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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페이커' 부활의 증표 'D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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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북미 해설자 중에 'Phreak'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데이비드 털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이하 롤드컵)에서 가장 부진한 선수로 '페이커' 이상혁을 뽑았다. '프라임 타임 리그'라는 프로그램의 STUDS & DUDS 코너에서 Phreak은 "이상혁이 엄청난 선수라고 모두가 생각하지만 16강에서는 미끼가 된 것 이외에는 보여준 것이 없다"며 혹평했다.

SK텔레콤 T1을 응원하는 팬들도 이상혁이 한국에서 뛸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리 신, 이렐리아 등 미드 라이너들이 통 쓰지 않는 챔피언으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던 신선함이 사라졌고 캐리력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상혁보다는 '마린' 장경환이나 '뱅' 배준식이 훨씬 눈에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상혁의 부진은 KDA 수치(킬과 어시스트를 합친 뒤 데스로 나눈 것)에서도 드러났다. 16강에서 네 경기를 치른 이상혁은 15킬 7데스 25어시스트로 5.7을 기록했다. SK텔레콤 선수들 대부분이 두 자리 KDA를 유지하고 있었고 배준식은 71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이상혁은 'Phreak'의 분석처럼 롤드컵에서는 좋지 않았다.

이상혁은 1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롤드컵 8강 ahq e스포츠 클럽과의 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어떤 활약을 펼쳤으며 어떤 점에서 돋보였기에 부활의 기치를 들어 올렸다고 볼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1세트 롤드컵 메타의 정석
이상혁은 1세트에서 룰루를 택했다. ahq가 라이즈를 금지하면서 이상혁의 룰루 선택은 당연해 보였다. 에드워드 게이밍과의 16강전에서 이상혁은 두 경기 모두 라이즈를 골랐다. 임팩트 있는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지만-라이즈는 유명한 후반 캐리형 챔피언이다-ahq에게는 분명히 위협적으로 다가왔을 것이 틀림 없다.

갱플랭크를 톱 라이너용 챔피언이라 규정 짓는다면 룰루는 이번 시즌 미드 라이너 챔피언 가운데 가장 많이 금지 목록에 들었다. 무려 32번이나 밴을 당하면서 룰루의 효용성에 대해 모든 팀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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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의 1세트 선수별 분석 자료(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이상혁은 룰루로 멋드러진 플레이를 펼쳤다. 'westdoor' 리우슈웨이의 다이애나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한 이상혁은 동료들의 캐리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상혁이 주로 도와준 챔피언은 원거리 딜러인 '뱅' 배준식의 트리스타나. 이동 속도를 높여주고 실드를 적용시키면서 배준식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도록 제2의 서포터 역할을 했다. 장경환의 피오라가 다리우스에게 묶여 있자 홀로 스플릿 푸시를 시도하는 등 룰루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 성적은 1킬 노데스 6어시스트.

이상혁의 룰루는 2015 시즌 롤드컵에서 미드 라이너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톱 라이너들이 다리우스나 피오라와 같은 화력 좋은 챔피언을 가져가면서 미드 라이너는 보조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 유틸리티성이 좋은 룰루가 대표적인 사례. 이상혁은 룰루의 정석을 선보이면서 메타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2세트 잃었던 화력을 되찾다
이상혁의 룰루가 1세트의 핵심이었다고 판단한 ahq는 2세트에서는 금지 목록에 넣어 버렸다. 그러자 라이즈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왔고 SK텔레콤은 네 번째만에 선택했다.

라이즈를 손에 넣은 이상혁은 화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순간이동을 소환사 주문으로 꺼내든 이상혁은 하단으로 내려갔던 장경환의 레넥톤이 3~4인 협공에 의해 애를 먹자 순간이동으로 넘어가면서 퍼스트 블러드를 만들어냈다. 무난히 성장한 이상혁은 교전이 일어날 때마다 묵직한 데미지를 입혔고 킬을 쓸어 담았다. 7킬 노데스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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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의 2세트 선수별 분석 자료. 이상혁이 상대 챔피언에게 입힌 데미지가 엄청나다(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2세트에서 눈 여겨 봐야 하는 점은 이상혁의 스태츠다. 라이엇게임즈가 제공하는 매치 히스토리를 보면 이상혁의 챔피언에 입힌 피해량(Total Damage to Champions)은 상상을 초월한다. ahq의 챔피언들에게 무려 2만900의 피해량을 입힌 이상혁의 라이즈는 피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장경환과 배준식을 합친 피해량보다 3,000 정도 뒤처진 숫자였으니 이상혁의 활약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3세트 솔로킬 당했어도 제 몫
3세트에서 이상혁은 굴욕을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hq의 미드 라이너 'westdoor' 리우슈웨이가 피즈를 가져가자 이상혁은 카사딘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라이즈가 남아 있었음에도 고르지 않은 것은 챔피언 폭이 넓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되지만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리우슈웨이에게 솔로킬을 두 번이나 당했기 때문이다.

1대1 라인전에서 굴욕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이상혁은 제 역할을 다했다. 초반에 킬 없이 2데스 2어시스트에 불과했지만 최종 결과는 3킬 3데스 7어시스트로 마감했다. 마지막 내셔 남작 지역 전투에선 균열이동으로 상대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고 추격전을 펼치면서 인상적인 전투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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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의 3세트 선수별 분석 자료(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이 또한 챔피언에게 입힌 피해 항목에서 데이터로 입증됐다. 이상혁이 상대 챔피언에게 입힌 데미지는 2만7,100 정도 된다. 8킬 1데스 6어시스트를 기록한 배준식의 트리스타나보다 2,000 정도가 높다. 이 세트에서 1위는 장경환의 피오라가 차지했지만 1대1 상황을 자주 만들었던 장경환이었던 만큼 이상혁 또한 준수한 플레이를 펼쳤음을 보여줬다.

16강에서 이상혁에 대한 평가는 세계 최고의 '미끼'였지만 8강을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돌아왔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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