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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각성한 kt의 중심 '데프트' 김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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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롤스터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
kt 롤스터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7 스프링 2라운드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일 때가 많았다. SK텔레콤 T1과의 2연전에서 모두 1대2로 패한 이후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2라운드 중반 삼성 갤럭시에게 1대2로 패하면서 2년 동안 지켜온 정규 시즌 삼성전 전승이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깨진 kt는 MVP와 콩두 몬스터에게 모두 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3연패를 당했으니 정규 시즌 성적도 기대하던 것처럼 빼어나지는 않았다. 12승6패로 삼성 갤럭시에 이어 3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야 했다. '슈퍼팀'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kt였지만 갈수록 경기력이 나빠지면서 스프링에는 역시 약하다는 징크스에 발목이 잡히는 듯했다.

MVP와의 준플레이오프도 kt 입장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3대0이라는 스코어만 놓고 봤을 때에는 압승이라 여겨지겠지만 킬 스코어를 분석해보면 모든 세트가 3킬 이내의 격차로 끝났다. 세 세트 모두 초반에는 끌려갔고 중후반 교전을 통해 뒤집는 양상이 이뤄졌다.

2라운드 중반부터 시작된 교정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kt 코칭 스태프의 말을 100% 믿을 수 없던 시점이었던 15일 kt는 삼성 갤럭시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2라운드를 8승1패, 7연승으로 마쳤고 kt 징크스까지 털어진 삼성이었기에 kt로서는 험난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경기는 의외로 쉽게 끝났다.

kt의 3대0 완승. 킬 스코어도 매 세트 10킬 이상 발생할 정도로 kt가 압도했다. 확 달라진 kt의 중심에는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가 있었다. 삼성과의 1세트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김혁규가 kt가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면서도 삼성을 압도할 수 있었던 원인을 분석해봤다.

◆대세 원거리 딜러 밴부터 시작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전세계 리그를 보면 특이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은신이 가능한 트위치가 나오기도 하고 집중력 있는 컨트롤을 요하는 베인, 심지어 톱 라이너용 챔피언인 케넨을 원거리 딜러로 쓰기도 한다.

원거리 딜러 챔피언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애쉬와 바루스가 금지될 것이 뻔하고 컨트롤이 좋은 선수들이 선호하는 이즈리얼까지도 밴하는 경우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손에 맞는 새로운 원거리 딜러를 찾는 것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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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롤스터와 삼성 갤럭시의 플레이오프 1세트 밴픽.

kt는 삼성과의 1세트에서 블루 진영에서 시작했다. 1, 2번 밴 카드를 이즈리얼과 바루스로 정한 kt는 삼성 쪽에서 애쉬를 금지시키자 가장 먼저 케이틀린을 가져갔다. 라인전 압박, 포탑 철거 능력이 탁월한 케이틀린을 김혁규에게 쥐어주면서 초반부터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kt는 삼성이 룰루를 가져가면서 말자하를 남겨 놓자 재빠르게 가져갔다. 케이틀린과 말자하 조합을 완성시키면서 하단 라인전에 온 신경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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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만에 삼성의 하단 1차 포탑을 파괴한 김혁규(사진=OGN 생중계 화면 캡처).

◆9분만에 1차 미션 완료
김혁규의 케이틀린과 '마타' 조세형의 말자하는 임무에 충실했다. 초반부터 삼성의 루시안, 룰루 듀오의 체력을 빼놓으면서 압박했다. 강하고 빨랐다. 불과 3분10초만에 삼성의 포탑을 두드렸고 미니언이 올라올 때마다 계속 포탑을 공격했다. 삼성의 정글러 '하루' 강민승의 리 신이 상단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마음 놓고 포탑을 때렸고 9분 4초만에 1차 포탑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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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에 삼성의 하단 1차 포탑을 두드리기 시작한 kt의 하단 듀오(사진=OGN 생중계 화면 캡처).

이 시점의 미니언 사냥 갯수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김혁규의 케이틀린이 90개의 미니언을 가져갈 때 박재혁의 루시안은 64개에 머물렀다. 루시안과 룰루도 라인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조합이지만 라인전에만 집중한 케이틀린과 말자하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하단 1차 포탑이 파괴되면 전체적인 구도가 바뀐다. 라인전이 끝났다고 판단한 양 팀은 원거리 딜러와 미드 라이너의 포지션을 바꾸면서 2차 국면을 형성한다. 그리고 서포터는 맵을 넓게 쓰기 시작하면서 변수 만들기에 돌입한다. kt가 즐기는 운영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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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에 상단에서 퍼스트 블러드를 달성한 kt(사진=OGN 생중계 화면 캡처).

kt는 11분에 상단에서 퍼스트 블러드를 만들어냈다. 하단 1차 포탑을 파괴하고 본진에 귀환한 뒤 조세형의 말자하는 '스코어' 고동빈의 렝가와 함께 이동한다. 상단 지역으로 움직였고 솔방울탄을 타고 포탑 다이브를 시도했다. 삼성 '큐베' 이성진의 케넨이 버티고 있던 상단에 kt 선수들 3명이 순식간에 모여들었고 조세형의 말자하는 점멸도 쓰지 않은 채 뚜벅뚜벅 걸어가 황천의 손아귀를 꽂으면서 팀에게 퍼스트 블러드를 안겼다.

편안하게 가져간 퍼스트 블러드 또한 하단 라인전에서 김혁규가 1차 미션을 단시간에 완수했기 때문에 가져올 수 있던 이득이다.

◆과격한 혁규씨
김혁규는 두 번째 킬을 내는 과정에서도 공을 세웠다. 하단에서 올라오던 '폰' 허원석의 르블랑이 삼성의 서포터 '코어장전' 조용인의 룰루를 만났고 스킬을 퍼붓자 중앙에서 포탑을 공격하고 있던 김혁규는 이를 놓치지 않고 비장의 한 발을 꽂으면서 체력을 빼놓았다. 김혁규의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던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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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분에 벌어진 정글 교전에서 킬을 올리는 김혁규(사진=OGN 생중계 화면 캡처).

중앙 1차 포탑 공략에 집중하고 있던 김혁규는 동료들이 삼성의 정글 지역에 들어가 공작을 펼치던 17분에 한 발 늦게 합류했다. 고동빈의 렝가가 리 신을 체력을 빼놓긴 했지만 케넨이 쓴 날카로운 소용돌이 때문에 고전하고 있을 때 합류한 김혁규는 회복을 써주면서 동료들의 체력을 회복시켰다. 교전에 합류해서는 화력의 중심인 루시안을 일점사하면서 킬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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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한 김혁규가 무리하게 뛰어 들어 잡히는 장면(사진=OGN 생중계 화면 캡처).

이 시점에서 김혁규가 잠시 평정심을 잃는다. 삼성 선수들 2명을 잡아냈지만 실낱같은 체력으로 도망가던 선수들이 2명이나 더 있었기에 김혁규는 흥분하기 시작한다. 솔방울탄을 타고 삼성 쪽으로 넘어간 김혁규는 점멸을 쓰면서 강민승의 리 신을 잡아냈다. 근처에 체력이 빠진 '크라운' 이민호의 탈리야가 있는 것을 보고 90구경 투망을 던지며 거리르 좁혀 잡아내려던 김혁규는 포탑에 맞는 바람에 슈퍼 플레이의 최종판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완벽한 포지셔닝
압박하는 과정에서 원거리 딜러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자리를 잘 잡는 것이다. 포탑을 두드리기 위해 무리하게 앞으로 나서지 말고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탱커가 있는 경우에는 탱커 뒤에 자리를 잡으면 되지만 kt의 1세트 조합은 화력에 집중한 상황이었기에 김혁규가 특히 자리를 잘 잡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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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 자리잡은 김혁규를 노리기 위해 치고 들어온 이성진의 공격을 피하는 장면(사진=OGN 생중계 화면 캡처).


24분에 중앙 안쪽 포탑을 공략하던 과정에서 김혁규는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삼성 선수들이 앞에서 밀어붙이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포지션을 옮긴 것. 삼성 입장에서는 케넨이 순간이동을 통해 뒤에서 덮치는 것이 전투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기에 샌드위치 작전을 펼쳤고 어느 정도 통하는 듯했다. 김혁규가 뒤에 자리하고 있었고 이성진의 케넨이 점멸과 함께 날카로운 소용돌이로 케이틀린을 노리고 들어오면서 성공이라고 생각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김혁규는 케넨을 보자마자 옆으로 점멸을 쓰면서 삼성의 전면 공격으로부터 멀리 떨어졌고 추가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살아남았다. 때리고 있던 리 신을 마무리한 김혁규는 곧바로 케넨을 집중 공격하면서 25분만에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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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1세트에서 kt는 삼성과의 승부가 하단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간파했고 김혁규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올려 놓았다. 밴픽 과정부터 김혁규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풀어가기 위해 전략을 전개했고 케이틀린과 말자하 조합을 완성시키면서 완벽한 신뢰를 표명했다.

김혁규는 믿음에 120% 보답했다. 9분만에 하단 포탑을 파괴하면서 임무를 완수했고 한 번의 오버 플레이가 나오긴 했지만 17분에 벌어진 교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삼성의 후방 진입 또한 침착하게 풀어내면서 25분 컷을 완성시켰다.

왕관을 쓰려는 자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처럼 무거운 임무를 부여받았음에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김혁규가 결승전에서도 무게를 견뎌내길 기대해 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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