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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5명의 결사대(決死隊)' 아처

아처(Archer)는 지난 3월29일 열린 SF프로리그 드래프트전에서 수많은 팀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드래프트에 선발되는 기회를 얻지 못해 세미 프로팀 자격으로 SF프로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미 프로팀이라는 이유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아처는 프로팀에 뒤지지 않기 위해 스파르타식 연습 시스템을 도입해 언제나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고 있다.
아처의 구성원들은 각각 충북 청주를 비롯해 강원도 원주, 경북 영천 등 거주지역이 달라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이기가 어려웠다. 결국 대안을 찾지 못해 이들 5명을 만난 곳은 SF프로리그가 열리는 경기장이었다.

[[img15 ]]◆왕성민 “잘해 이것들아!”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왕성민은 리더십이 강한 남자다. 자기 소개에서도 프라이드가 묻어났다.

“최고의 선수들로 이루어진 아처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왕성민입니다. 아처는 뛰어난 임기응변과 상황파악이 빠른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으로서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에 역사를 장식하게 될 팀입니다.”


왕성민은 1989년생으로, 올해 스무 살. 소년의 때를 벗기기 시작했지만 나이에 걸맞지 않게 왕성민은 짧고 강하게 자신의 팀을 어필하며 리더로서 팀의 포부를 밝혔다. 또한 왕성민은 동료들에게 잔소리를 하도 많이 해서 ‘시어머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연습할 때 항상 애들한테 ‘잘 좀 하자’라는 말을 많이 해서 붙은 별명인 것 같아요. 사실 연습할 때 외에는 집안일 하는 것을 좋아해서 시어머니라는 별명이 어울리긴 하네요.”(웃음)

왕성민은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상관없다고 밝히며 연신 밝게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왕성민은 연습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깊은 한 숨을 내쉬며 어려움을 토했다.

“동료들 전체가 지역적으로 상당히 떨어져있기 때문에 연습하는데 불편을 겪는 것은 사실이에요. 실제로 팀원들 전체가 경기 시작 하루 전날 이나 경기하는 날 외에는 얼굴보기도 힘들어요. 물론 얼굴을 보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에서 만나 연습 하는데 불편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다 같이 모여서 연습할 때랑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왕성민은 리더로서 팀에 대한 걱정보다 근심이 앞섰다. 왕성민은 지난 SF프로리그 개막전 경기에서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뒤 분해서 잠도 못 이룰 정도였다고 했다.

“다른 프로팀들에 비해 연습환경에서 뒤쳐지며 불안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 팀원들을 믿고 있어요. 아처는 할 수 있다는 것을 경기를 통해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img8 ]]◆백성운 “운동도 접었다”
팀에서 저격수를 맡고 있는 백성운은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SF프로리그를 위해 학교를 휴학한 상태라 했다. 또한 백성운은 5월에 입영통지서가 나온 상태라 군 입대시기도 늦춰야 한다며 SF프로리그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전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에요. 현재 몸담고 있는 SF프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광안리까지 가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와야죠.”(웃음)

섬세하고 까칠해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백성운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하며 자신의 꿈 많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풀었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뛰어 놀거나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접하게 된 것이 테니스였죠. 학교에 다른 운동부가 있었다면 다른 운동을 시작했을 수도 있겠지만 저희 학교에는 테니스부 밖에 없었으니.(웃음) 처음에는 재미 삼아 테니스를 했는데 하다 보니 숨겨졌던 승부욕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백성운은 어린 시절 단지 운동을 좋아해 시작했던 테니스로 도 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두며 남다른 승부욕과 운동신경을 보였다. 백성운이 테니스를 그만두게 된 동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만둘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나 게임에 빠지다 보니 운동을 등한시했어요. 지금은 최고의 스나이퍼로 남고 싶은 게 저의 꿈이에요. 처음 FPS게임을 접한 것이 ‘카운터스트라이크’라는 게임이었는데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쾌감이 일품이더군요. 그 뒤로 저격수만을 고집하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웃음)

[[img9 ]]◆박창규 “프로는 어려워"
5명으로 구성된 아처의 선수들 중 유독 건장한(?) 체격으로 범접하기 힘든 포스를 지닌 한 선수가 눈에 띄었다. 올해 20살이 된 박창규였다. 박창규는 첫 인상에서 고등학교 시절 복싱으로 단련된 신체를 볼모 삼아 위압감을 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단지 복싱이란 것이 어떤 것일까 배워보고 싶어서 고등학교 때 복싱 체육관을 다녔어요. 그 뒤로 실력을 조금 쌓아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해 도 대회에도 출전했죠. 실력 있는 선수들과 겨뤄보니 프로의 벽은 높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죠.”(웃음)

박창규는 프로 복서의 꿈이 무산되며 잠시 좌절을 겪었지만 워낙 밝고 낙천적인 성격 탓에 금새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고 했다. 또한 박창규는 자신이 팀의 진정한 분위기메이커라며 스스로를 자찬했다.

“성격이 낙천적이라 항상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성격이 아무리 좋더라도 경기에서 지는 것까지 웃으며 넘어갈 정도로 좋지는 않아요.(웃음) 프로의 길이 어렵다는 것은 경험해봐서 알지만 프로게이머로 시작한 이상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노력은 해봐야죠.”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포부를 밝힌 박창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덕목 중 두 가지를 갖춘 선수였다. 승부욕과 겸손함을 동시에 갖춘 박창규는 끝으로 동료들에게 할말이 있다며 마음을 전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저 혼자만의 힘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항상 팀원들에게 고마워하고 있고 형들이 막내인 저를 잘 챙겨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우정을 간직하고 싶어요.”

[[img13 ]]◆박기호 "구박 좀 하지마!"
박기호는 1987년생으로 팀에서 가장 맏형이다. 그러나 박기호는 인터뷰에 앞서 “나이는 가장 많은데 애들이 하도 구박을 해서 형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핀잔을 털어 놓았다.

“나이 많으면 뭘 해요. 게임 못한다고 애들이 자꾸 놀려서 힘들어요. 사실 가장 못하는 사람이 저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긴 하죠.”(웃음)

말 한마디로 박기호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털털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기호는 나이가 가장 많은 만큼 동생들을 어우르고 독려하며 팀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동료들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박)기호 형은 노래 하난 진짜 잘해요. 대회에도 나가서 상도 받고 할 정도거든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학교에서 열린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우연찮게 2등을 차지해서 그 뒤로 자신감이 많이 붙었죠. ‘별빛 축제’라고 경북 영천에서 열린 노래 대회에서도 입상을 받기도 했어요.”(웃음)

노래 부르는 것이 취미이자 특기라는 박기호는 평소에도 혼자서 흥얼거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박기호는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노래를 부르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며 인터뷰 도중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기호는 SF프로리그 참전에 앞서 동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이라고 말하며 끝까지 함께 갔으면 한다고 미래를 회상했다.

“처음부터 같은 클랜으로 활동하며 만난 동료들은 아니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같은 팀이 되었고, 이제는 SF프로리그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동료들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리그를 떠나 동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고 싶어요."

[[img14 ]]◆박용민 “나 때문에···”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외모를 가진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박용민을 처음 본 순간 에니메이션 캐릭터 ‘마시마로’가 떠올랐다.

"주위에서 자주 마시마로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어서 이젠 별 감흥이 없어요. 마시마로와 닮은 것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제가 더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웃음)

박용민은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척(?)으로 인해 인터뷰를 한결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용민은 기자와 인사를 나누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해 안절부절 했다.

“본래 말 수도 별로 없는 편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사람들과 친해지기 전까지 시간이 좀 걸려요. 하지만 친해지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지내는 것이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붙임성이 부족해 고민이 많다는 박용민은 현재 모 대학 공간 디자인 과에 재학 중이라 밝혔다. 또한 박용민은 학교에서 실내 건축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공간적인 감각이 남다르다고 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경기할 때도 많은 도움이 돼요. 상대와의 거리를 생각해 먼저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하거든요. 게임상에서도 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웃음)

박용민은 FPS게임에서 자리 선정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지난 경기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자신 때문에 진 것 같다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에 하던 대로 했으면 되는 것을 잘하려는 생각에 마음만 앞서갔던 것 같아요. 지원도 많이 못해주고 개인플레이를 많이 해서 결국 저 하나 때문에 팀워크가 무너지고 경기에서 패한 것라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실수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을 거에요. 스페셜포스는 5명 전원이 단결력을 보여야 하는 게임이니까요.”(웃음)



이재석 기자 jseher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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