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내용까지 실패작은 아니었다. 고병재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냈고 강민수를 만나서 중후반까지 이끌어가는 능력을 보여줬다. 고병재와의 2세트에서 문성원은 노련한 상황 판단을 선보였다. 고병재의 병력이 9시 지역으로 빠지면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확인하고 3시 우회로로 치고 들어갔다. 지키고 있던 병력을 제거한 뒤 자원 피해까지 입힌 문성원은 1,059일 만에 다시 선 GSL 무대에서 처음으로 세트 승리를 따냈다.
문성원의 이번 도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성기에서 한풀 꺾인 20대 후반에 군에 갔다가 30대를 훌쩍 넘어 현역으로 복귀하겠다고 나섰고 첫 공식전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스타2에서 30대 프로게이머가 문성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2 초창기에 임재덕이 선수로 뛰면서 GSL 3회 우승, 10시즌 연속 코드S 진출 등 30대 프로게이머도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임재덕은 지금의 문성원과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일찌감치 병역을 마친 임재덕은 마음 편히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에 종목 전환도 가능했고 코치에서 선수로 돌아가는 선택도 수월했다. 스타2에서 잠시 선수 생활을 했던 임요환도 군 생활을 마친 이후 종목을 바꿨기에 문성원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비단 스타2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군대가 프로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큰 장벽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군에 가기 전에 성과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후배들에게 문성원의 선례(先例)가 좋은 사례라는 뜻의 선례(善例)가 되기를 바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