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은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팬들의 사랑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는 말로 과거를 떠올리며 e스포츠의 발전과 위상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듯 했다. 그리고 라이벌 홍진호와의 에피소드까지 솔직히 말했다.
A 지난해 말 공군에서 전역을 하며 따로 자리까지 마련해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한 것 같다.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던 분들이 훨씬 더 많았다.
이번 기자회견만 보더라도 e스포츠가 문화 산업으로 발전했고 그 만큼 위상 역시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말 e스포츠에 속한 1인으로서 기쁘다. 지금과 같은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이 모두 고맙다.
Q 임요환은 지금까지 쌓은 명성으로 인해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곤란한 적은 없었는지.
A 프로게이머로 생활을 하며 '황제'라는 말까지 들었다. 관심도 많이 받았지만 프로게이머로써 팬 여러분께 받은 것들이 더 많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 그만큼 명성도 얻고 부도 얻지 않았나. 얻은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사소한 일에 불편을 겪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Q 임요환을 떠올리며 라이벌로 홍진호를 함께 떠올리는 팬들이 많다.
현재 홍진호가 예전 경기력에 비해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 하루 빨리 예전 기량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서로에게 다시 자극제 역할을 하며 프로게이머 세계를 양분했으면 한다.
전역을 하며 후임들에게 홍진호와 관련 여러 조언을 해주라고 주문을 하고 왔다. 내가 군 생활을 하며 겪었던 경험담 등을 전해준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분명 군 생활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전역 후에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한다.
Q 홍진호와 여러 에피소드도 있을텐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A 경기 외적으로 따로 만남을 가지고 술잔을 기울이거나 하는 사이는 아니라 특별한 에피소드는 많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기억에 생생한 것이 있다면 에버 스타리그 2004 4강전에서 3연속 벙커링을 했던 것이다.
당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필살전략만을 생각하며 선택한 것이 일명 '3연벙'이다. 그런데 경기를 마친 뒤 홍진호의 울컥하는 표정을 보고 뭔가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홍진호가 하향세를 보여 더욱 그렇게 느꼈다. 한편으로는 홍진호를 나락으로 밀어 넣은 것이 나라고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Q 지난 10년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많을텐데, 그 중에서 굳이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A 스포츠 선수들이라면 누구라도 똑같을 것 같다. 우승이다.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해봤지만 프로리그에서 동료들과 함께 오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 때가 가장 기뻤던 것 같다.
당시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아 정말 하늘을 뚫고 올라갈 정도로 사기가 높았다. 그때 모두들 연봉도 올랐고 팬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동료들과 모두 웃으며 따뜻하게 보냈던 것 같다. 아무 것도 없던 상황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에 더욱 기쁜 기억으로 남은 것 같다.
Q 반대로 지난 10년 동안 힘들었던 점도 있을 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때를 기억해달라.
A 군대에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일까. 군 생활이 정말 사회 생활과 달라 힘들다고 느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 기분이고 입대 전 살던 곳이 좋았던 곳이라고 느꼈다.
사실 정말로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이 있었다. 다들 아시는 이야기일텐데 IS에서 나와 홀로 생활했던 그 짧은 시간이 정말 힘들었다. IS 시절에는 힘들어도 성적이 나오고 함께 즐거워해주는 동료들이 있었지만 팀에서 나와 홀로 지낼 때에는 동료들이 없어 성적이 나도 즐겁지가 않았다. 그래도 후회는 한 적이 없다.
정리=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