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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토크] 도둑이 제 발 저린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순진한 선수들은 현장을 들키지 않았음에도 행동과 말투만으로 모든 것을 짐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프로게이머 A 역시 순진한 성격 덕에 중대한 비밀을 들켜버렸습니다. 워낙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A의 우직함이 만들어낸 '자발적인 비밀 폭로'인 셈이죠.

데일리e스포츠의 한 기자는 A가 속한 팀의 다른 선수를 취재하기 위해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하필 그날 비가 내리고 있었고 우산을 쓰고 들어가던 기자는 급하게 나오는 A와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A의 복장은 너무나 깔끔하고 단정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러 급히 나가는 모양이었죠. 기자는 별다른 생각 없이 "누구 만나러 가니? 유니폼 모습만 보다가 사복 입은 모습을 보니 달라 보이네"라고 인삿말을 전했습니다.

사심 없이 던진 인사에 A는 과민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치 물건을 훔치다 들킨 사람처럼 어쩔 줄 몰라 했던 거죠. 우물쭈물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죠. 말까지 더듬으며 "그…그냥 저..점심 먹으러 가요"라고 이야기 하는 A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쪽은 기자였습니다.

이상하리만큼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인 A에게 기자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여자친구 만나러 가는구나"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일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자 마자 A는 귀까지 벌겋게 달아 오르며 대답을 하지 못했죠. 한 순간에 진실을 인정해 버린 거죠. 상황을 파악한 기자는 점심을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끝으로 황급히 숙소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한 마디의 인삿말에 속마음을 들켜버린 A의 순진함은 이미 코칭 스태프에게도 모두 알려져 있죠. 그가 거짓말을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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