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 동안 다른 팀이 전력 보강에 여념이 없는 사이 이스트로는 힘든 시기를 겪었다. 선수들끼리 사이가 좋지 않아 해체할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도는 등 우승팀답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멤버들 사이가 좋지 않다?
비시즌 동안 이스트로는 끊임없는 소문에 시달렸다. 특히 멤버간 불화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갔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 프로리그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오기 시작했다.
리더 이호우는 쿨하게 “소문이 맞다”고 인정했다. 사실 불화설이 나돌면 부인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불화설을 인정하니 놀랄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화설이 설이 아닌 사실이었어요. 아주 친한 친구가 모인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오해가 있을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 부분이 너무 크게 비춰졌나 봐요.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 해결됐기 때문이죠.”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차기 시즌을 앞두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이스트로 선수들. 이호우는 “우리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며 그냥 웃어 넘기기로 했다.
“우승팀이 이런 건가 싶더라고요. 원래 다른 팀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에요. 진짜 친한 친구와도 한 집에 살게 되면 싸우기도 하잖아요. 너무 당연한 일인데 크게 소문이 나는 것을 보고 우승팀이 이런 것이구나 느꼈어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하잖아요.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그 일로 우리 팀이 더욱 강해졌거든요.”
◆우승은 이스트로가 할 수 밖에 없다?
이호우는 이스트로가 우승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10가지 정도 된다고 밝혔다. 한꺼번에 다 밝힐 수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멤버 보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스트로가 더욱 강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가 팀에 보강된다 해도 스페셜포스는 5명이 하는 게임이에요. 멤버가 교체되면 어쩔 수 없이 포지션을 다시 정해야 하고 그에 맞춰 연습을 해야 하죠.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 될 겁니다. 그런데 우리 팀은 지난 시즌 우승 멤버 그대로잖아요. 멤버 보강이 없었던 팀도 지난 시즌 우리에게 졌던 팀들이고 멤버 보강을 한 팀도 다시 팀워크를 정비하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 우리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죠.”
가진 자의 여유라고 했던가? 역시 우승자다운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에 이호우가 왜 스페셜포스계 악동으로 불리는 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팀을 위해서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 이호우 덕분에 팀원들은 마음껏 제 실력을 펼 수 있지 않을까?
박귀민은 이스트로가 우승할 수 밖에 없는 다른 이유를 “비시즌 동안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비시즌 동안 소문처럼 불화도 있었고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힌 선수도 있었어요. 사실 비시즌 동안 정말 스펙터클했죠(웃음).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나니 이제 홀가분해 졌어요. 이제 우승할 일만 남았죠.”
이스트로 선수들은 비시즌 동안 진행된 이벤트 리그를 통해 더욱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호우가 많이 아팠고 선수들이 지방에 내려가 있던 터라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하고 나갔던 챔피언십에서 이스트로는 스페셜포스로 단 한 팀에게도 패하지 않았기 때문.
“사실 저희는 챔피언십을 포기했었어요. 첫 경기장을 가는 차 안에서 김현진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말할 정도였죠. 감독님도 호우형이 아팠던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괜찮다’며 부담을 덜어 주셨어요.”
하지만 이스트로는 스페셜포스에서 하이트, STX에게 2대1 승리를 거뒀다. 준비를 거의 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했지만 승리를 거두고 나니 이스트로 선수들은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단다.
◆스타크래프트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
이스트로 스페셜포스팀은 스타크래프트 선수들과 친하게 지낸다. 매일 스타를 즐겨 하기 때문에 웬만한 전문가들 못지 않은 경기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이번 시즌에는 이스트로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상우랑 (신)대근이가 여전히 잘하거든요. 가끔 연습실에 가서 연습하는 것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해요.”
챔피언십에서 서기수, 신상호가 객원 해설에서 밝혔듯 다른 팀들과 달리 이스트로는 스타크래프트보다 스페셜포스 팀에 거는 믿음이 더 크다. 서기수가 스타크래프트를 해설하면서 “우리는 스페셜포스 우승팀이기 때문에 스타 2세트를 다 져도 스페셜포스 선수들이 3대2로 끝내줄 것”이라는 발언을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참 민망해요. 가끔 스타 선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죠. 이번 시즌도 우리 팀이 스페셜포스에서는 우승할 것 같으니 스타크래프트 팀도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이호우는 무릎팍 도사?
이스트로 선수들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이나 경기를 시작하기 전 항상 ‘이호우 도사’를 찾아간다. 귀신같이 이호우가 “오늘 이긴다”고 하면 이기고 “오늘은 영 아니다”고 하면 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리그에서는 우승할 것 같다”고 하면 반드시 그 리그는 우승을 한다는 것이 선수들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저희도 믿지 않았는데 같은 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정말 (이)호우형 말처럼 되더라고요. 호우형 말로는 느낌이 있데요. 왠지 이길 것 같은 느낌, 왠지 우승할 것 같은 느낌. 저로서는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이번 시즌이 들어가기 앞서 선수들은 이호우에게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이호우는 “지난 스페셜포스 마스터리그에서 전승 우승을 했을 때의 느낌이 난다”고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들을지 모르지만 이스트로 선수들은 이호우의 감을 믿기 때문에 차기 대회도 이스트로가 우승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던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제 느낌대로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팀은 제 느낌에 대해 무척 민감하죠. 저 또한 느낌이 좋지 않으면서도 좋다는 거짓말도 하지 않고요. 이러다 미아리에 점집을 차려야 하는 것 아닌가 몰라요(웃음).”
스페셜포스 프로리그가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단순히 우승뿐만이 아니라 초대 우승자로서 이스트로는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중흥을 위해서도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할 예정이다.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겁니다. 그저 총만 쏘는 게임이 아닌 팬들이 보기에도 감탄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연구하는 팀이 되겠습니다. 팬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 이스이스트 될 테니 많이 응원해 주세요. 이스트로 스페셜포스팀, 스타크래프트팀 모두 파이팅!”
글,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