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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위저드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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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나르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사람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 손짓에 따라 사냥꾼들이 뒤로 물러나고 용병들이 앞으로 나섰다.

라크는 슈트 사제와 함께 그 사이에 섰다. 오면서 상의를 한 결과 라크가 슈트 사제의 보호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슈트 사제 자신도 강하기는 하지만, 일단 전투가 벌어지면 여러 가지 신성마법을 사용하여 동료들을 돕는 것이 더욱 좋다.

의외로 슈트 사제의 신성력은 상당히 뛰어난 것이어서, 이대로라면 산적들이 불쌍할 정도였다.

“그럼 내려갑시다.”

나르타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스스로 앞장서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상당히 용감한 행동이었다.

길버트와 그의 동료들은 나르타 일행의 뒤를 따라 갔다. 산적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은밀하게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언제라도 싸울 수 있도록 전투진형을 유지했다.

뒤따라가는 사냥꾼들은 그 모습을 보고 역시 용병들이라고 속으로 감탄했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드디어 그들은 산채 방벽의 건너편에 도착했다.

전망대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산적들의 감시망에는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길버트의 말대로 아직은 대낮이기 때문에 저들도 거의 방비를 안 하는 것 같았다. 특히 방벽이 완성된 곳은 일부러 보초를 서지 않으면 밖이 보이지 않는다.

나르타는 정확하게 방벽의 사각을 찔러 접근했다.

“준비됐소?”

나르타는 뒤를 돌아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길버트 일행과 파라나, 그리고 라크와 슈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나르타는 다시 앞을 보며 손을 들어올렸다. 이제 그 손이 내려지면 일행은 일제히 돌격을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한 조용히 보초를 죽이고 다른 산적들이 미처 대응을 하기 전에 방벽으로 올라가 화살을 쏘면서 싸우면 된다.

사냥꾼들은 긴장을 한 채 자신들의 무기인 사냥용 활을 든 손에 힘을 주었다. 언제라도 겨냥해서 쏠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런데 그때, 라크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숲 옆쪽을 보았다. 그리고는 크게 외쳤다.

“매복이다!”

“뭐라고?”

길버트가 놀라 라크를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라크가 보고 있는 곳에서 수십 발의 화살이 날아왔다.

-슈슈슈슉

“엎드려요!”

-휘익, 턱

라크는 급히 몸을 날려 슈트 사제를 밀어 넘어뜨렸다. 다행히도 화살보다 이쪽이 조금 빨랐다. 머리위로 바람 가르는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화살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라크가 미리 소리를 질러 알렸기 때문에 용병들도 모두 화살을 피할 수 있었다.

“앗! 산적들이!”

뒤쪽에 있던 사냥꾼들은 놀라서 급히 자세를 낮추며 숲 쪽으로 화살을 겨누었다.

아무래도 기습은 실패를 한 것 같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적은 그들이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적의 매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갑자기 방벽 위에서 네 명의 산적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앞쪽으로 창을 던졌다. 그 창에는 커다란 그물이 매달려 있어 순식간에 땅에 엎드린 용병들을 모두 덮었다.

방벽 안쪽에서 이쪽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이쪽도 방벽 안을 볼 수 없다. 기습을 미리 알고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데야 꼼작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이익! 이놈들이 철저하게 준비를 했군.”

길버트는 기가 막힌 듯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폼 속에서 두 개의 날 달린 갈고리를 꺼내 그물의 밧줄에 걸고 당겼다.

-툭

소의 힘줄이 섞인 줄이 갈고리의 날 사이에 끼어 끊어졌다. 보통 칼로는 자르기 어려워도 이런 특수한 장비로는 금속밧줄도 자를 수 있다.

라크의 밑에 깔린 슈트 사제도 얼른 자세를 잡고 신성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힘을 강화하여 조금이라도 빨리 그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움을 주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그때, 라크가 급히 슈트 사제의 몸을 밀어 다시 넘어뜨렸다.

방벽위에서 그물을 던진 산적이 뛰어내려 그들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하나는 단검을 던지려 하고 있었다.

라크는 팔목에 감고 있는 채찍으로 다가오는 자를 때렸다.

-짝

“커헉!”

다가온 산적들 중 하나가 무릎에 채찍을 맞고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다리가 정상적으로는 꺾일 수 없는 곳으로 꺾여 있었다.

다른 산적이 기겁해서 달려오던 것을 멈추고 단검을 뽑아 들었다. 그런데 길버트의 동료 중 하나가 먼저 지니고 있던 단검을 던졌다.

-슈육, 퍽

“아악!”

산적의 어깨에서 피가 튀었다. 빠르고 정확한 솜씨였다. 만약 상대가 가죽갑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면 가슴 한복판에 꽂혔을 것이다.

그 틈에 라크는 그물을 두 손으로 잡고 양쪽으로 당겼다.

-투투툭

“아니? 그걸 손으로?”

옆에서 파라나가 놀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도 방금 전 라크가 한 것처럼 시도를 했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빨리 벗어나야 해요.”

바바리안 아가씨가 놀라든 말든 라크가 신경 쓸 겨를은 없다. 라크는 얼른 그물에서 벗어나며 다른 사람이 있는 쪽으로 가서 다시 그물을 찢었다.

-투투툭

역시 이번에도 그물은 맥없이 끊어졌다. 정말로 오우거가 잡아 뜯어도 이렇게 쉽게 뜯어질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나르타 씨 어서 나오십시오.”

라크는 손을 내밀어 나르타를 그물 속에서 빼 내었다. 나르타는 상당히 당황했었던 지 라크의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그물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아직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 숲 쪽의 매복병들의 화살을 피해 몸을 낮추고는 라크에게 말했다.

“고맙네.”

동시에 나르타는 손에 들고 있던 단검으로 라크의 배를 찔렀다.

-푹

“크윽!”

한 손을 잡고 있는 상태였기에 미처 피할 수 없었다.

라크는 입에서 울컥하고 피를 토했다. 그리고는 힘없이 앞으로 쓰러졌다.

“나르타! 네놈이!”

길버트가 그것을 보고 비장한 어조로 외쳤다. 지금 나르타의 동작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그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배신! 아니 간세! 나르타는 산적의 편이었던 것이다.

“시끄럽다.”

-캉

나르타는 신경질적으로 검을 휘둘러 길버트를 찔렀다. 아직 그물을 벗어나지 못한 길버트는 급한 대로 갈고리로 그것을 막았지만 자세가 어정쩡했기에 나르타의 검에 실린 힘을 모두 흘려내지 못했다.

갈고리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 버렸다. 그리고 다시 나르타가 검을 찌르자 결국 피하지 못하고 다리에 찔리고 말았다.

“아악!”

“흐흐흐, 네놈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쉬고 가자고 그랬지? 말을 안 듣고 아는 채 하는 놈은 오래 못사는 법이지.”

그러면서 나르타는 그물의 앞쪽을 들어올렸다. 그의 부하들은 가장 앞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그물을 들어 올리자 쉽게 벗어날 수가 있었다.

“어,어떻게 된 거지?”

사냥꾼들이 놀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나르타가 웃으며 말했다.

“멍청한 놈들 아직 모르겠냐? 내가 바로 샬칸이다! 네놈들은 모두 여기서 죽는 거다. 크하하하하.”

샬칸은 크게 웃으며 슈트 사제를 발로 찼다. 그 사이 슈트 사제가 정신을 차리고 신성주문을 외우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물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아직은 실전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대응이 늦었다.

“모두들 죽고 싶으면 움직이지 마라. 하하하하.”

샬칸은 다시 한 번 허공에 검을 크게 휘두르며 웃었다. 그물 속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공격 범위 안에 있었다.

파라나의 경우 자신의 등에 메고 있던 전투도끼를 꺼내 들고 있었지만 그물 속에서는 그 큰 무기가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사냥꾼들 중 몇 명이 분노에 차서 샬칸 쪽으로 화살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샬칸은 충분히 몸을 낮추고 있었다. 그물 속에 갇힌 사람들이 맞을 가능성이 너무 컸다.

오히려 샬칸이 옆쪽에 매복한 자들에게 외쳤다.

“뭣들 하냐? 어서 저놈들을 잡아라.”

그러자 숲에서 날아오는 화살의 수가 더욱 많아졌다. 동시에 방벽 쪽으로도 산적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화살을 쏘았다.

지형적으로 사냥꾼들이 있는 곳은 은신을 하기에는 불리한 곳이었다. 그러나 사냥꾼들은 그런 환경에서도 용케 몸을 숨기고 화살로부터 스스로를 지켰다.

하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몸을 움직이려면 지금 있는 장소를 벗어나야 하는데, 그럴 경우 화살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

그들은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어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샬칸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빨리 끝내고 쉬자니까 뭘 하고 있는 거냐?”

그는 그 말을 하면서 길버트와 파라나를 공격했다. 애초에 이들을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모두 죽일 계획이었다.

“제가 하지요.”

방벽 위에서 누군가가 일어나며 말했다. 녹색의 로브를 머리 위까지 뒤집어 쓴 남자였다.

샬칸은 크게 기쁜 표정을 지었다.

“선생께서 해 주시겠다면 부하들이 편해지겠지요. 부탁하오.”

“그럼.”

-우우웅

방벽위에 버티고 서서 기묘한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바람도 그다지 세차게 불지 않는데 그의 로브가 펄럭였다.

길버트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사냥꾼들에게 외쳤다.

“마법사다! 어서 저놈부터 죽여!”

“흥, 늦었다.”

마법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리고는 완성된 주문을 사냥꾼들에게 사용했다.

“벌레 소환.”

-위이이이잉

마나가 주변의 대기를 울리며 사방의 날벌레들을 모았다. 벌레들은 마치 검은 구름처럼 무리를 이루며 사냥꾼들을 향해 날아가 그들을 덮쳤다.

“아악!”

전신을 벌레에게 쏘이자 도저히 몸을 웅크리고 참을 수가 없었다. 사냥꾼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활도 화살도 모두 바닥에 팽개친 상태였다.

“잡아라! 항복하지 않는 놈들은 모두 죽여 버려!”

샬칸은 잔인하게 외쳤다. 원래는 항복을 하려는 자들도 죽이라는 말이 뒤에 따라붙는데 지금은 생략을 했다. 그래야 적이 반항을 포기하고 항복을 하기 때문이다.

과연 사냥꾼들은 저항을 포기하고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용병들이 모두 당하고 마법사마저 나온 것이 그들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았다.

길버트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도망가시오! 한사람이라도 살아서 마을에 알려야 하오.”

그는 이미 샬칸이 사냥꾼들을 살려둘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달려 나가는 산적들의 몸에서 살기가 풀풀 풍기는 것이 모두 살육에 중독된 자들 같았다.

이곳에서 젊은 남자들이 모두 죽으면 그 다음 차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사냥꾼 마을은 약탈을 당할 것이다.

용병으로서의 경험이 풍부한 그는 샬칸이 노린 것이 무엇인지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용병 11명과 사냥꾼 25명이 기습을 했다고 전멸을 당했다고 하면 일대에 명성이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아무도 쉽게 이들을 건드리려 하지 못한다.

그 사이 부하들을 모으고 자리를 잡을 속셈일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들은 새로운 산채의 개막식 제물로 선택된 셈이다.

그리고 그 제물에는 사냥꾼 마을도 포함되어 있음이 틀림없다. 방벽으로 보호된 사냥꾼 마을이지만 젊은 사냥꾼들이 모두 죽으면 이들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 변변한 저항도 못하고 철저하게 짖밟힐 것이다.

“마을로 가서 모두 도망가라고 하시오! 약탈을 당하기 전에!”

길버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외쳤다. 이미 그 자신이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렸다. 하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다. 그 사이 마을 사람들이 무사히 도망갈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샬칸은 그런 길버트를 비웃듯이 말했다.

“웃기지 마라. 마법사도 있는데 한 놈이라도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으으으, 저주받을 놈!”

“나를 저주하는 자는 많다. 하지만 난 이 험난한 세상을 머리 하나 믿고 헤쳐 나왔지. 내 영민한 머리 앞에서는 어떤 저주도 소용없다. 푸하하하하하.”

샬칸은 크게 웃었다.

비록 농담이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의 머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였다.

보라! 괜히 잘난 척 한 길버트같은 놈도 꼼짝없이 당하지 않았던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길버트를 경멸의 눈으로 보았다.

그러는 동안 산적들은 벌레들에게 휩싸인 사냥꾼들에게 거의 다가갔다. 그러나 산적들은 벌레들이 무서운지 쉽게 달려들지 못했다.

김운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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