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 조지명식에서 가장 맘을 졸였던 선수는 SK텔레콤 정명훈일 것이다. 정명훈은 지난 시즌 우승자 김정우의 지명이 이뤄지기 직전까지 얼굴이 하얗게 뜨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끝까지 김정우가 김택용을 A조에 넣으려고 하자 정명훈은 평소와 달리 말수가 늘었다. 김정우에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우리 팀이 CJ를 이기긴 했지만 정말 어렵게 이겼다"라든지 "김정우 선수가 아량이 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원조로 이야기를 건내기도 했다.
최종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도 김정우가 김성대와 신상문의 이름표를 만지작거리자 정명훈은 얼굴이 사색이 되는 등 완벽하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정우가 정명훈의 이름표를 떼어 김택용과 교대하자 그제서야 안정감을 찾은 듯 한 숨을 돌렸다.
정명훈이 팀킬에 민감하게 반응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정명훈은 지금까지 SK텔레콤 안에서 가장 많은 팀킬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바투 스타리그 4강전에서 김택용과 경기한 바 있고 박카스 스타리그 2009에서는 고인규와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또 MSL에서도 김택용에게 패해 탈락한 바 있다. 이번 빅파일 MSL 16강전에서도 팀 동료인 박재혁과 경기해야 하는 등 팀킬과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다.
게다가 SK텔레콤이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과정에서 양대 개인리그에서 같은 팀 선수를 만난다면 전체적인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명훈의 고민은 극에 달할 뻔했다.
정명훈은 "역대 조지명식 가운데 이번처럼 떨린 적이 없었다"며 "김정우 선수가 막판까지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진정 팀킬이 나오는 줄 알았지만 마지막에 현명한 선택을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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