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 "28살인 '페이커'는 완벽한 플레이로 '강이 끝나는 곳은 하늘이 되고 산 정상에 이르면 산봉우리가 된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줬다. 그는 끝이 없다"라며 "'페이커'는 부상을 당한 적도 있고 아픔을 느낀 적도 있었다. 연습실을 둘러보며 혼자서 기쁨과 외로움의 희비가 엇갈리는 경험을 한 적도 있을 거다. 하지만 저는 이게 '페이커'라고 생각한다. 이름만 '페이커'일뿐 11년 동안 한결같은 혼신을 통해 자신이 가장 진정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 왔다"고 평가했다.
왕더더는 중국 최고의 대학이라고 평가받는 런민대학(人民大学) 독일어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선전 평안은행(平安银行) 인사과에서 근무하다가 LPL 캐스터가 된 특이한 케이스다.
왕더더는 현재 중국 베이징서 진행 중인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현장서 만난 자리서 "이 쪽에서 일한지 딱 8년이 조금 넘는 시점이다. 8년 동안 저도 리그 오브 레전드, 팬 여러분과 함께 성장했다. LoL이 베이징에서 많은 관중의 지지를 받는 걸 보면서 매우 기뻤다"라며 "중국에는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远方来不亦乐乎, 공자 학이편)'라는 옛말이 있다.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온 팀과 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매우 좋은 문화 교류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리멤버' 왕찌어더(王继德)와 함께 현재 롤드컵 중국 방송 캐스터로 활동 중인 그는 "매우 기쁘다. 집 앞에서 하는 일이지만 해설할 때 중국과 베이징의 문화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아시안게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한 경기에서 승패가 좌우되지만 더 중요한 건 각 지역 및 국가 간의 문화교류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대학을 나온 왕더더는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LPL 캐스터 공고를 봤고 지원해서 합격했다. 그는 "실제로 e스포츠 분야에서 일하게 된 건 '음착양차(阴差阳错, 한 일로 인해 일이 차질이 생기다)였다. 어쩌면 무심결에 '우심삽류(无心插柳,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뜻의 중국 속담이며 명나라 시기 '증광현문' 내용)였다"라며 "그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은행서 일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다년간 게임을 했기에 이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그렇지만 연예인 같은 '무대 앞'에서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캐스터를 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지원했던 것도 대부분 게임기획 등 '무대 뒤' 직업이었다. LoL과 연을 맺은 건 2016년 게임을 하다가 우연히 클라이언트에 캐스터 모집 공고가 떴을 때였다"라며 "그때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운 좋게 3차 면접을 통과해 캐스터가 됐다. 중국 속담으로 보면 저의 경우는 '반로출가(半路出家, 본래 직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택한다는 표현)였다. 방송 쪽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게임을 즐겨 했다. 캐스터에 대한 나름의 이해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왕더더의 지난해 롤드컵 '페이커'에 관한 클로징 멘트에 관해선 "'페이커' 선수에 대한 칭찬은 오랫동안 '페이커' 선수가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고, 인생의 부침을 겪는 모습을 지켜본 저의 진심 어린 반응과 감회다"라며 '페이커' 선수는 전 세계 e스포츠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과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의 모범이기 때문이다. '페이커' 선수에게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에, 이 분야에 일 하는 한 사람으로서도 감회가 깊었다"고 했다.

중국의 예전 표현을 자주 사용하지만 그는 독일어를 공부했다. 방송 때 멘트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묻자 "언어 관련을 전공한 것도 있지만 저는 언어와 역사를 매우 좋아한다. 중국 팬들도 미리 외운 건 가라는 이야기도 많다"라며 "사전 준비는 당연히 있지만 다 외울 수는 없다. 당시 상황, 예를 들어 승패, 완승이었나, 석패였나 등 관중들의 감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캐스터는 관중의 목소리로서 마음속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존재다. 캐스터는 실제로 관중의 생각을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말하고 싶거나 느끼지만 때로는 표현하지 못한 걸 대신해 줘야 한다. '페이커' 선수는 2년 동안 서로 다른 상황서 롤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2023년에는 압도적인 상황서 3대0으로 승리했다. 그건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식의 다시 일어선 용사의 기분이었다. 2024년에는 BO5에서 절벽 끝에 내몰린 상황서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겪었다. 그 기분은 다를 것"이라고 했다.
◆ 베이징 온 걸 환영합니다
그보다 8년 만에 정상적으로 중국서 열리는 롤드컵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왕더더는 오랜만에 정상적으로 열리는 롤드컵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두 문장으로 하겠다"라며 "공자님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学而时习之,不亦说乎).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远方来,不亦乐乎)’다. 사실 롤드컵에서 팀들에게는 패치 버전을 복습하고 이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게 한다. 즉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学而时习之)', '옛날 배웠던 것을 잊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温故而知新,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걸 연다, 논어 위정편)의 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그는 "한자리에 모인 여러 지역의 선수들에게는 중국인으로서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논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 베이징에 온 걸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왕더더는 앞으로 어떤 캐스터가 되고 싶은지 질문에는 "제가 일에 대한 이해는 어떤 일이든 '커리어'일 뿐"이다라며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진짜 목표는 '커리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마치 한 작가가 소설을 쓰는 것이 소설 속에서 단순히 일어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그 소설을 통해 자기 생각과 세계관을 전달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캐스터도 마찬가지다. 비록 우리가 게임을 해석하고 게임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도 '캐리어(매개체를 옮긴다는 의미)'지만 게임을 통해 여러분께 축소된 삻의 틀을 설명하고 싶다. 이 삶에서 혹은 평범하거나 밋밋한 삶에서 약간의 열정과 즐거움을 얻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징(중국)=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통역 지원=PentaQ刺猬原创 FANGZIQIAO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