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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개인리그 우승자의 하루 천하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스타리그 우승자 정명훈과 MSL 우승자 신동원의 공통점이 있다면?

개인리그 우승을 달성한 다음날에 프로리그를 치렀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두 졌고 게다가 우승을 차지할 당시 제압했던 종족전에서 패했다.

SK텔레콤 정명훈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칸 송병구를 광주에서 3대0으로 완파했다. 30일에 삼성전자 칸과의 프로리그 경기에 최종전에 나선 정명훈은 송병구를 재차 상대했고 완패했다.

19일 피디팝 MSL 결승전에서 삼성전자 차명환과의 경기를 갖고 3대1로 승리하며 우승한 하이트 신동원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일 프로리그 화승전에서 7세트에 출전한 신동원은 저그 박준오에게 패하면서 하루 천하를 맞았다.

정명훈과 신동원이 갖는 공통점은 상황에 기인한 바 크다. 개인리그 결승전을 치르고 우승을 차지한 다음날 곧바로 프로리그에 나서야 했다. 개인리그에서 이름을 드높인 선수들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리그에 출전해야 하는 일정은 소화하기 쉽지 않았고 개인이나 팀으로서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았다.

데뷔 첫 개인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상황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살려 플레이했던 두 선수였고 우승한 뒤 긴장감이 풀렸을 가능성이 높다. 또 상대팀 선수들로서는 개인리그 우승자를 잡을 경우 반대급부의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여느 경기보다 집중력을 끌어 올려 준비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가 예견되어 있었다.

정명훈과 신동원의 소속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조치를 취했다. SK텔레콤과 하이트 모두 개인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 뒷풀이 시간을 짧게 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썼다. SK텔레콤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결승전을 마친 뒤 곧바로 상경했고 하이트 또한 팬들에게 짧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프로리그를 위해 연습실로 복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날 패했으니 '하루 천하'라는 혹평을 들을 수밖에 없다.

개인리그 결승전에서 패했던 종족에게 다시 패하면 우승자로서의 자존심이 상한다. 팬들의 평가 또한 개인리그 우승자에 대해 인정해주기 보다는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라며 야박해진다.

개인리그 우승자들에게는 '저주'가 따라 붙는다. 이전까지는 바로 다음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개인리그 간에 존재하는 저주이지만 이제는 프로리그라는 상시 리그가 존재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방심할 여유가 없다. 바로 다음날 열리는 대회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생겼다.

2010년 한 해 동안 이영호와 이제동이 대부분의 리그를 싹쓸이하면서 대단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유에 대해 정명훈과 신동원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언제 프로리그에 나서더라도 굳건한 모습을 보이면서 강자로서의 입지를 계속 유지했기 때문이다.

비록 한 경기를 패했다고 해서, 게다가 결승전 다음날 경기에서 졌다고 해서 개인리그 우승자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 상황에 처하면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라도 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인리그를 제패한 강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달라는 부탁은 하고 싶다. 정명훈과 신동원은 제2의 '택뱅리쌍'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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