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하이트 김창희 "스타밖에 몰라 스타로 성공할 겁니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6050113570011411dgame_1.jpg&nmt=27)
이 때문에 김창희는 한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신상문에게 밀리며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것. 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속도 상했다고. 그렇다고 해서 좌절할 수만은 없었다. 김창희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김창희는 '스타'밖에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피플] 하이트 김창희 "스타밖에 몰라 스타로 성공할 겁니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6050113570011411dgame_2.jpg&nmt=27)
◆스타밖에 모르던 청소년기
김창희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를 아주 단순하게 정리했다. 10대 김창희가 할 줄 아는 것이 스타크래프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공부는 못했어요. 뒤에서 순위를 세는 것이 훨씬 빨랐으니까요. 아마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았다면 뭐가 되 있을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요. 그만큼 학업으로는 미래가 없었으니까요."
김창희가 스타크래프트에 빠진 것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스타리그 맞대결을 보고 나서였다. 중학생이었던 김창희는 공부를 못하니 게임을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임요환의 경기에 감동해 식음을 전폐하며 스타크래프트를 파고 들었다.
"정말 미친듯이 게임을 파고 들었던 것 같아요. 어쩔 때에는 게임이 너무 하고 싶어 학교가 파하면 택시를 타고 곧장 집으로 갔어요. PC방에서는 최소 다섯 시간 이상 연구에 임했죠. 그리고는 배틀넷에 접속해 다른 사람들과 대결을 하고 때로는 전략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했어요."
사실 김창희는 PC방을 다닐 정도로 용돈을 넉넉히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매일 PC방에서 살다시피 했으니 적잖은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용돈을 불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번쯤 해봤을 걸요. 100원짜리 동전을 책 위에 놓고 뒤집기를 해 따 먹는 '판치기'. 전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를 해야 했고 판치기로 딴 돈을 모두 PC방 비용으로 썼어요. 판치기를 못했다면 프로게이머가 될 수 없었을 거예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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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삼총사…"(손)주흥아 예전처럼 터놓고 지내자"
김창희는 부산 출신으로, 1989년에 태어났다. 눈치가 빠른 독자들이라면 부산 출신의 1989년생의 프로게이머를 떠올렸을 것이다. 김창희와 같은 프로필을 갖고 있는 선수로는 허영무와 손주흥 등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창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속을 터놓고 지냈다고 한다.
"배틀넷에서 점점 실력을 쌓은 뒤 고수들끼리 알고 지내게 됐어요. 그 중에서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절정의 고수들은 (허)영무와 (손)주흥이였어요. 이들과 함께 대회가 있으면 같이 다니며 서로를 의지하게 됐어요."
서로 너무 붙어 다녔기 때문일까. 이 때문에 김창희는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껴야만 했다.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커리지매치 때문이다. 부산 삼총사가 커리지 매치를 위해 함께 상경했는데 허영무와 김창희는 붙었지만 손주흥 홀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것. 이 때문에 마음 속은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도 친구의 슬픔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부산으로 돌아가는 KTX에서 말을 한 마디도 내지 못했어요. 특히 주흥이와는 중학교 동창이기 때문에 농담을 나눌 수 있는 처지였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가는 4시간 동안 입 한 번 뻥끗하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슬픈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후 김창희는 별다른 위로도 하지 못하고 KOR 숙소에서 합숙생활을 했다. 자연스레 손주흥과 소원해졌고 두 사람 모두 프로게이머가 된 뒤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친한 선수들이 동료들 말고는 별로 없는데 (손)주흥이와는 동창이기 때문에 만나면 장난도 치고 그래요. 하지만 예전만큼 가깝다는 느낌은 별로 없어요. 주흥이와 예전처럼 있는 속, 없는 속을 다 터놓고 지냈으면 해요."
◆"벌레라 놀려도 울지 않아"
김창희는 모든 생활이 스타크래프트에 맞춰져 있다. 할 줄 아는 것이 스타크래프트밖에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쉬는 날에도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 자연스럽고 딱히 다른 취미를 키우지도 않는다고. 다만 놀이공원에는 가끔 가보고 싶다고 한다.
"제가 할 줄 아는 것이 스타크래프트밖에 없어요. 어렸을 때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 축구 과외를 받을 정도로 열의를 가졌었지만 스타를 알고 나서는 모든 것이 스타 위주로 바뀌었어요. 그 때문에라도 전 꼭 스타로 성공하고 싶어요."
하지만 김창희는 프로게이머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묻힐 위기에 빠졌었다.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략이라고 생각한 플레이가 규정으로 금지되며 팬들에게 갖은 비난을 다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창희는 버그를 사용했다고 '벌레'로 불리기도 했고, 거침 없는 발언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피플] 하이트 김창희 "스타밖에 몰라 스타로 성공할 겁니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6050113570011411_4.jpg&nmt=27)
"사실 경기를 마친 뒤 팬들로부터 그렇게 심한 비난을 받을 줄 몰랐어요. 규정에 나온 사례도 아니었고, 전 정말 센스있는 플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 이름이 달린 기사뿐 아니라 전혀 상관 없는 기사에도 제 이름이 나오고 있었어요. 그때 받았던 스트레스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김창희는 이 문제를 선배 이승훈의 조언으로 넘길 수 있었다. 긍정적인 사고가 보탬이 되기도 했지만 욕설로 인해 먼저 곤욕을 치른 이승훈이 여러가지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해줬다고 한다. 이승훈의 도움 이후로는 일일히 댓글과 비난을 모두 찾아 봤다고 한다.
"미니홈피 방명록까지 비난 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마음을 굳게 먹고 실력을 보인다면 팬들도 언젠가는 김창희를 알아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 듣고 있는 비난 정도는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게 됐죠."
김창희는 팬들의 비난을 극복하고 일어섰지만 곧 신상문이라는 거산을 만나고 말았다. 하이트로서는 실력 좋은 선수가 나와 좋은 일이지만 김창희 개인으로는 막강한 경쟁상대로 인해 성공가도가 막힌 것이나 다름 없었다.
"(신)상문이는 정말 성실해요. 저는 태생이 성실과 거리가 먼데 상문이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연습하지 않으면 큰일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상문이를 따라잡기 위해 개인리그에 집중한 적도 있습니다."
김창희는 현재 MSL과 스타리그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맹활약하고 있다. 프로리그에서 신상문에 막혀 출전하지 못하는 한을 개인리그에서 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선전도 자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이고 좀 더 나은 성적을 위해 노력하게 됐다.
"프로리그에서 지난 4라운드의 경우 제가 한두 번밖에 나서지 못했어요.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신)상문이가 잘하는 탓이죠. 이전까지는 제가 테란 에이스였기 때문에 도움만 받아왔는데 어느 순간 전 스파링 상대밖에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개인리그에서라도 잘 하고 싶었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든 것을 걸었다
김창희에게 프로게이머로서의 목표를 물었다. 포부도 좋고 남들처럼 개인리그 우승이라도 말하게 해 인터뷰를 마치기 위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이 흔한 질문에 김창희는 의외로 장고를 했다.
"목표라고 한다면 누구나 쉽게 개인리그 우승이고, 프로리그에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다고 하겠지요. 하지만 전 목표나 포부를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답변을 못해 죄송합니다."
김창희가 프로게이머로서 목표를 말하지 못한 이유는 지금까지 달려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사이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에 모든 것을 걸고 달려왔기 때문에 앞으로 전진하는 것만 생각했지, 그 앞에 무엇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지금까지 겪어온 경험 중에서 가장 큰 기쁨을 생각하고 그것보다 좀 더 기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프로게이머가 된 이유가 스타밖에 할 줄 몰랐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스타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내 모든 것을 걸고 앞으로도 스타크래프트에 '올인'할 생각이예요. 지금까지 가장 기뻤던 일이 스타리그 16강인데 더 큰 기쁨을 위해선 8강에 들어야겠죠. 그러면 저를 지켜봐 주시는 팬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성적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사진=이재석 기자 jsher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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