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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송병구를 속여 넘긴 정명훈의 스타포트 전략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사이언스 베슬, 레이스, 드롭십 3단 콤보로 송병구에 완승

SK텔레콤 T1 정명훈이 '천적'이라 불러도 모자라지 않은 삼성전자 칸 프로토스 송병구를 3대0으로 완파하며 데뷔 첫 개인리그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정명훈은 29일 광주광역시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에서 완벽한 타이밍 조이기와 레이스, 드롭십 등 공중 병력을 활용한 전략을 구사하며 삼성전자 송병구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정명훈이 송병구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초반 자원 확보를 위한 전진 벙커와 스타포트 유닛 활용 시점을 앞당긴 전략이라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정명훈은 1, 2세트에서 배럭을 건설한 뒤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대놓고 지었다. 송병구가 질럿이나 드라군으로 찌르기를 시도할 수도 있었지만 정명훈은 먼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 배치와 타이밍을 연구해왔다.

정명훈이 앞마당을 일찌감치 가져간 핵심 건물을 벙커였다. 서플라이 디폿과 배럭으로 입구를 좁힌 뒤 벙커를 배럭 앞쪽에 지은 정명훈은 송병구의 드라군이 들어올 수 있는 타이밍이 되면 배럭을 들어 벙커 옆으로 이동시켰다. 벙커에는 만일의 경우 SCV 5기가 달라붙어 수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탱크가 생산됐을 때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됐다. 비록 1세트에서는 송병구가 과감하게 드라군으로 치고 들어와 파괴되긴 했지만 2세트에서 정명훈은 준비한 심시티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자원을 확보한 정명훈은 팩토리와 스타포트를 한 발 앞서 짓는데 미네랄과 개스를 사용했다. 1세트에서는 탱크가 일찌감치 파괴되면서 팩토리를 3개까지 늘린 뒤에 스타포트를 지었고 드롭십과 사이언스 베슬을 생산해야 했다. 정면 수비 라인이 무너질 경우 준비한 전략을 써보지도 못하고 무너질 수 있었기에 먼저 방어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정명훈은 스타포트에서 드롭십을 생산해 12시 지역을 교란했고 곧바로 사이언스 베슬을 생산하며 마나를 모았다. 중앙 지역을 진출할 때 사이언스 베슬을 시야를 확보하는 유닛이기도 했고 주요한 전투가 벌어졌을 때에는 아비터나 하이 템플러의 마나를 줄일 수 있는 핵심 유닛이었다. 송병구가 아비터를 뽑지 않고 캐리어로 넘어간 타이밍에서 테란의 전진을 막을 주된 수단은 하이 템플러였지만 정명훈은 송병구의 하이 템플러에 EMP 쇼크 웨이브를 적중시키면서 송병구의 힘을 빼놓았다.

2세트에서 정명훈의 승리를 견인한 유닛은 레이스였다. 송병구가 확장 기지를 뒤늦게 가져가자 셔틀 견제를 시도할 것이라 예상한 정명훈은 레이스 한 기를 띄워 놓았고 셔틀을 격추했다. 송병구가 리버 한 기와 질럿 2기를 태웠던 셔틀은 병력을 지상에 떨궈 놓고 파괴되며 심대한 피해는 입히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움츠러들기에 충분했다.

송병구가 병력을 소극적으로 운영하자 정명훈은 곧바로 러시 타이밍을 잡았다. 송병구가 트리플 넥서스를 가져간 순간이었고 정명훈은 일찌감치 확보한 확장 기지가 한참 돌아가면서 병력이 쏟아져 나오는 탱크와 벌처를 이끌고 터렛을 지으면서 조이기에 성공하면서 2세트를 따냈다.

우승을 눈 앞에 둔 정명훈의 선택은 드롭십이었다. 정명훈이 드롭십을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패스파인더'라는 맵이 본진간의 지상 이동 거리는 매우 멀지만 공중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정말 가깝기 때문.

그러나 송병구는 이미 2패를 당하면서 눈이 멀어 있었다. 확장을 가져가기 바빴고 벌처를 막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정명훈은 드롭십 활용을 통해 송병구를 흔들었다. 페이크 더블을 할 것처럼 머린과 벌처, 탱크로 송병구의 유닛을 움츠리게 만든 정명훈은 드롭십으로 병력을 실어 날랐고 본진과 앞마당에 심대한 피해를 입혔다. 체력이 빠진 드롭십이었지만 정명훈은 정교한 컨트롤을 통해 살려냈고 5분 여 동안 전장에 동원해 견제에 성공하며 송병구의 힘을 빼놓았다.

최종적으로 활용한 유닛도 드롭십이었다. 2대의 드롭십에 벌처와 탱크 등을 실어 나르면서 송병구의 시선을 끈 정명훈은 이후 드롭십을 추가해 본진과 앞마당을 두드리며 항복을 받아냈다.

중후반전을 노리는 송병구의 허를 찌르기 위해 스타포트 유닛을 활용한 정명훈의 선택은 우승컵을 선물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명훈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스타포트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최선이었고 확실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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