스포츠 SNS 발췌).
LPL 1번 시드인 TES(사진=톱 e스포츠 SNS 발췌).
◆신구의 조화가 일품인 TES
2018년 톱스포츠 게이밍이라는 이름으로 LPL에 합류한 톱 e스포츠는 2019년 서머부터 지금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전까지 LPL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TES는 이름을 바꾼 첫 시즌인 2019년 서머에서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했고 중국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 인빅터스 게이밍에게 2대3으로 패하면서 롤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2020년 정글러로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Karsa' 헝하오슈안을 영입했고 스프링 시즌 막판에 롤드컵 우승자 출신 원거리 딜러 'JackeyLove' 유웬보가 합류한 TES는 정규 시즌에서 11승5패에 머물렀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월드 엘리트와 인빅터스 게이밍을 물리친 뒤 결승에서도 징동 게이밍과 풀 세트 접전을 치른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서머 정규 시즌이 막을 올리기 전에 열린 한국과 중국의 스프링 상위 팀들의 대결이었던 미드 시즌 컵에서 TES는 제대로 실력을 발휘했다. 풀리그 A조에 포진됐던 TES는 한국 대표 T1과 담원 게이밍을 연파했고 4강에서는 젠지 e스포츠를 3대0으로 격파했다. 결승에서는 2019년 롤드컵 우승팀인 펀플러스 피닉스를 3대1로 제압하면서 단숨에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TES는 미드 시즌 컵의 기억을 서머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에도 이어갔다. 서머 정규 시즌에서 징동 게이밍과 순위 경쟁을 펼친 TES는 13승3패로 타이를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1위를 확정지었고 서머 포스트 시즌에서도 쑤닝 게이밍을 3대0으로 제친 뒤 결승에서 징동 게이밍을 만나 3대2로 제압하고 창단 첫 LPL 우승을 차지했다.

TES의 강점은 신구의 조화와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정글러 'Karsa' 헝하오슈안은 LMS를 대표했던 팀인 플래시 울브즈 소속으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롤드컵에 출전했고 중국으로 넘어와서 활동한 2019년에도 로얄 네버 기브업 유니폼을 입고 16강에 올랐다. 올해 TES 소속으로 롤드컵에 출전하면서 헝하오슈안은 무려 6년 연속 롤드컵 본선에 나서는 베테랑이다.

원거리 딜러 'JackeyLove' 유웬보는 롤드컵에 두 번 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첫 출전한 2018년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에도 4강까지 올라가면서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경험자다.

신예라고 할 수 있는 3명의 선수들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톱 라이너 '369' 바이지아하오는 탱커보다는 공격형 챔피언을 잘 다루는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전 시즌에 잘 다루지 못했던 챔피언을 다음 시즌에 숙련도를 끌어 올리는 능력이 발군이다. 올해 스프링에서 2승5패에 머물렀던 레넥톤을 포스트 시즌에 2승1패로 끌어 올렸고 서머에서는 6승1패로 만들어내는 노력파다.

미드 라이너인 'knight' 주오딩의 실력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2년 전부터 중국을 제패할 신예 미드 라이너로 각광을 받은 주오딩은 이번 시즌 국내외 대회에서 신드라로 환상적인 플레이를 자주 선보이면서 또 다시 실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징동 게이밍과의 결승전 마지막 세트에서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신드라로 역전시키는 경기는 전율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결승전 MVP로도 선정됐다. 왼손잡이라는 점도 특이 사항이다.

LCK 2번 시드인 DRX.
LCK 2번 시드인 DRX.
◆롤드컵 한 풀이에 나선 DRX
한국 2번 시드인 DRX는 롤드컵에 대한 한을 담고 있는 구성원들이 꽤나 만다. 1년 전인 2019년 그리핀 소속으로 LCK 2번 시드로 롤드컵 출전권을 얻어냈지만 김대호 감독은 롤드컵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 스프링과 서머 결승전에서 연달아 패한 것이 배제의 이유였지만 김대호 감독이 받아들이기에는 이유답지 않았다.

당시 그리핀의 로스터에 포함되어 유럽까지 갔던 톱 라이너 '도란' 최현준 또한 롤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 세트도 소화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안고 있다. 최현준은 당시 서머 정규 시즌 19세트, 서머 결승전 4세트를 모두 소화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지만 롤드컵에서는 한 세트도 치르지 못했다.

롤드컵 8강에서 인빅터스 게이밍에게 1대3으로 패한 뒤 그리핀을 나온 김대호 감독은 DRX에 새로 자리를 잡았고 최현준과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선수들과 팀을 구성했다. 스프링과 서머에서 DRX는 정규 시즌을 상위권으로 마쳤지만 포스트 시즌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스프링에서는 담원을 꺾고 T1을 상대했지만 1대3으로 패했고 서머에서는 젠지를 3대2로 간신히 잡아냈지만 담원과의 결승전에서 0대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DRX은 챔피언십 포인트를 가장 많이 챙기면서 2번 시드로 롤드컵에 출전했다.

DRX의 선수 구성은 롤드컵 경험이 많은 선수와 올해 갓 데뷔한 신예들이 조화를 이뤄 롤드컵 진출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TES와 닮았다.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는 2014년 삼성 갤럭시 블루 소속으로 롤드컵 4강에 오른 바 있으며 2015년과 2016년에는 에드워드 게이밍의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8년 kt 롤스터 소속으로 8강까지 올랐지만 인빅터스 게이밍에게 2대3으로 패하면서 탈락한 김혁규는 2년 만에 다시 롤드컵 무대에 진출했다.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은 2019년 그리핀 소속으로 롤드컵을 풀타임 출전했고 최현준은 로스터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정글러 '표식' 홍창현과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올해가 공식 경기를 치른 첫 해인 신예다. LCK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던 신인들이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성과를 냈고 류민석은 스프링 시즌 영 플레이어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김대호 감독을 필두로 롤드컵 무대에 처음 서는 선수들이 꽤나 많은 DRX의 관건은 긴장하지 않는 유연함이다. 밴픽 과정에서 자주 보였던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라는 고정관념을 유지하기 보다는 상황과 상대에 맞게 비틀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재기 발랄함이 필요해 보인다.

플라이퀘스트(사진=플라이퀘스트 SNS 발췌).
플라이퀘스트(사진=플라이퀘스트 SNS 발췌).
◆카멜레온 같은 미드-서포터 보유한 플라이퀘스트
플라이퀘스트는 2020 시즌을 앞두고 미드 라이너와 서포터를 교체했다. 'PowerOfEvil' 트리스탄 스크라지와 '이그나' 이동근을 받아들이면서 롤드컵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스크라지와 이동근은 2017년 유럽 팀인 미스피츠 게이밍 소속으로 롤드컵에 출전, 8강까지 올라갔다. SK텔레콤 T1과의 승부에서 이동근이 블리츠 크랭크와 레오나로 파고 들고 스크라지가 오리아나로 묶었던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크라지는 2018년부터 북미에서 뛰었고 이동근은 한국과 유럽을 오갔다가 2020 시즌을 앞두고 플라이퀘스트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다.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플라이퀘스트는 10승8패로 4위에 머물렀다. 톱 라이너로 'V1per' 옴란 쇼우라를 기용했다가 후반부에 'Solo' 콜린 어니스트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패배를 당하면서 4위까지 내려 앉았다. 포스트 시즌 첫 경기였던 이블 지니어스와의 대결에서 1대3으로 패하며 패자조로 내려간 플라이퀘스트는 골든 가디언스와 솔로미드를 연파했고 패자 결승에서 다시 만난 이블 지니어스를 3대1로 제압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정규 시즌 17승1패를 기록한 클라우드 나인을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지만 플라이퀘스트는 인원 개편이 제대로 이뤄졌음을 입증했다.

서머 정규 시즌 초반 승패를 오가면서 5할 승률을 유지하던 플라이퀘스트는 7주차에서 리퀴드를 꺾으면서 피치를 올리기 시작했고 골든 가디언스, 100 씨브즈, 이블 지니어스, 카운터 로직 게이밍, 임모털스를 연파하면서 6연승을 달성, 3위로 마무리했다. 롤드컵 진출권이 달린 포스트 시즌에서 플라이퀘스트는 이블 지니언스와 클라우드 나인을 일찌감치 제치고 3위 안에 포함되면서 창단 첫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승자 결승에서 리퀴드까지 3대2로 제압하면서 두 시즌 연속 결승에 올라간 플라이퀘스트는 솔로미드에게 2대3으로 패하면서 아쉽게도 정상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플라이퀘스트는 정석을 유지하되 미드 라이너, 서포터에서 변수를 만드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서머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에서 스크라지와 이동근이 가장 많은 챔피언을 소화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원거리 딜러 'WildTurtle' 제이슨 트랜은 서머 포스트 시즌에 20 세트를 치르는 동안 4개의 챔피언을 고수했지만 이동근은 9개, 스크라지는 8개의 챔피언을 쓴 것이 그 증거다.

유니콘스 오브 러브(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유니콘스 오브 러브(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플레이-인 최고의 스타, 유니콘스 오브 러브
유니콘스 오브 러브(이하 UOL)는 올해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낳은 최고 인기 팀이다. 독립 국가 연합 지역의 리그인 LCL(리그 오브 레전드 컨티넨탈 리그)에서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합쳐 39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면서 롤드컵에 출전한 UOL은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에서 1위가 유력했으나 레인보우7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1위 결정전에서 PSG 탈론에게 패하면서 16강 직행을 잠시 미뤘다.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라간 UOL은 매드 라이온스를 꺾고 올라온 터키 대표 파파라 슈퍼매시브를 상대로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16강에 올라왔다. UOL은 이 경기에서 원거리 딜러로 트위치와 직스를 기용하고 3세트에서는 미드 라이너가 베인을 꺼내들고 맹위를 떨치는 등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독립 국가 연합 지역에서 거둔 롤드컵 최고의 성적은 2016년 알버스 녹스 루나가 거둔 8강이다. UOL이 상상을 초월하는 챔피언 기용과 메이저 지역 선수들과 견줘도 모자람이 없는 기본기를 앞세워 몇 승을 따낼지도 관심이 모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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