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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저저전 알고 봅시다(1)

[MBC게임 서경종 해설 위원] 라바 관리와 정찰하는 법

안녕하세요. MBC게임 해설 위원 서경종입니다.

아직은 해설 위원이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팬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 오르네요. 부족하지만 앞으로 좋은 해설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데일리e스포츠를 통해 글로 독자 여러분들을 만나게 된 이유는 바로 저그 대 저그전(이하 저저전)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저그 출신 해설자라 그런지 몰라도 저저전대한 애정이 다른 해설 위원들보다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빨리 끝난다고 여타의 동족전보다 홀대 받았던 저저전대한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저저전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됩니다. 빌드 오더가 갈리고 저글링이나 뮤탈리스크 교전으로 끝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사이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전과 보이지 않는 자원 활용 등이 여타의 동족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는 대결이 바로 저저전입니다.

피디팝 MSL 4강이 4명의 저그로 채워지면서 4강은 물론 결승전까지 저저전으로 확정됐죠. 팬들 사이에서는 재미 없는 경기를 계속 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종족전보다도 재미있는 저저전에 대한 키포인트를 알고 있다면 이런 우려도 사라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저저전을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두 편에 나눠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저저전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 보시죠.

◆제3의 자원에 주목하라
테란과 프로토스는 미네랄과 개스라는 두 가지 자원만이 주어지는 것과 달리 저그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제3의 자원이 있습니다. 저그는 제3의 자원을 놓고 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곤 합니다. 테란과 프로토스에게 존재하지 않는 제3의 자원이란 아주 오묘합니다.

저저전에서 등장하는 제3의 자원은 바로 '라바'입니다. 유닛 숫자에 들어가지도 않고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자원이 바로 라바입니다. 저그의 모든 유닛이 탄생하는 기반이고 어떤 유닛이 탄생하느냐도 알 수 있는 중요 자원입니다.

레어업그레이드를 완료한 뒤 스파이어가 완성되기 전까지 대략 20개의 라바가 소요됩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저글링과 드론 수를 조절합니다. 드론을 활용해 어떤 방어타워를 선택하고 건설하게 되는지도 중요하겠죠.

현재 저저전에서 알려진 다양한 빌드오더는 결국 라바의 개수를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또한 유닛을 잃는 것도 단순히 자원 손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라바의 손실이라는 것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죠.

저저전의 가장 큰 키포인트, 바로 라바의 효율적인 활용을 자세히 지켜본다면 초반부터 눈을 뗄 수 없을 것입니다. 같은 빌드 오더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라바의 활용이 다르면 전혀 다른 운영이 될 수 있음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버로드와 저글링으로 초반 전략 파악
독자 여러분들은 저저전에서 전략 대결은 언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빌드를 선택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저전은 상대방 빌드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는 시점부터 치열한 전략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래야지만 자신이 공격을 해야할지 수비 모드를 갖춰야 할지 라바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빌드를 확인하는 시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오버로드나 드론으로 상대 진영을 확인할 때, 내 저글링이 상대방의 저글링 숫자를 확인할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양쪽의 두 번째 오버로드가 서로 교차할 때입니다.

처음 두 가지 사례는 상대 진영을 직접 정찰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전략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나 마지막의 경우 두 번째 오버로드 교차 시점에서는 대체 어떻게 상대 빌드를 유추할 수 있을까요? 이것도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두 번째 오버로드가 서로 가운데서 만난다면 서로 9드론처럼 드론을 적게 생산한 빌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 저글링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드론을 생산하며 부유하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죠. 첫 번째 오버로드가 마주친 경우 두 번째 오버로드가 늦게 온다면 상대는 9드론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비슷한 타이밍에 만난다면 9드론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를 역 이용해 두 번째 오버로드를 일부로 늦게 보내 상대가 9드론을 의심하게 하는 심리전을 걸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저그 대 저그전은 두 번째 오버로드 정찰 타이밍 하나에서도 심리전과 빌드 오더를 알아차리려는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개됩니다.

두 번째 오버로드가 마주칠 때부터 선수들은 상대방 빌드를 유추하게 되고 그에 따라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저저전의 라바 선택 싸움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앞으로 저저전을 지켜볼 때 초반 3분은 눈이 뚫어져라 경기를 지켜보실 겁니다. 각각 선수들의 입장에서 상대 빌드를 예측해 보고 저글링 6기만 보고도 빌드를 알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저저전을 재미있게 보는 포인트 중 남은 두 가지 포인트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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