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에서 열린 '브롤스타즈 성북 파이널' 참가 선수 및 관계자 단체 사진(사진 제공=월곡청소년센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e스포츠 대회는 여러 종목에서 활발하게 열리고 있지만 청소년이 진행에 참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학생이 먼저 제안하고 기획 및 진행에 다수의 청소년이 참여한 e스포츠 대회가 성황리에 진행돼 게임을 통한 여가선용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청소년이 제안하고 모두가 함께 즐긴 지역 게임 축제 '브롤스타즈 성북파이널'
성북구가 주최하고 월곡청소년센터 주관한 '브롤스타즈 성북 파이널'이 12일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성북아트홀에서 열렸다. 서울특별시e스포츠협회와 슈퍼셀이 후원한 이번 대회는 지역 청소년이 먼저 제안하고 대회 기획 및 진행 과정에도 여러 학생들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브롤스타즈 성북파이널' 대회장 전경. 가족 단위 관객이 대거 현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 속에서 대회가 치러졌다(사진 제공=월곡청소년센터).
이번 대회는 '브롤스타즈' 종목으로 치러졌으며, 3인 1팀의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오전에 32강 예선전이 진행됐으며 16강전부터 무대 경기로 진행됐다.
청소년 대상 e스포츠 대회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대거 자리해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매 경기가 진행됐다. 매경기 명승부가 이어지며 프로 대회 못지 않은 볼거리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했다.
◆친남매 팀, 초등학생 팀 돌풍 이어지며 '눈길'
친 남매가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끈 '우당탕탕 3남매' 팀은 3위에 입상하며 출중한 실력을 과시했다.
이날 대회에서 친남매로 구성된 팀이 좋은 활약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우당탕탕 3남매'는 16강전에서 '월곡불사조'를 꺾고 8강에 오른 뒤 8강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젬 그랩으로 진행된 8강전 3세트서 먼저 상대에게 10젬을 내주고 카운트 다운에 돌입한 상황에서 역으로 10점에 도달하고 역카운트다운을 잘 지켜낸 끝에 승리한 것. '우당탕탕 3남매'는 4강전에서 아쉽게 패했으나, 3,4위전서 승리를 거두고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동신초등학교' 팀의 돌풍도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이번 대회는 초등학생, 중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까지 함께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동신초등학교' 팀은 머리 하나 이상 키 차이가 나는 '세얼간이' 팀과의 16강전에서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세리머니까지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동신초등학교'는 8강에서 'NGT'에게 패해 이번 대회 여정을 마쳤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좋은 활약을 펼쳐 내년을 더 기대하게 했다.
◆디펜딩 챔피언 8강서 탈락…우승은 고등학생 형님들이
지난해 '브롤스타즈 성북 파이널'의 전신인 '브롤스타즈 월곡 파이널'에서 우승한 '박찬영' 팀도 이번 대회 16강전서 명승부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박찬영' 팀은 브롤 볼 룰로 진행된 8강전 2세트서 팽팽한 접전 끝에 연장전까지 치르고도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박찬영' 팀은 무승부에 이은 재경기로 치러진 2세트서 골든 골을 넣은 뒤 3세트마저 가져가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찬영' 팀은 아쉽게 8강전서 패하며 대회 2연패의 꿈을 접어야 했다.
'브롤스타즈 성북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한국페니화이팅' 팀 선수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사진 제공=월곡청소년센터).
이번 대회 우승은 '한국페니화이팅'이 차지했다.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한국페니화이팅'은 'NGT'와의 결승전에서 젬을 많이 획득한 상대 브롤러를 제압하고 젬을 빼앗는 전략으로 1세트를 가져간 뒤, 브롤 볼로 치러진 2세트와 바운티 룰의 3세트까지 가져가며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가 즐긴 e스포츠 축제, 내년에 더 크게 돌아온다
이번 대회 입상 팀에게는 서울특별시e스포츠협회장상과 함께 문화상품권이 지급됐다. 이번 대회 MVP로 뽑힌 '우당탕탕 3남매' 팀의 팀장에게는 월곡청소년센터장상과 함께 '브롤스타즈' 굿즈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진 '브롤스타즈 성북파이널' 관계자들은 내년에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이번 대회에는 가족 단위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의 이벤트 참여 장면을 촬영 중인 가족들의 모습(사진 제공=월곡청소년센터).
서울특별시e스포츠협회 이개성 협회장은 "작년에 소규모로 시작한 작은 대회가 이렇게 큰 대회가 돼 많은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게 돼 좋다. 앞으로도 이런 e스포츠 행사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진희 월곡청소년센터 관장은 "센터에서 작년에 아이들에게 아지트에서 뭘 하면 좋을까 의견을 물었더니 ''브롤스타즈'가 재미있다,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작년에 작게 해봤는데 학생들이 크게 해보고 싶다고 해 제안했는데 통과가 됐다"며 "직원들이 너무 열심히 했고 멋진 사회자 덕분에 행사 잘 진행했다. 내년에는 준비 더 잘해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대회 진행에 직접 참여한 학생의 소감은?
이번 대회 진행에 참여한 정준호 군(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이 함께 참여한 학생, 대회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은 월곡청소년센터 정진희 관장(사진 제공=월곡청소년센터).
이번 대회는 청소년이 직접 대회 기획과 진행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장위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준호 군은 성북구 아동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이번 대회 진행에 참여했다. 정준호 군은 대회가 열린 12일 현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대회 진행을 도왔다.
정준호 군은 "아동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 지역 청소년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브롤스타즈 성북파이널'은 청소년이 제안해 통과된 사업으로 20명 정도의 중고생이 대회 진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대회는 위원회 정책 사업 중에서 가장 청소년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준호 군은 이어 "게임을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지만 게임은 학업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브롤스타즈' 대회는 3인 1팀으로 하기에 친구들끼리 더 단합할 수 있게 해준다"며 게임의 순기능을 강조한 뒤 "대회 기획과 진행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도와주시는 어른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밝혔다.
정준호 군은 마지막으로 "대회장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인원이 참석해서 좋았다. 참가신청을 하고도 참여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은데 내년에는 더 크게 대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