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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6번째 롤드컵 맞는 '쇼메이커' 허수, "후회 없이 재밌게 할 것"

디플러스 기아 '쇼메이커' 허수.
디플러스 기아 '쇼메이커' 허수.
2020년 LoL 월드 챔피언십은 LCK 입장에서 간절할 수밖에 없는 대회였다. 최강 지역의 지위를 누리던 LCK는 대한민국에서 열린 2018 대회를 시작으로 이듬해까지 롤드컵 결승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하는 암흑기를 경험했다. LCK가 겪은 이런 2년 간의 '국제전 무관' 암흑기는 2020년 롤드컵에서 끝났고, 그 주인공은 담원 게이밍(現 디플러스 기아)이었다. 그리고 '쇼메이커' 허수는 그 선봉에 서며 자신의 두 번째 월즈서 우승을 맛봤다.

월즈 속 LCK의 빛나는 순간 중 하나를 장식한 허수. 그는 자신의 6번째 월즈를 앞두고 있다. 이번 롤드컵은 허수의 첫 월즈(2019년)의 개최 지역이었던 유럽 땅에서 열린다. 이렇듯 의미 있는 대회를 위해 준비가 한창이던 시기. 허수를 디플러스 기아 사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느덧 베테랑 미드라이너가된 허수는 월드 챔피언십에 대한 기대감으로 눈빛을 반짝였다. 자신의 또 다른 롤드컵을 기다리고 있는 허수. 그의 목표는 이번에도 당연히 우승이었다.

▶이번에도 닿지 못한 LCK 우승…그럼에도 얻은 것들
선발전 승리 후 막내 '루시드' 최용혁과 포옹하는 '쇼메이커' 허수.
선발전 승리 후 막내 '루시드' 최용혁과 포옹하는 '쇼메이커' 허수.
디플러스 기아의 마지막 LCK 우승 2021년 여름이었다. 이후 3년 동안 LCK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해 디플러스 기아는 챌린저스 리그 최고의 정글러였던 '루시드' 최용혁을 콜업했고, 월즈 우승 출신 탑 '킹겐' 황성훈, 폭발적인 캐리력을 갖춘 '에이밍' 김하람을 영입하며 LCK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스프링과 서머 모두 최종 4위로 마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렇듯 LCK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허수는 얻어간 것이 많은 두 번의 시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경기를 치르며 다시금 팬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한 선수단의 경기력 역시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2024 시즌 치르면서 확실히 저희 팬들의 사랑을 많이 느끼고, 또 충분히 얻어가는 한 해였던 것 같다"고 힘줘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또, 우승하지 못했지만, 스프링 때보다 서머 때 발전한 모습 보여드렸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크게 봤을 때 저희 팀 전체가 잘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특히, '루시드' 최용혁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얻은 것 같다"는 말로 막내의 경기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실제로 '캐니언' 김건부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던 최용혁은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을 뽐내며 1군에 잘 적응했다.

최용혁에 대해 묻자, 허수는 "용혁이가 승부욕이 강하고 뭔가를 배우려는 의지도 강하다. 무엇보다도 실력 자체가 있는 친구여서 플레이할 때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며 "시즌 치르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용혁이가 아는 거나, 제가 아는 거를 공유하면서 맞춰가는 과정이 되게 재밌었다"고 돌아봤다.

▶6회 연속 나서는 롤드컵, "영광스러운 기록이죠"
[강윤식의 e런 사람] 6번째 롤드컵 맞는 '쇼메이커' 허수, "후회 없이 재밌게 할 것"
LCK를 마친 디플러스 기아는 선발전 끝에 3시드로 롤드컵에 향하게 됐다. 6회 연속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디플러스 기아와 함께 허수 역시 해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LCK서 한 팀 소속으로 6연속 월즈에 나서는 이는 허수가 유일하다. 그는 "월즈라는 무대가 정말 가기 힘든 곳이고 모든 프로게이머의 꿈인 무대인데, 그런 곳을 데뷔하고 매년 갔다는 게 영광스럽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19년에 처음 월즈에 나섰던 허수. 당시 그들은 첫 출전팀의 패기를 보이며 8강에 올랐고, 이듬해 우승하며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준우승, 8강, 스위스 스테이지 탈락 등으로 성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허수는 점점 낮아지는 성적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많은 자책도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팀이 지면 팀 모두가 못해서 진 거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성격상 그런 부분에서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원래는 자책하는 게 더 심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서로 남 탓도 많이 한다"고 웃었다. 이어서 "이번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에 안 좋은 상황이 닥치면 그것 대로 성숙하게 임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우하향을 그리는 월즈 성적표에 대해서도 "결국 극복해야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라며 "기회가 또 주어졌으니,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임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전 T1전 승리는 의미가 컸다고 한다. 디플러스 기아가 '페이커' 이상혁이 출전한 T1을 꺾은 건 2021년 월즈 4강 이후 3년 만의 일이었다. 허수는 "굉장히 의미가 큰 승리였다. 저희 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랫동안 못 이겼던 팀을 이긴 거니까 어느 팀도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무의식 속에 새겨진 것 같다"는 말로 월즈를 앞둔 시점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쇼메이커'가 바라보는 2024 월즈
[강윤식의 e런 사람] 6번째 롤드컵 맞는 '쇼메이커' 허수, "후회 없이 재밌게 할 것"
허수는 '킹겐' 황성훈과 함께 팀 내에서 월즈 우승을 경험해 본 선수다. '유관' 경험을 팀원들에게 실어주는 게 중요한 상황. 허수는 "제가 아는 선에서 월즈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해 줄 생각이다. 자기 플레이 못 하는 친구가 있으면 풀어주려고 할 것 같다"면서도 "일단은 제 경기력부터 먼저 신경 쓸 예정이다. 제게 여유가 생기는 대로 팀원들 최대한 케어하면서 장난도 많이 치고 평소처럼 재밌게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허수는 '에이밍' 김하람과 함께 지난해 국내대회에선 경험할 수 없는 스위스 스테이지를 치러보기도 했다. 허수는 "경기 진행도 빠르고 재밌으며 경기 종료 후 그날 밤에 바로 대진 추첨하는 것도 재밌었다"고 작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스위스 스테이지는 승패가 같은 팀끼리 붙어서 우리가 강하면 상대도 강하고 우리가 약하면 상대도 약하다. 그래서 보는 재미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허수는 "스위스 스테이지는 여러 팀을 만나게 되는데, 각자 팀만의 밴픽 티어를 잘 정하고 대회를 잘 보면서 융통성 있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 상황에 맞춰서 너무 우리만 맞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물론 그게 맞을 수도 있지만, (생각을) 조금 열어두면서 여러 가지 챔피언이나 플레이를 받아들이면서 하는 게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유리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허수는 이번 월즈 메타에 대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회를 해봐야 알겠지만, AP 챔피언이 전보다는 자주 나올 것 같다. AD 챔피언의 경우 여러 측면에서 하향됐지만, 쓰는 팀도 나올 거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팀마다 색깔이 많이 갈릴 것 같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는 밴픽 역시 다양할 것 같다. 국제대회는 여러 지역의 팀이 모이는 거다 보니까 다양한 밴픽을 보는 맛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후회 없이 재밌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강윤식의 e런 사람] 6번째 롤드컵 맞는 '쇼메이커' 허수, "후회 없이 재밌게 할 것"
6년 연속 롤드컵에 출전하는 허수. 데뷔 후 매년 나서는 롤드컵이지만, 허수는 매번 재밌다고 한다. 그러면서 "월즈 하는 동안 설렘도 많고, 기대도 많고, 재미도 많이 느끼는데, 그러다 보니 탈락하면 더 힘들고, 더 무기력해지더라"며 "그래도 데뷔 후 이렇게 매년 운 좋게 참가하게 됐는데,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니까 후회 없이 재밌게 잘하는 게 목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부터 스위스 스테이지 탈락까지. 월즈에서의 다양한 순간을 경험했던 허수. 그런 그가 그리는 이번 2024 월즈 속 자신의, 그리고 팀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까. 허수는 "뭔가 후련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우승해서 엄청 행복한 기분까지 같이 느낄 수 있는 저를 상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월즈의 슬로건은 'Make them believe'다. 팬들에게 믿음을 줘야 하는 상황. 허수는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저희 팀 팬들은 저희가 어느 정도까지 가는지, 어느 경기력 보여주는지 정말 궁금해할 것 같다. 저희를 응원하는 만큼 절대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응원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 저는 유럽에서 대회 건강하게 후회 없이 잘 치르고 돌아오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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