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피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나이 공군 송동균 감독

[피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나이 공군 송동균 감독
"공군 감독은 얼굴 보고 뽑는 것 같습니다. '훈남'들이 즐비하네요. 새로 오실 감독님도 훈훈한 외모의 소유자더라고요."

온게임넷 해설자들이 경기장을 찾은 송동균 중위를 보고 처음 한 말이다. 벤치에 앉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해설자들은 물론이고 팬들 역시 "또 한 명의 '훈남' 탄생"이라며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송동균 중위는 화면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밝았고 웃음이 많았다. 웃는 모습을 보면 마치 2PM의 우영을 연상케 한다. 잘 생겼다고 하자 송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절대 인터뷰에 내지 말아 달란다. 아직 정식으로 팬들에게 인사 하기도 전에 악플 세례를 받기는 싫다며 애원했지만 이 사실이 알려져도 욕먹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그는 공군 에이스 훈남 감독이기 때문이다.

항공대를 졸업하고 관세사를 준비하던 그가 갑자기 공군 에이스 감독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상상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연신 행복함을 표한 그의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자.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한 소년
1985년생인 그가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때다.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던 송 감독은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사귀면서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갔다.

"아마추어 대회도 자주 나갔어요(웃음). 길드 활동도 오래 했죠. 주로 팀플레이 대회를 많이 나갔는데 우승 경력도 꽤 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공군 에이스를 거쳐간 감독들 가운데 제가 스타크래프트 실력으로만 보면 1등일거라 자신합니다(웃음). 물론 프로게이머가 될 수준까지는 아니고요(웃음)."

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접했을 때부터 프로토스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다른 종족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랜덤을 해본 적도 없다. 오직 프로토스만 고집했다. 송 감독의 프로토스에 대한 애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프로토스가 좋은 것을 어떻게 해요(웃음). 이유를 물어보는데 이유가 없이 그냥 끌렸습니다(웃음). 프로토스를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같은 마음일걸요(웃음). 친구들이 저그로 전향하라며 꼬셨지만 넘어가지 않았죠. 지금까지도 프로토스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면서도 공부를 게을리 한 적은 없다. 송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에도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고 원하던 항공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교에서도 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던 친구들과 매일 어울리며 게임을 즐겼다. 그의 인생에서 스타크래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프로게이머를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공군 감독? 상상 속의 직업이었죠"
송동균 중위가 공군에 입대하기 전 최초로 공군 에이스가 창단했다고 한다. 송 감독은 그 모습을 보면서 e스포츠 팬으로서 정말 기뻤다고 회상했다. 선수들의 군입대 문제가 해결됐고 자신이 곧 입대할 곳에 e스포츠 팀이 생겼다는 자부심이 컸다고 한다.

[피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나이 공군 송동균 감독


공군 에이스 감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감히 꿈도 꿔보지 못했단다. 그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고 꿈을 꾸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저 공군 에이스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꼈다.

"감독이요? 정말 조금도 욕심을 내 본 적이 없어요(웃음).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꿈이었습니다. 공군 에이스 감독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에요. 경쟁도 치열하지만 상부에서 허락해야만 가능하죠 전임 감독의 전역 시기와 제가 지원할 수 있는 시기가 맞아 떨어져야 하거든요. 확률로 치면 백 만분의 일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입대하고 나서도 제가 감독 자리에 앉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꿈이 현실이 되고 나니 송 감독은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많은 상황이 톱니바퀴처럼 딱 들어맞았고 운명처럼 감독 자리에 오르고 나니 송 감독은 운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마냥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변의 반대가 은근히 심했던 것이다.

"꿈에 그리던 공군 에이스 감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쉽지만은 않았어요. 관세사 공부를 군대에서도 계속 하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공군 에이스 감독을 맡게 되면 아무래도 불가능하겠죠. 현재 1차에 합격한 상황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제대 하자마자 2차 시험을 보려면 감독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죠. 사실 흔들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상상 속에서 꿈 꾸던 일이 현실이 됐고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인생에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가 생기는 것이라 스스로를 설득했죠."

◆행운의 사나이
송동균 중위는 자신을 "행운의 사나이"라 표현했다. 감독을 할 수 있게 된 것부터 행운이 시작되더니 자신이 들어오는 시기부터 공군의 성적이 최고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 감독이 가질 수 없었던 프로게이머 출신 전임 코치까지 생겼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에서 감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선임들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하나 얹기만 하면 되는 셈이죠(웃음). 운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들어오는 시점에 공군이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고 선수층도 안정돼 가고 있잖아요.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가 들어왔다는 것도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입니다. 계속되고 있는 행운이 공군 에이스에도 그대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송 감독은 매번 이어지는 행운에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선임들의 엄청난 노력으로 만들어 놓은 공군을 물려 받은 상황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행복하기만 했던 송 감독은 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할 정도로 고민에 빠졌다. 지금의 공군을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군이라는 팀을 지휘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에요. 선례도 없죠. 내가 가는 길이 곧 선례가 되잖아요. 실패를 거울 삼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요. 즉 실패를 하지 않는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아요. 다음 시즌 그리고 또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송 감독은 스트레스와는 담을 쌓았다. 워낙 긍정적인 성격인데다 좋아하고 꿈 꾸던 일을 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 송 감독은 즐기는 자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송병구-허영무 "컴온"
프로토스를 편애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는 누구일까. 송 감독은 "삼성전자 송병구를 정말 좋아한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송병구의 경기는 빠지지 않고 봤고 따라 하기 위해 애를 썼다. 삼성전자 경기는 웬만하면 생방송으로 보려고 노력했을 정도로 그는 송병구의 플레이에 반해 있었다.

"송병구의 플레이는 어설프지만 아마추어들이 따라 해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켜요. 저도 많이 따라 했어요(웃음). 지금 공군에 가장 필요한 종족이 프로토스인데 솔직히 욕심나요(웃음). 제가 부임해 있는 동안 송병구 선수가 올 일은 없겠죠? 그래도 꿈은 꿔볼 수 있는 것이잖아요. 송병구 선수가 공군에 왔으면 좋겠어요(웃음)."

또 욕심나는 선수가 없냐고 물어보니 송 감독은 "같은 팀 허영무"라고 전했다. 송병구 덕에 삼성전자 경기를 워낙 많이 봐서 허영무에게도 매력을 느끼고 있단다. 그는 "송병구와 허영무가 공군에 동반 입대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피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나이 공군 송동균 감독


삼성전자 경기를 많이 봤기 때문인지 송 감독은 공군에 오자마자 이성은에게 왠지 정이 갔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고향도 같고 집도 10분 거리에 있는 동네 사람이었단다. 송 감독 입장에서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처음에는 이성은 선수가 생각보다 키가 커서 놀랐어요(웃음). 매번 앉은 모습만 보다 보니 이렇게 클 줄은 몰랐거든요(웃음). 저는 아무래도 삼성전자와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웃음)."

◆다음 시즌은 포스트시즌 간다
송동균 감독의 꿈은 지금까지 공군 에이스를 맡았던 감독들의 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군을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올리고 나아가서는 결승에 진출시키는 것이 송 감독의 목표다. 그리고 다른 감독들에 비해 송 감독은 그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가장 높다.

"선임들이 워낙 터를 잘 다져놓아 주셨죠. 저는 운이 좋아요. 꿈을 이루기 위한 변는 위너스리그라 생각합니다(웃음). 다음 시즌에는 한 번만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농담이고 위너스리그에서도 공군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비시즌에 특별 훈련을 할 예정이에요. 다른 프로게임단보다 더 노력해야 가능한 목표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 겁니다."

그가 꿈꾸는 공군의 완성체는 어떤 모습일까. 공군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상상 속에서 가능한 꿈을 현실로 이뤄가고 있는 송동균 감독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학교 때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던 한 소년이 꿈을 이뤄가는 모습 지켜봐 주세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 1패 +29(34-5)
2T1 15승 3패 +24(32-8)
3한화생명 15승 3패 +19(30-11)
4KT 11승 7패 +8(26-18)
5DK 9승 9패 0(21-21)
6광동 7승 11패 -7(18-25)
7피어엑스 6승 12패 -11(16-27)
8농심 4승 14패 -16(14-30)
9디알엑스 3승 15패 -21(11-32)
10브리온 3승 15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