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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웅-정윤성 "우리 화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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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판에는 대표적인 악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링' 정윤성과 '웅' 장건웅이죠. 이들은 지난 2011년 같은 팀에서 WCG 한국 대표 선발전에 출전했지만 사소한 오해가 발단이 돼 팀장이었던 장건웅이 정윤성을 방출하고 말았는데요.

그 뒤로 이들의 사이는 서먹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건웅은 프로스트, 정윤성은 LG-IM에 속해 선수 생활을 했지만 그동안 경기에서 만난 것은 지난 윈터 시즌에서 딱 한 번이었습니다. 팬들이 인과응보에 정윤성과 장건웅의 아이디를 대입해 '링과웅보'를 기대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시간이 흘러 정윤성은 다시 아마추어로 돌아갔고 장건웅은 은퇴를 한 뒤 코치로 전향했는데요. 세월 앞에 정윤성의 섭섭함과 분노도 어느정도 사그라들었나 봅니다. 얼마전 SNS를 통해 장건웅이 정윤성에 대한 사과글을 게시했고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만난 둘은 화해의 악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둘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정윤성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갔던 카페"라며 회상에 젖기도 했는데요. 아직은 서로 어색하지만 정윤성 특유의 친화력과 장건웅의 포용력이라면 이들이 금방 가까워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장건웅과 정윤성의 어색하면서도 훈훈한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자, 이미 지난 일이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그 때 왜 그랬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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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웅=제가 잘못했죠. 그 땐 어렸고 인격적으로도 많이 부족했어요. 제가 사람다워진 것은 프로 생활을 하고 나서죠.

정윤성=당시 스토리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게 맞아요. 사실 그 사건이 있을 때 전 자고 있었어요(웃음). 근데 LOL 갤러리와 IRC에서 다 저를 찾더라고요. 뭐 소통의 단절이었다고 말할 수 있죠. 그 때 이후로 서먹해졌어요. 아니, 그 이상으로 심한 사이가 됐다고 할까요.

당시 그 사건만 없었다면 정윤성 선수가 MiG 프로스트 소속이 됐을 수도 있겠어요.

장건웅=그랬을 수도 있겠죠.

정윤성=역사에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이 시간 이 자리에 (장)건웅이형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죠.

장건웅 코치가 얼마 전 페이스북에 정윤성 선수에 대한 사과글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어요.

장건웅=이런 문제는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인간관계니까요. 그동안 제가 공식적으로 팀에 소속되어 있는 입장이었잖아요. 그래서 언행을 함부로 할 수가 없었어요. 팀에서 나온 뒤 곧바로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팀에서 사과를 막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어서 시간을 좀 뒀어요.

정윤성 선수는 그 글을 보고 어땠어요?

정윤성=저는 (장)건웅이형과 페이스북 친구가 아니어서 그 때 그걸 못봤어요(웃음). 물론 지금은 친구가 됐죠.

중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잖아요. 그 때 정윤성 선수의 명언이 나왔었죠(웃음).

정윤성=잘 기억은 안나지만 당시에는 사과라기보다는 이해해 달라는 식으로 얘기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마음의 상처가 사과 한 번으로 아물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시간도 많이 흘렀고 시원하게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사과를 하셨으니 받아야죠.

장건웅=그 땐 저도 말을 잘 못했어요. 지금이라도 사과를 받아줘서 고맙죠.

사과를 하기도, 받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훈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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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지난주 용산 경기장에서 만난 게 컸어요. 경기 관람을 하러 왔는데 마침 (장)건웅이형도 오셨더라고요. 만약 그 때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같이 있을 수도 없었겠죠? 근데 그 때 같이 오신 분은 여자친구세요?

장건웅=여자친구는 아니에요.

정윤성 선수는 연애 안해요(웃음)?

정윤성=저야 뭐..

장건웅=풍호는 외로운 법이죠(웃음).

그렇죠(웃음). 선수 시절 때 한 번 만난적이 있죠? 그 때 팬들이 '링과웅보'를 많이 기대했고 실제로도 일어나면서 화제가 됐어요.

장건웅=딱 한 번 만났는데 하필 그 경기에서 제가 퍼스트 블러드를 내줬어요.

정윤성=하하, 그 때 제가 잡아냈죠. 전설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네요(웃음). 솔직히 경기를 앞두고 별 생각은 없었어요. 말로만 하단 라인을 찌르겠다고 해놓고 다른 라인을 많이 갔어요. 수비적으로 하셔서 각이 안나오더라고요.

장건웅 코치가 팀을 만들었는데 정윤성 선수가 도움을 줄 의향이 있나요?

정윤성=제가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정글이라도 돌까요(웃음)?

장건웅=사실 사람들이 많이 원하긴 하더라고요(웃음). 솔직히 지금 이렇게 같이 얘기를 하고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네요. 만약 제가 은퇴를 하지 않고 계속 선수 생활을 했다면 이런 자리는 상상도 할 수 없었겠죠. 선수 생활을 포기하면 잃는 것도 많지만 반대로 얻는 것도 많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도 그런 것 중 하나겠죠.

정윤성 선수는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근황은 좀 어때요?

정윤성=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느라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개인 방송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요즘은 페이스북 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어요. (장)건웅이형은 요즘 좀 어때요?

장건웅=너무 힘들어요. 완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하는 거라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네요.

정윤성=팀은 왜 나온거에요?

장건웅=MiG 시절 어려웠을 때의 마인드가 전부 퇴색된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끈끈한 의리로 지탱해왔는데 어느 순간 동료들에게 헝그리 정신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성적과 상금을 더 중시하는 것을 보고 회의를 느꼈어요. 물론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거지만 저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더라고요.

정윤성=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그래도 돈보다 이상을 택하다니, 멋지십니다.

장건웅=되게 안타까워요. 그런 부분들이 심해지다보니 질리게 되더라고요.

근데 장건웅 코치가 형이잖아요. 계속 말을 높이네요(웃음).

정윤성=시간나면 놓으시겠죠 뭐(웃음).

장건웅 코치는 MiG를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장건웅=굶주린 선수들이 좋아요. 만약 나중에 상금을 받게 돼도 어려웠을 때를 항상 기억하라고 주문할 거에요. MiG 멤버 중 '치미니' 김치민 선수는 집에 컴퓨터가 없어요. 그래서 PC방에서 단기 알바를 하면서 힘들게 연습을 해요. 직접 만나보니 소문으로 들은 것 보다 훨씬 더 성실하더라고요. 정말 간절함이 느껴졌어요. 그 마인드를 쭉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그런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윤성=MiG는 정말 좋은 코치님을 두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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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 선수는 다시 프로로 복귀할 마음이 없나요?

정윤성=마음이야 굴뚝같죠. 하지만 크게 동기부여가 안되는 것 같아요. 불안감도 있고요. 그동안 딱히 거둔 성적이 없잖아요.

장건웅=선수 이미지가 깨끗해야 다른 곳에서 연락이 올텐데 그런 부분에서는 참 안타까워요. 강동훈 감독님도 무단 이탈이라고 하지 않고 좋게 헤어졌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었을텐데 말이죠.

정윤성=다 지나간 일이죠. 어쨌든 다시 LOL 챔피언스 리그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빨리 LOL 챔피언스 리그에서 두 분을 함께 보고 싶네요(웃음). 끝으로 서로에게 덕담 한 마디씩 하고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장건웅=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은 이해할 수 있어요. 앞으로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 기회를 잡아 비상하길 바랍니다. 우리 둘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웃음).

정윤성=(장)건웅이형이 코치로 새롭게 시작하시는데 어떤 것보다 팀이 잘되는 것을 바라야겠죠. 항상 발전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웅이형, 행복하시길.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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