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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박태민-서지훈 "인생의 동반자" (2)

(1)편에 이어 게재됩니다.


◆벤치에 앉아서
팀의 필요에 의해서든, 실력이 떨어져서든 박태민과 서지훈은 한 동안 계속 벤치를 지키는 신세로 전락했었다. 그 동안 벤치에서 후배들의 활약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먼저 서지훈은 자신 스스로 일찌감치 벤치에 앉아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단다.

"군에 입대할 것을 고려하는 순간부터 이미 벤치에 앉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내 스스로 나를 평가했을 때 두 가지 일을 잘 못한다고 생각한다. 게이머가 게임에서 마음을 떠나 군 입대로 갈등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때문에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고 굳이 출전을 고집하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팀을 위해 좋은 일이다."

[피플] 박태민-서지훈 "인생의 동반자" (2)


반면 박태민은 출전을 못하고 벤치만 지킨 것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았다고 한다. 자신은 충분히 자신있게 경기할 수 있고, 이길 수도 있는데 부름을 받지 못해 아쉽다고.

"사실 출전하지 못하는 것과 맞물려 팀의 저그가 연패에 빠졌다.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고, 팀의 패배에 책임감도 느꼈다.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출전하는 욕심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욕심을 표현하는 것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연습실과 경기장의 경기는 다르다. 올드 게이머들이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경기장의 경기가 오랜만이라면 적응할 시간도 필요한데 그것조차 잡아보지 못해 못내 아쉽다."

[피플] 박태민-서지훈 "인생의 동반자" (2)


벤치 시절을 얘기하다가 예전 서로의 우승을 바라봤던 시절 이야기도 묻어 나왔다. 한 명은 화려한 조명 속에서 포효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벤치조차 아닌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봐야했기 때문이다.

먼저 우승컵을 차지한 것은 서지훈. 서지훈은 2003년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압도하는 경기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를 바라만 보던 박태민은 "팀에 합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지훈이가 우승을 해 마냥 부럽기만 했다"고 말했다.

박태민은 당시만 하더라도 결승보다는 팀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더 신경에 쓰였다고 한다. 막내이기도 했고, 팀에 합류한 시점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팀에 적응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피플] 박태민-서지훈 "인생의 동반자" (2)


박태민은 "하지만 압도적인 경기력과 화려한 조명에 매료됐다. 이후 꼭 우승을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더욱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우승을 결심한 박태민에게도 곧 응답이 있었으니 2005년 당신은골프왕 MSL이었다. 박태민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고 세상을 다 가진듯 포효했다.

서지훈은 당시를 떠올리며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는 "GO에서 우승컵을 갖는 선수들은 어느 정도 수준의 연습 강도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박)태민이는 꼭 그 정도를 채우고 우승을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지훈이 박태민을 높게 평가한 것은 경기력보다도 정신력이었다.



또 "당시 박태민은 정말 매일 새벽 5시까지 연습실에 앉아 있었다. 물론 그 시간까지 연습을 다 한 것은 아니었지만 VOD를 보면서 상대를 분석하는 모습을 보며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군대 잘 다녀오게. 친구"
어느덧 한 시간의 인터뷰 시간이 다 차고 끝으로 서로에게 군대에 잘 다녀오라는 안부의 말을 하며 마치기로 했다. 이들은 한 시간이나 수다를 떨고 난 뒤였지만 여전히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한편으로는 "간만에 인터뷰 하는데 더 하면 안돼요"라며 아쉬워하기도.



박태민은 서지훈에게 "공군 테란의 중심이 되달라"고 부탁했다. 박태민에 따르면 서지훈이 50% 이상 승률을 내준다면 공군 에이스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한동욱의 부담을 줄여주고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포스트시즌도 문제 없다고 했다. 박은 "현재 공군이 최하위에 있지만 서지훈이 가세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 박태민-서지훈 "인생의 동반자" (2)


서지훈 역시 "군대 잘 다녀오라"며 포옹을 한 뒤 "박태민은 공군 저그 에이스"라고 못박았다. 친분이 있는 이주영이 곧 제대를 앞두고 있어 아쉽지만 박태민이 빈 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했다. 또 "(박)태민이가 입대한다고 해서 정말 많은 팬들이 아쉬워하는 것 같았는데 공군을 최고의 팀으로 이끌고 모두 공군 팬들로 만들라"고 부탁했다.

[피플] 박태민-서지훈 "인생의 동반자" (2)


박태민과 서지훈이 파이팅을 외쳐주며 길게 포옹을 한 뒤 서로 등을 두드려주는 모습에서 이들의 길고 진한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를 '인생의 동반자'로 부르며 힘을 보태고 의지하는 모습에서 입대 동기로서도 잘 지낼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헤어짐의 뒷모습을 끝으로 이들이 다시 경기장에서 "필승"을 외치고 돌아올 날까지 기다려야만 해 아쉽기만 했다.

글=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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