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여름 불거진 T1 매각설
당시 T1은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연패로 주가를 한껏 높이며 최대 5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SK스퀘어와 컴캐스트는 상호 지분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었기에 SK스퀘어가 컴캐스트에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양사가 T1 지분 및 경영권 매각 논의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이후 달라진 기류
이같은 기류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젠슨 황 대표 방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젠슨 황 대표는 지난해 10월30일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한국의 e스포츠와 PC방 문화 덕분에 엔비디아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국내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뒤 갑자기 T1 미드 라이너 이상혁의 닉네임인 '페이커'를 외쳐 화제를 모았다.
젠슨 황 대표는 지난 6월 재차 방한해 T1 베이스캠프를 방문, '페이커' 이상혁과 직접 만났다. 젠슨 황 대표는 한국의 PC방 문화와 e스포츠 관람 문화가 엔비디아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두 사람의 만남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AI 시대 맞아 높아진 T1 가치…SK스퀘어, 지분 매각 철회로 선회
젠슨 황 대표의 두 차례 방한 사이 AI 붐이 일며 T1의 입지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SK그룹의 핵심인 SK하이닉스는 AI산업에 필수인 HBM과 RAM,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 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막대한 현금을 쓸어담고 있는 SK그룹 입장에선 T1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천억 원대 자금이 '푼돈'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T1 선수단의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한 홍보 효과를 누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 T1의 존재는 SK하이닉스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와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에 SK그룹 차원에서 SK스퀘어가 보유한 T1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마쉬 CEO 연임 관련 불협화음…'T1 내분설' 불 붙어
SK스퀘어와 컴캐스트의 지분 거래가 무산되면서 T1 내부의 정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마쉬 CEO의 임기 연장과 관련한 혼선이 빚어지면서 'T1 내분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K텔레콤 CS T1이 5월29일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에 대한 현황에 따르면 조세프 패트릭 마쉬(조 마쉬)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9년 3월30일로 표기돼 있다. 당초 조 마쉬 대표의 임기는 지난해 말까지였기에 3년 이상 연장된 셈이다. 때문에 해당 공시 이후 T1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SK 측은 한 국내 매체를 통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컴캐스트가 T1 내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SK스퀘어의 동의 없이 단독으로 조 마쉬 CEO 연임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SK스퀘어, 김재린 신임 이사 선임으로 T1 이사회 장악 시도?
공교롭게도 SK텔레콤 CS T1은 지난 4월 SK스퀘어 출신 김재린 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로써 SK스퀘어는 T1 이사회에서 4대2의 절대적인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컴캐스트의 조 마쉬 CEO 임기 연장에 SK스퀘어가 임원의 수를 늘려 대응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SK스퀘어는 지난 5월29일 공시 기준 T1 지분 53.13%를 보유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양사 중 한쪽이 지분을 상대방에게 넘기기로 결정하지 않는 이상 두 회사의 주도권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어어질수록 T1 선수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내부에서 치열한 정치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전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고 인기 게임단을 둘러싼 SK스퀘어와 컴캐스트의 주도권 싸움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SK 측은 데일리e스포츠의 관련 내용 문의에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