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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이성은의 야심작 '옵티컬 플레어'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바이오닉 활용도 극대화 위해 연구중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2주에 한 번 정도 '핀포인트' 코너를 통해 인사드리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이글아이'를 통해 예상 코너를 쓰고 있는데 독자 여러분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핀포인트' 코너에 대해서는 그다지 반응이 없네요. 사실 게임 전문가가 아닌 일개 기자가 선수들의 플레이를 평가하고 분석하며 조명한다는 일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자의 장점은 선수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전략의 특징과 장단점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죠. 이를 전달하는 것도 제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남윤성이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플레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듣고 정리해서 전달하는 코너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핀포인트' 코너는 공군 에이스 이성은이 폭스 신노열과의 프로리그 경기에서 보여준 '옵티컬 플레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플레이에 대해 조명해보겠습니다.

3월7일 경기였습니다. 공군과 폭스의 경기에서 폭스 선봉으로 출전한 신노열이 3킬을 이어가면서 올킬에 도전했습니다. 상대는 공군의 마지막 희망 이성은이었죠. 공군은 이번 위너스리그에서 5번의 올킬을 당한 아픔을 갖고 있었기에 이성은에게는 올킬 저지라는 1차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전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신노열은 앞마당 확장을 가져가면서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갔고 이성은은 다소 위축된 듯 본진에서 테크트리를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플레이했습니다. 신노열은 뮤탈리스크를 띄웠고 일점사를 통해 이성은의 머린을 사냥했습니다. 이성은이 배럭을 늘리면서 바이오닉 병력을 충원하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모인 병력은 많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저그와 테란전의 구도로 흘러갔고 신노열은 럴커 확보 이후 조이기에 들어갔습니다. 이성은은 탱크 생산을 하지 않은 채 스타포트를 2개 건설한 뒤 사이언스 베슬을 모았습니다. 전형적인 '구름 베슬' 체제로 보였죠.

일반적이었던 구도는 이성은이 메딕의 옵티컬 플레어 기능을 개발하면서 전기를 마련합니다. 바이오닉 병력을 모으던 가운데 개스와 미네랄이 남자 이성은은 옵티컬 플레어를 개발합니다. 이미 바이오닉의 스팀팩과 사정거리 업그레이드는 완료됐고 아카데미에서 옵티컬 플레어 개발을 누른 거죠.

이성은은 바이오닉 병력을 계속 모으는 동안 옵티컬 플레어를 썼습니다. 저그가 오버로드를 배치하며 테란의 이동 타이밍을 재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병력이 진출하면 성큰 콜로니를 짓든지, 럴커를 전진배치하든지, 디파일러의 업그레이드 개발 타이밍을 앞당기든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거죠. 이성은은 옵티컬 플레어를 사용하며 저그의 시야를 없애 버렸습니다. 옵티컬 플레어를 맞은 유닛은 시야가 1이 되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되어 버리죠.

저그의 눈을 멀게한 이성은은 바이오닉 대군을 이끌고 치고 나갑니다. 중앙 지역을 장악한 뒤 12시 지역으로 병력을 빼는 듯하면서 신노열의 주병력이 방어에 동원되도록 만든 뒤 9시 지역을 공격하며 허리를 잘랐고 앞마당까지 진입해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이성은이 옵티컬 플레어를 썼다는 사실은 신노열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이성은의 역올킬을 저지하며 폭스가 승리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신노열은 "오버로드를 띄워 놓았는데 테란의 진출 타이밍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나중에 보니까 옵티컬 플레어를 맞아 시야가 좁아져서 진출을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를 옵저버하는 사람들도 오버로드를 찍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 이성은의 전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옵티컬 플레어를 쓴 테란은 많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초창기에 임요환이 옵티컬 플레어를 프로토스의 옵저버에 모두 걸고 레이스로 캐리어를 상대한 적도 있었고 2년 전 09-10 시즌 이재호가 프로토스전을 치르면서 옵티컬 플레어를 프로토스의 옵저버에 사용해서 벌처의 마인을 제거하지 못하도록 귀찮게 한 경기도 기억이 납니다.

저그전에서 옵티컬 플레어를 쓰는 전술은 앞으로 자주 나올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저그 선수들은 초반에 상대 진영에 보내는 오버로드에 매우 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어떤 종족을 상대하든지 오버로드를 좋은 치에 띄워 놓게 되면 공격 타이밍과 조합을 확인할 수 있고 발 맞춰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성은의 옵티컬 플레어도 이와 같은 저그의 특성을 감안해서 선택된 것입니다. '벤젠'의 경우 앞마당 지역에 놓인 방어벽 지역에 저그가 오버로드를 띄워 놓을 경우 레이스를 생산해야만 잡아낼 수 있습니다. 중후반까지 나갈 생각이 없었던 이성은은 메딕의 마나가 남아 돌 것이라 생각했고 옵티컬 플레어를 개발하면서 마나를 소비할 방법을 구상한 것이지요.

이성은은 경기가 끝난 다음 날 데일리e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옵티컬 플레어 개발 시점을 앞으로 당기는 전략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오닉 병력의 활용도가 중후반전으로 흘러가면 떨어진다는 판단에 다른 테란 선수들이 늦은 타이밍에 메카닉으로 전환하는 등 특이한 빌드 오더를 만들고 있지만 이성은은 바이오닉 병력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네요.

이성은의 연구 결과가 하루 속히 나와서 저그를 상대하는 테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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