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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릴레이 인터뷰] 2인자에서 네임드 도약 노리는 샌드박스 김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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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팬들에게 가장 각인된 선수는 누구일까요?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연호됐던 선수는 누구일까요? 중계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선수는 누구일까요? 마지막으로 기사에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는 누구일까요?

놀랍게도 네 가지 질문의 답은 모두 같은 선수입니다. 문호준? 박인수? 유영혁? 아니면 지난 시즌 우승자 이재혁? 넷 다 아닙니다. 이번 시즌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바로 샌드박스 게이밍 김승태 입니다.

개막전부터 놀라운 ‘얼음 폭탄’ 플레이를 선보여 현장 팬들을 환호케 만들었던 김승태는 스피드전에서 기가 막힌 스톱 플레이로 상대를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모습까지 방송으로 나가며 실력 하나로 팬들을 열광시키는 선수로 떠올랐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가 인기가 높아지고 난 이후 리그를 챙겨본 팬들이라면 김승태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사실 김승태는 ‘빅3’만큼 오래된 선수입니다. 그리고 샌드박스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리그 우승 기록을 가진 선수기도 하죠.

김승태의 이름 뒤에는 항상 ‘아쉬움’이라는 단어가 따라 다닙니다. ‘빅3’를 모두 제치고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오히려 더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팬들의 머리 속에 잊혀졌던, 불운의 선수였던 김승태의 이야기, 2인자로서 너무 오랜 시간 지내야 했던 김승태의 이야기, 지금부터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DES=이렇게 개인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이죠?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김승태=다들 주목 받는 신예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빅3’만큼이나 오래된 샌드박스 게이밍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 김승태라고 합니다.

DES=그동안 김승태 이름을 부를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 시즌 지겹도록 듣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김승태=사실 제가 이렇게 ‘관종(관심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줄 미처 몰랐어요. 예전에는 관심 받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는데 요즘은 너무 좋아요(웃음). 팬들이 넥슨 아레나에서 제 이름을 환호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 좋더라고요. 샌드박스 선수들이 다들 관종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유)창현이도 안 그랬는데 최근 많이 변했거든요. 이게 다 박인수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웃음).

DES=저도 동의합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김승태 선수가 ‘관종’이 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실력이나 이뤄놓은 것에 비해 너무 주목을 받지 못해서 안타까울 때가 있었거든요.

김승태=제가 자초한 일이죠. 그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것 같은데 나중에 하죠(웃음).

DES=우선 한화생명e스포츠 박도현 선수의 지목을 받았어요. 두 사람이 친분이 어느 정도 있나요? 사실 연결점이 거의 없거든요.

김승태=저도 깜짝 놀랐어요. 아직은 친해지는 단계거든요. (박)도현이가 워낙 밝고 붙임성이 좋은데 최근에 이야기도 나누는 등 많이 친해졌거든요. 아마도 저를 더 알아가고 싶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요.

DES=맞아요. 박도현 선수가 더 친해지고 싶은 형이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꾸준히 팀전 우승을 일궈내고 있는 비결도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죠. 박도현 선수가 팀전 우승이 정말 하고 싶은 것 같아요.

김승태=(박)도현이를 보면 저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우선 저도 유망주로 주목 받았었고 유영혁이라는 최고의 선수 밑에서 2인자로 오랜 시간 지냈거든요. 욕심이나 자신감이 부족해서 앞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기도 했고요.

도현이가 지금 (문)호준이 밑에서 2인자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아마 고민도 걱정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천국에서 지옥을 가는 경험도 맛봤을 것 같고요. 얼마 전 퍼스트A와의 경기에서 에이스 결정전에 나오면 어땠을까 싶어요. (박)도현이가 잘하는 맵이 나와서 첫 에이스 결정전을 하나 기대했는데 호준이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왜 못나갔는지, 제가 잘 알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틀을 깨야 해요. 잘하는 선수가 있다고 그 선수에게 너무 의존하고 책임을 미루게 되면 나는 그 자리에 머물게 돼요. 저는 유영혁이 있었고 지금은 박인수가 있지만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에이스 결정전 나가는 것을 무서워했고 탑 클래스가 있으니 주눅 들기도 했고요. 그런데 주눅 들지 않고 제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그 틀을 깨야 해요. 도현이가 주행이 좋으니 자신 있게 플레이하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DES=말 이렇게 많이, 잘하는 것 처음 봤어요(웃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었나 봐요.


김승태=인생을 살면서 후회되는 순간들이 머리 속을 스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에게 그런 순간은 바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최고의 자리에 섰을 때에요. 듀얼레이스 시즌2에서 넘지 못할 벽이라 생각했던 (유)영혁이형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죠.

그런데 그때가 제 인생 최악의 선택을 한 시절이자 지우고 싶은 시절이에요. 문호준, 유영혁, 전대웅을 꺾고 우승했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하자 나태해졌어요. 그냥 대충 해도 이길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자만에 빠져 연습도 게을리 했죠.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간절함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연습도 소홀히 하고 카트라이더를 그만 둘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만 하는 등 실망스러운 생각과 행동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행동들이었죠. 지우개가 있다면 흔적도 없이 지우고 싶은 행동이었던 것 같아요.

만약 그때 프로 의식이 투철했다면, 계속 열심히 했다면 제 인생도, 카트라이더 리그 판도도 많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네임드에 꼈을 수도 있는데 제 복을 발로 차 버렸죠. 지금이라면 정말 열심히 했을 텐데, 세월이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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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김승태 선수가 이렇게 진지하게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이 힘들었나 봐요.

김승태=원래부터 욕심도 별로 없고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는 편이었는데 프로게이머라면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죠. 간절함과 욕심이 없는 프로게이머는 발전이 없다는 것도 함께 배웠죠. 솔직히 어디 가서 개인전 우승자 출신이라고 자랑스럽게 말도 하지 못하는 제 모습이 답답해요. 당당하게 우승자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과 자세를 갖추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요즘 열심히 노력하고 있죠.

DES=그래서인지 최근 눈에 띄는 활약을 자주 보여주고 있어요. 팀전과 개인전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잖아요.

김승태=마인드를 바꾸고 나니 많은 부분들이 달라졌어요. 이젠 아이템전, 스피드전 모두 욕심이 나요. 둘 다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죠. 개인리그 우승도 한 번 해보고 싶고 아이템전에서도 강석인, 이은택을 이어 최강자 소리도 들어보고 싶어요. 둘 다 최고인 선수는 지금까지는 없었잖아요. 누구도 해보지 못한 것을 해내야 네임드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DES=지금처럼만 얼음 폭탄을 쓰면 충분히 가능한 타이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승태=얼음 폭탄에게 너무나 고마워요. 사실 얼음 폭탄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거리 계산, 완벽한 타이밍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정말 많거든요. 다 계산해서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운은 아니에요. 앞으로도 얼음 폭탄이 저에게 많이 와주고, 잘 터져줬으면 좋겠어요. 사랑한다, 얼음폭탄(웃음)!

DES=아무래도 유영혁, 박인수 등 네임드들과 한 팀에 오래 있었잖아요. 그들이 일반 선수들과 다른 점이 있을까요?

김승태=우선 자존감이 높고 뻔뻔해요. 여기서 뻔뻔하다는 것이 절대 나쁜 뜻이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서도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고 ‘나는 최고’라는 생각을 강하게 보여주죠. 최고가 되려면 그런 뻔뻔함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정신력 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이)재혁이에게도 이런 뻔뻔함이 보이는 것 같아요. 크게 될 선수죠. 저 역시 장착해야 하는 능력인데 쉽지가 않아요. 쉬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우승자들이 갖는 뻔뻔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DES=네임드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큰 것 같아요.

김승태=이처럼 간절한 적이 없어요. 저도 이제 프로게이머라면 적지 않은 나이거든요. 요즘 ‘01라인’이 잘 나가는데 저는 벌써 24살이에요. 사실 많이 늦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네임드로 성장하려면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할 것 같아요. 팀전도 개인전도 놓칠 수 없죠.

DES=러너와 디펜스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몇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예전에는 주행에 있어서 만큼은 ‘빅3’가 인정한 선수였는데 요즘은 주춤한 것 같아요. 더 잘하게 된 점과 아쉬워진 점 모두 가지고 있네요.

김승태=그러게요. 나름 주행 인정 받은 선수인데(웃음). 지금도 주행에 있어서 만큼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최근 러너와 디펜스 역할을 모두 할 줄 아는 전천후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어요.

러너는 디펜스 역할을 잘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데 그 틀을 깨고 싶어요. 팀전에서 스피드전, 아이템전 모두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된다면 제 가치도 높아지겠죠. 게다가 개인전 우승 타이틀까지 추가하면 네임드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시즌, 네임드 입성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물론 금방 되지 않겠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올라가보려고요.

DES=인터뷰가 정말 많이 늘었네요. 사실 신예 때는 초창기 유창현 선수와 다를 것이 없었는데(웃음).

김승태=시련을 겪고 나면 할 말이 많아지나 봐요. 힘든 일들을 극복하고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시 이렇게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이제 목표를 향해 올라가는 일만 남았죠.

DES=동료들과 정말 오래 함께 했잖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을 것 같아요.

김승태=사실 만날 보니 딱히 할 말은 없어요(웃음).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죠.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면서 지금처럼만 하면 우승은 떼 놓은 당상이라 생각합니다. 노력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줄 거라 고마워요. 저도 동료들에게 폐 안 끼치게 더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DES=팬이 많이 늘었잖아요. 팬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김승태=제가 개인방송을 안 하다 보니 팬들과 소통할 기회가 별로 없어요.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말 주변이 없다 보니 개인방송을 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제 이름이 넥슨 아레나에서 자주 호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뛸게요. 왠지 응원하고 싶은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 주세요. 팬들이 많아질수록 더 힘이 나는 것 같아요. 항상 감사 드립니다.

DES=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는 누구를 꼽을 건가요?

김승태=제가 이렇게 빨리 인터뷰를 하게 될 줄 몰라서 사실 다음 주자를 누구로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아홉번째고 다음이 열번째라 더 고민했어요. 그래서 최영훈 선수를 지목하려 합니다.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전천후 역할을 잘 하고 있는데 다양한 감정이 있을 것 같아서요. 최영훈 선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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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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