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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릴레이 인터뷰] 샌드박스 유창현 "스피드-아이템 다 정복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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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경기보다 인터뷰를 더 두려워했던 선수가 있습니다. 마이크만 잡으면 입을 꾹 다물었고 그의 입을 떼게 하기 위해 인터뷰어들은 엄청난 노력을 해야 했죠. 하지만 어떤 노력에도 그의 목소리를 오래 듣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인터뷰를 담당한 많은 사람들은 '유창현'이라는 이름을 큐시트에서 봤을 때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였죠. 처음 유창현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그는 승리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았어요"라는 한 마디를 내뱉은 뒤 입을 꾹 다물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봤습니다. 이후 인터뷰는 기자 인생 12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 중 하나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리그에서 다양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선수들이 있는데 유창현은 참 독특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말을 잘 하지 않는 선수. 유창현은 그렇게 인터뷰 한 번으로 모두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습니다.

아프리카 프릭스 강석인이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유창현을 지목했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이미지이기에 유창현을 선택했다는 강석인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며 억지로 웃어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 후 인터뷰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유창현과 장시간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 당연히 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잘 끝날 수 있을지, 기사 분량은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죠. 이쯤 되니 12년차 기자도 떨게 만드는 유창현의 위엄(?)이 실로 놀랍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하지만 모든 것이 기우였습니다. 유창현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단답형으로 끝나던 그의 답변은 어느 새 3문장 이상으로 길어졌고 가끔은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과연 무엇이 유창현을 이렇게 바꿔 놓은 것일까요? 놀랍다 못해 한편으로는 궁금해진 열아홉살 유창현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DES=드디어 올 것이 왔네요. 언젠가는 유창현 선수와 릴레이 인터뷰를 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선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유창현=어떤 이유로 긴장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네요(웃음). 안녕하세요. 샌드박스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 유창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DES=정말 제가 왜 긴장했는지 모르는 건 아니죠? 워낙 인터뷰에서 말이 짧기로 유명해서 걱정이 많이 됐거든요. 강석인 선수가 유창현 선수를 지목하는 순간 이게 꿈이길 바랐습니다(웃음).

유창현=언제적 이야기인가요. 저 요즘 말 잘해요. 제 생각에는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인터뷰 잘하는 상위권이라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예전에는 정말 못하긴 했지만 요즘은 저 많이 달라졌어요.

DES=음, 상위권이라면 톱5 안에 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일단 문호준, 유영혁, 박인수, 전대웅, 강석인만 해도 5명이라서......

유창현=그렇게 이야기 하니 톱5는 아닌 것 같고 톱 10이라고 정정할게요.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데 너무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요즘은 말도 잘하고 제가 관종은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에요. 편하게 물어보세요 다 대답할게요.

DES=인터뷰에 임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네요. 예전에는 하기 싫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유창현=우선 예전 영상을 지울 수는 없을까요? 정말 흑역사거든요. 사실 예전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알지 못했고 인터뷰를 하면 저에게 뭐가 좋은지 왜 인터뷰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경기에서 이기면 그만이지 왜 이렇게 뭘 물어보는지 귀찮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거든
요.

요즘은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고 인터뷰를 하는 것이 힘들거나 귀찮지 않아요. 오히려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좋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예전에 인터뷰를 못했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사람들이 저는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알아요. 전혀 그런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땐 어렸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랬던 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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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정말 다르네요. 벌써 몇 문장인지 세지를 못했어요. 예전에는 단어조차도 셀 수 없어서 음절 단위로 셌었는데(웃음). 확실히 나이도 먹고 샌드박스에서 우승도 자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터뷰 능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아요.

유창현=우승도 많이 했고 미디어에 노출될 일이 많다 보니 카메라가 자연스러워진 것도 있고요. 스스로를 홍보하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게다가 팬들이 많아지다 보니 더 신나는 것도 있고요. 저조차도 변화가 놀랍습니다.

DES=팬들이 정말 많아진 것 같아요. 요즘 팬들의 사랑을 많이 느낄 것 같은데요.

유창현=솔직히 이게 꿈인가 생각이 들 정도죠. 방송에서 목이 아프다거나 눈이 아프다는 말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할 때가 있는데 팬들이 그때마다 목에 좋거나 눈에 좋은 것들을 챙겨줘요. 저 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신경 써서 챙겨주니 놀랍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뭔가 무뚝뚝하게 행동했던 것 같아요. 진짜 마음은 너무 감사하고 놀라운데 표현이라는 것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형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고요.

요즘은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한데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어쩌나 걱정도 들고요. 그런데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거든요. 표현은 잘 하지 못해도 항상 감사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DES=다른 게임도 많은데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유창현=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카트라이더를 접했는데 이런 말 하면 믿을지 모르겠지만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 역시 '넌 정말 잘하는 것 같다'고 인정도 해줬고요. 우선 게임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레벨도 빠르게 오르고 실력도 쑥쑥 자랐죠.

사실 처음부터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잘한다는 생각만 어렴풋이 하고 있었는데 제가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궁금해 지는 거에요. 그래서 리그 참가 신청을 했어요. 뭔가 해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제 실력을 테스트 해보고 싶었던 건데 덜컥 예선을 뚫었어요. 그렇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다가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DES=정말 재능이 있었나 보네요. 선수들 중 예선을 못 뚫어서 프로게이머 꿈을 접은 사람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유창현=감사한 일이죠. 좋아하는 게임에 재능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본선에 오르고 방송에 나오면서 생각지도 않은 프로게이머가 됐어요.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바꾼다고 하는데 제가 그 케이스인 것 같아요. 만약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 않았다면 리그 출전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DES=그런데 오랫동안 유망주였어요. 처음 주목 받은 것에 비해 높은 성적은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클 것 같아요.


유창현=팀전 우승은 여러 번 했는데 아무래도 팀전에서 우승하면 개인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전에서 우승해야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이 너무 아쉬워요. 사실 개인전 예선에 참가하지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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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예전에 같은 팀이었던 동갑 이재혁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회가 남달랐겠어요.

유창현=동갑이고 예전에 펜타 소속일 때 같이 게임도 했기 때문에 마음이 좀 그랬어요. 개인적으로는 (이)재혁이와 제 실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이번 시즌 개인전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더 속상하기도 했고요. 정말 축하해 주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독기가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나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도 강해졌고요. 이번 시즌에는 개인전도 욕심을 내보고 싶어요.

DES=강석인 선수가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본인을 선택했잖아요. 두 사람이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굉장히 의외였거든요.

유창현=같은 팀을 해본 적이 없어서 사람들이 어떤 인연일지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사실 제 아이템전 스승님이에요.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템전에 대해 많이 알려 주셨어요. 그 덕에 지금 샌드박스에서 아이템전 에이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강)석인이형에게 가르침을 받게 됐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아요. 아마 저에게 가능성이 좀 보이지 않았을까요? 배울 때 많이 혼나기도 하고 (강)석인이형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답답해서 혼자 울기도 했어요. 그런데 확실히 실력이 확 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아이템전이 정말 재미있어요.

DES=지금 아이템전과 스피드전 모두 잘하는 선수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거든요. 그 타이틀이 굉장히 욕심날 것 같아요.

유창현=개인전에서 우승해 스피드전 실력을 인정 받으면 스피드전, 아이템전 다 잘하는 선수라는 타이틀이 붙을 것 같아요. 지금도 아이템전은 톱3안에 든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스피드전 커리어가 부족한데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음 시즌에 사고 한번 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DES=이재혁과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유창현=아무래도 동갑이고 같은 팀에도 있었잖아요. 이번에 (이)재혁이가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불타올랐어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동갑내기 라이벌 구도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카트라이더에도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필요하잖아요. 그 한 축을 제가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재혁이가 먼저 정상에 섰으니 저도 그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려고요.

DES=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는 이재혁 선수인가요?

유창현=(강)석인이 형에게 지목 받을 때부터 (이)재혁이를 생각했어요. 우승하기 전부터 재혁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우승까지 했으니 더욱 릴레이 인터뷰에 어울리는 주자가 된 것 같아요. 재혁아, 기다려! 내가 따라갈게!

DES=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유창현=처음에는 서툴고 이야기도 잘 못했는데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저를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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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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