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온라인 e스포츠의 최고 리그인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의 16강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리그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주에 걸쳐 진행됐던 16강전 8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스프링 시즌 상위권을 차지했던 주자들이 잇달아 탈락하고, 새로운 이름들이 8강에 오르면서 세대교체 가능성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16강전은 그 어느 때보다 ‘이변’이 잦았다. 스프링 시즌 4강 진출자 중 절반 이상이 조기 탈락했고, 신예 선수들이 강호를 꺾는 장면이 이어졌다. 특히 디플러스 기아의 ‘엑시토’ 윤형석은 스프링 시즌 챔피언인 젠시티의 '원더08' 고원재를 2대 0으로 완파하며 주목을 받았다. 윤형석은 경기 후 “아무도 이긴다고 말을 안 해줘서 속으로 많이 이를 갈고 준비했는데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으며, “고원재 선수가 잘하는 걸 못 하게 하자는 전략으로 수비적인 부분에 집중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당시 전략을 덧붙였다.
이어 진행됐던 8번째 경기에서도 kt 롤스터의 ‘류크’ 윤창근이 T1의 ‘호석’ 최호석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 0 완승을 거두며 8강 무대에 합류했다. "최호석 선수가 당연히 이길 거라 생각하는 분위기다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본 윤창근은 "코치님의 조언을 따르면서도 '과연 통할까?'라는 의문이 있었으나, 1세트 승리 후 최호석 선수가 힘들어하는 느낌을 받고 확신을 가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신흥 강자들의 약진은 단순한 ‘돌풍’이 아니라, 리그 스타일 자체의 변화로 읽힌다. 공격 전개 속도와 세트피스 완성도에서 이전보다 과감한 시도가 늘었고, 단단한 수비보다는 ‘공격 주도권’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시즌 내내 경기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전략적 다양성이 확대된 것도 한몫했다. 그 결과 기존의 강점이었던 안정적 운영이 오히려 새로운 전술 앞에서 흔들리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그러나 여전히 건재한 상위 랭커들도 있다. 스프링 시즌 준우승자인 T1의 ‘오펠’ 강준호는 디플러스 기아 '클러치' 박지민을 완파하며 16강을 무난히 통과해 노련함을 보여줬다.
강준호는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2등에 만족하지 않는다. 기회가 쉽게 오진 않겠지만 다가오는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이번 시즌은 크로스보다 메이킹의 중요성이 커질 것 같다. 최대한 상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선수들을 진입시켜 플레이를 골로 연결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DRX의 '찬' 박찬화 역시 스프링 시즌 8강전에서 자신을 탈락시킨 DN 프릭스의 '샤이프' 김승환에 풀 세트 접전 끝 승리하며 여전히 토너먼트에서 '믿을맨'으로 자리잡았다. 박찬화는 "그 동안 우승이 전부 시즌2에 차지했는데 서머 시즌도 어찌 보면 2번째 시즌이라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 대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결국 이번 16강전은 단순한 승패의 결과를 넘어, FSL의 권력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스프링 시즌까지 굳건했던 ‘상위권 고정 라인’이 흔들리며 새로운 경쟁 축이 등장했고, 리그는 점차 세대가 맞물려 싸우는 구도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 남은 8강과 4강은 그 흐름이 일시적인 반등으로 그칠지, 아니면 완전한 세대교체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