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재욱이 풀세트 접전 끝에 옛 동료 이예훈을 꺾었다.

도재욱은 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KSL) 시즌4 16강 B조 최종전 경기에서 엄청난 장기전 끝에 3대2로 승리,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에디'에서 펼쳐진 1세트는 이예훈의 수비 능력이 빛나는 경기였다. 도재욱이 커세어를 다수 생산해 공중 싸움을 유도했고 이예훈은 스컬지와 뮤탈리스크를 생산하면서 상대 체제에 맞춰갔다. 도재욱은 질럿으로 저그의 기지를 계속 두드리며 견제를 시도했지만 이예훈의 수비가 워낙 탄탄해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 사이 이예훈은 다수의 히드라와 방어체계까지 모두 갖추는데 성공했다. 도재욱은 이대로 가면 안되겠다고 판단한 듯 장기전을 가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예훈은 프르토스에게 시간을 주면 안되겠다고 판단, 곧바로 대규모 히드라 병력을 이끌고 공격을 감행했다. 도재욱이 버티자 디파일러까지 동원한 이예훈은 프로토스의 마지막 희망의 싹을 지우며 승리를 가져갔다.

'오버워치'에서 펼쳐진 2세트 경기에서는 반대로 도재욱의 수비 능력을 볼 수 있었다. 이예훈이 초반 빠르게 저글링을 생산했고 도재욱은 앞마당을 먼저 가지고 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경기가 빨리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도재욱은 기가 막힌 타이밍에 프로브를 내보내 저글링 난입을 막아내면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불리해진 이예훈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히드라 병력으로 도재욱의 기지를 괴롭혔다. 도재욱은 저그가 추가 확장 기지가 없기 때문에 공격만 막아내면 된다고 생각, 수비에 집중했다. 결국 히드라 병력을 모두 소진한 이예훈은 도재욱의 끈질긴 수비에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교전 끝에 1대1이 된 상황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될 '네오실피드'에서 펼쳐진 3세트는 싱겁게 경기가 끝이 났다. 장기전이었던 1, 2세트와 달리 3세트에서는 이예훈이 창을 꺼내 들었고 도재욱이 방패로 이예훈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면서 세트 스코어를 2대1로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투혼'에서 펼쳐진 4세트에서는 이예훈의 끈질긴 공격력이 세트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초반 이예훈의 히드라 러시가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었고 이후 도재욱의 추가 확장 기지를 집요하게 두드리면서 저그의 로망인 대규모 병력 운용으로 승리를 거뒀다.

풀세트 접전 끝에 치러진 마지막 세트, 도재욱은 회심의 위장술(?)을 준비했다. 하이템플러를 가스통 뒤에 숨겨둔 뒤 뮤탈리스크를 유인해 사이오닉스톰으로 단번에 제압한 것. 이예훈은 당황한 듯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고 도재욱은 이후 다크아콘과 드라군 최적화 빌드로 중앙 지역을 장악했다.

도재욱은 드라군으로 중앙 지역을 장악한 럴커를 제압하는데 성공했고 결국 풀세트 접전 끝에 이예훈을 꺾고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