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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럭의 롤드컵 돋보기] T1은 왜 유미를 풀어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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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라이엇게임즈.
안녕하세요 조이럭입니다. 오늘은 그룹 스테이지 B조 경기가 종료됐습니다. 데토네이션 포커스미(FM)는 좋은 경기를, 100씨브즈는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북미 1번 시드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A조에 이어 오늘도 북미팀의 경기를 상당히 즐겁게 시청했는데요. 오늘은 조 1위를 달성한 T1의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T1의 룰루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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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가 더 좋은 T1의 조합(이미지 캡처=롤드컵 방송)
T1이 밴픽에서 유미를 풀어준 것이 일단 눈에 들어왔는데요. 경기 후 '칸나' 김창동은 인터뷰에서 “각자 생각하는 고티어 챔프를 나눠 가진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룰루가 유미 상대로 초반 주도권을 가지고 충분히 대응된다는 거죠. T1 외에도 실제 여러 팀이 유미나 나미를 상대로 아펠리오스+룰루 조합을 채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1레벨 부쉬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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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쉬를 먼저 장악한 '케리아'의 개인화면(출처:프로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1레벨 주도권입니다. 따라서 '케리아' 류민석은 물약 사용 시 즉시 회복 기능이 있는 ‘시간 왜곡 물약’ 룬을 들고 부쉬를 장악했습니다. 아울러 중반부에 첫 완성 아이템으로 '슈렐리아의 군가'와 같은 신화 아이템이 아닌 ‘화학공학 부패기’를 먼저 갖추는 모습도 보여줬는데요. 이는 다른 라이너가 가지는 치유 감소 아이템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가져옵니다.

△ 8분 전령 타임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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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로밍을 예상못한 '플랑드레'의 개인화면(출처:프로뷰)
T1이 룰루를 1티어로 두고 유미를 풀어준 이유를 전령이 나온 시점에 선보입니다. T1은 전령이 등장하기 2분 전인 6분대부터 미드-바텀 사이에 제어 와드 3개를 투자해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이후 시야 장악을 기반으로 전령이 나올 타이밍에 맞춰 바텀 라인을 안정적으로 밀어 넣은 직후 바텀 듀오 모두 전령 쪽으로 달려 합류합니다. 이다음 결정적 장면이 나오는데요.

T1이 전령을 획득하자마자 케리아의 룰루가 렌즈를 사용해 시야를 가립니다. 이 액션만으로도 상대적으로 시야가 없는 '플랑드레'는 놀라서 점멸을 사용하게 됐죠. 여기서 빠진 점멸의 쿨타임이 이후 '페이커'의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제이스를 집중공략 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됐습니다.

▶ 레드 5픽 케넨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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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김창동(사진출처=라이엇게임즈)
EDG의 조합이 공격력은 좋지만, CC기가 부족하고 체력이 낮은 챔프들로만 구성된 모습인데요. T1은 이 약점을 뚫기 위해 마지막 픽으로 광역 이니시가 가능한 오공과 케넨을 두고 고민을 했습니다. 최근 메타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CC기를 보조해 주는 ‘만년 서리’와 충전 시 평타 사거리를 증가시키는 ‘고속 연사포’를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만약 오공을 선택하여 1AP 조합이 되면 AP 데미지가 부족하게 되죠. 그래서 밸런스를 위해 케넨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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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사진출처=라이엇게임즈)
▶ 상대 머리 위에서 노는 '페이커'
'케리아'의 룰루가 스노우볼의 시작이었다면 오늘 '페이커'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상대 머리 위에서 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시야의 사각지대를 활용하는 모습은 많은 유저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 시야의 사각지대 속공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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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복 위치를 잘못 예상하여 TAB버튼을 누른 '지에지에'의 개인화면
첫 번째 장면은 미드 강가 부쉬에서 나왔는데요. '지에지에'는 'T1이 일자부쉬부터 매복하겠지'란 생각에 잠시 TAB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치명적 실책이 되었습니다. ‘고속 연사포’와 ‘만년 서리’를 보유한 '페이커'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지에지에'의 생각보다 더 빠르고 더 긴 사거리로 멀리에서 CC를 걸 수 있었거든요.

△ 더 넓은 사각지대로 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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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 선수들의 핑과 화면은 모두 바론 둥지와 그 언덕 위만 바라봄
T1은 탈론을 자르기 전에 이미 상대 블루 정글 시야를 장악했는데요. 바론을 치는 T1을 추격하는 EDG 선수들의 핑과 화면은 모두 바론 둥지 그리고 바론 위 언덕으로만 향해 있었죠. 보통 하드 이니시에이팅 챔피언이 저런 플레이를 하다 보니 '페이커'가 정글을 크게 돌아서 뒤로 기습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나머지 T1 선수들의 호응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 T1이 그룹스테이지를 통해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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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의 리그 챔피언 사용 목록
대회 기록상 여러 팀이 유미를 가장 높은 티어로 두고 있었죠. T1은 무려 EDG를 상대로 유미를 풀고 공략법을 보여줬는데요. T1을 상대할 팀으로서는 미드 밴+유미 밴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상대 팀 입장에서 유미를 풀자니 잘할 것만 같고, 밴 하자니 미드 3대장 픽(트위스티드 페이트, 라이즈, 르블랑)에 대한 밴 카드가 모자라기 때문이죠. 게다가 100T가 EDG를 잡아내면서 T1은 1경기를 덜 할 수 있었습니다. 8강 토너먼트 전에 카드 하나를 아낀 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가장 중요했던 EDG 전에 집중하여 중요한 장면을 뽑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2021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 '조이럭' 윤덕진 e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게임아이(GameEye)’ 대표가 참여한 기획 기사를 제공합니다.

윤덕진 대표는 리그 해설, 분석가, 코치, 에버8 위너스 대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부트캠프, 선수이적,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활동 중입니다. 현재 AI 석박사 연구진과 함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롤 전적검색 서비스 '딥롤 (deeplol.gg)'을 베타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으며, e스포츠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딥롤프로(pro.deeplol.gg)'를 통해 국내외 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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