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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4편

◇프로리그가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

PART1. 10-11 시즌 어떻게 볼것인가
PART2. 글로벌화와 국산 종목 추진 성과
PART3. 블리자드 지재권 협상 타결 의미
PART4. 한국 e스포츠 위기 원인은 무엇인가
PART5.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위한 동력

데일리e스포츠는 e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일간지 전문 기자들과 함께 한국의 e스포츠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2010년과 2011년 유난히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한국의 e스포츠 업계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향후 발전 방향까지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노컷뉴스, 스포츠경향,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등 e스포츠를 다루는 신문사의 담당 기자들이 시간을 내서 대담에 임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의 이택수 편집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노컷뉴스 지봉철, 스포츠경향 조진호, 스포츠서울 김진욱, 스포츠조선 남정석, 일간스포츠 권오용 기자가 대담에 참가했습니다.

e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들은 한국 e스포츠의 현황과 문제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4편은 1편부터 3편까지 진단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대해 기자들이 갖고 있는 해결 방안을 모아봤습니다.


◆악재의 원인은?

◇8월 말 공식적으로 해체를 발표한 위메이드 폭스

사회=프로게임단이 해체를 결정했고 MBC게임의 경우 채널 전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타리그나 MSL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후원사를 잡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스포츠계 전반적으로 위기가 닥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무엇이 원인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까요?

김진욱(이하 김)=올드한 트렌드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물론 오래된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회를 꾸려가는 방식이 올드한 트렌드를 계속 이어가고 있기에 팬이나 시청자들에게 새로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권오용(이하 권)=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부정적인 이슈들이 e스포츠 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업체들이 사회적으로 공헌을 하지 못하고 있고 유관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죠. 후원사를 구하려고 하면 게임 중독을 곧바로 연상시키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스포츠가 게임에서 파생된 분야이기에 어느 정도 게임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금 상황은 심각하다고 봅니다.


◇스포츠경향 조진호 기자


조진호(이하 조)=콘텐츠로서의 매력을 잃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프로게임단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기에 철수하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최고 스포츠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야구의 경우 한 시즌에 200만 명 수준까지 팬이 줄었을 때 어떤 기업도 운영하려 하지 않았죠.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등 해외 대회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내면서 다시 팬이 늘어나면서 경쟁력을 되찾은 야구의 전례를 e스포츠에도 이식해야 한다고 봅니다.

권=실제로 e스포츠 팬층이 얇아졌다는 생각합니다. 한 게임단 관계자는 3~4년 전보다 30% 가량 줄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새로움을 못 줬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라고 봅니다.

김=플랫폼의 문제가 크다.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이 모두 나오는 곳이 한국에서 얼마나 될까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도 한 쪽만 나오거든요. IPTV 입점 등의 문제가 있을 때 슬기롭게 대처해서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이라도 플랫폼 다각화 전략을 꾀해야 합니다.

지봉철(이하 지)=초창기부터 가져온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죠. 지적재산권 문제를 초창기부터 해결하고 갔다면 분쟁이 생기지 않았겠죠. 정공법을 택했어야 하는데 쉬쉬하다가 갑자가 터지니까 충격도 그만큼 컸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서울 김진욱 기자
e스포츠 기자단 초대 간사


김=한국 기업들은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익을 내고 이윤을 추구하기 보다는 홍보 효과를 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지속적인 투자가 시행되어야 하고 그 이후에 다른 부분에서 수익이 납니다. 스포츠단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포지셔닝하고 다른 파트에서 수익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지요. 프로게임단 자체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매우 근시안적인 판단이라고 봅니다. 물론 e스포츠가 관중들로부터 돈고 있지 않기에 게임단에게는 수입으로 잡히는 부분이 전혀 없지만 더 많이 쓰고 더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심는다는 쪽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 e스포츠계 사공이 많다?
사회=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터지는 시기입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것인데요. 원인은 앞서 다각도로 분석을 했기에 해결에 대해 고민의 방향을 돌려보죠. 어찌됐든 e스포츠계의 대표성을 가진 조직인 협회가 주축이 되어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권=4기 협회장이 취임했지만 3기와의 차별점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비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3기 협회장이 하려고 했던 것은 회장사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회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려고 했던 것 같은데요. 회장사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죠. 이로 인해 협회는 중요 사안이 터졌을 때 힘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힘있는, 재력있는 회장사가 협회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야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협회의 구성원인 이사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은 다양한 의견의 수렴을 통한 정책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아직은 중심을 잡고 가는 누군가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난국에서는 더욱 그렇죠.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지=사공이 많으면 여러가지 일을 나눠할 수 있는 주체가 많아져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물론 평화로운 시기, 번영의 시기에 해당하는 일이지만요. 주체가 많으면 위기에 봉착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추력을 얻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협회를 비판하는 세력들이 있지만 이들도 e스포츠의 구성원이라면 협회가 난국을 돌파하는데 있어 어떤 해법이 있는지 제안해야 하고요. 현재 한국 e스포츠의 명맥을 이어가는 주축이 협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조직이 무너지면 다른 쪽은 자연히 사그라집니다.

김=협회가 e스포츠 전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협회가 주관하는 프로리그를 1년 내내 치러야 하고 등록 선수들을 관리하고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도 해야 하죠. 여기에 신규, 퇴출 종목에 대한 고민과 수시로 일어나는 상벌에 대해서도 처리해야 하죠. 1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을 다 동원해도 손이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에는 업무에 대한 정확한 배분이 필요하죠. 프로게임단 사무국들은 프로리그의 활성화와 인기도 유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같은 것은 새로운 연맹을 창설해서 과감하게 떨쳐 내야 합니다. 국제 부문을 IeSF가, 장애인 e스포츠의 진흥을 장애인 연맹이 담당하듯이 말이죠. 협회가 중심 축을 잡아주면서 다른 조직들과의 연결 고리 역할만 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봅니다.


◇일간스포츠 권요용 기자
2008년 e스포츠 기자단 간사


권=협회를 하고 있는 회장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3기에서 SK텔레콤은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협회의 자생력을 위해서 관여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방치하면서 서로간의 질시와 반목만 생긴 상황입니다. 특히 승부조작 문제나 지적재산권 분쟁 등 2010년 초에 생긴 문제에 대해서 회장사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빨리, 덜 충격을 주며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3기에서 부족했던 협회장사 SK텔레콤이 이번 위기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남정석(이하 남)=각종 협단체에서는 돈을 가진 사람의 말을 따릅니다. KBO가 재정적 주도권을 갖고 있기에 KBA에는 KBO의 말을 철썩같이 듣습니다. 대한축구협회에는 산하에 여자축구연맹, 중고축구연맹, K리그 사무국 등 여러 협단체가 있는데 대한축구협회 건물의 사무실을 쓰고 있죠. 그리고 운영비까지 지원합니다. 그러니까 축구 행정의 핵심은 대한축구협회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지요.

지금 상황에서 e스포츠협회의 예산은 매우 적습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모든 연관 단체들을 휘하에 둘 재력이 없습니다. 돈도 없고 권위도 부족한 상황이죠. 그렇다면 관련 업무를 떨어내고 다들 독립을 시켜야 합니다. 최소한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고 상호 협력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선회해야 합니다.

협회장사를 맡고 있는 SK텔레콤도 이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3기 때 매년 1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여했다고 하는데 어디에 썼는지 보이지를 않습니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를 후원했고 IeSF에 5억원 가까이 자금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드러난 효과가 없습니다. 차라리 화끈하게 투자하고 화끈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가는 것이 낫지 않나요? "역시 대기업 SK텔레콤이야"라는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대인배로서 입지를 굳히고 e스포츠의 기반을 만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는다면 SK텔레콤도 좋잖아요? e스포츠에 대한 회장사의 애정과 관심,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협회 시스템 정비해야
사회=여러 협단체를 보면서 협회장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무총장제가 병행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협회장사에서 내려온 상임 이사가 협회의 주된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국e스포츠협회는 회장사가 있지만 사무총장에게 주요 업무를 맡기면서 난맥생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권=2기 협회장인 김신배 사장 시절에는 상임 이사가 협회를 맡아서 협회장사와 긴밀히 커뮤니케이션을 했습니다. SK텔레콤이 주도하는 협회가 주도권을 가져가려 했고 의지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무총장 제도로 바뀌면서 SK텔레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책임의 한계가 존재하는 사무총장 시스템이라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조선 남정석 기자
2007년, 2010년 부터 현재까지 e스포츠 기자단 간사


남=회장사가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보입니다. 2기 협회를 SK텔레콤이 맡았을 때에는 방향성이 있었습니다.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고 그 결과 프로리그의 통합, 기업들의 게임단 인수 등 많은 것을 이뤘죠. 그러나 3기 협회부터 협회장이 1년마다 바뀌면서 SK텔레콤의 역할이 축소됐죠. SK텔레콤의 내부 인사에 의해 협회장이 바뀌면서 연속성이 사라졌습니다. 4기 협회를 맡은 김준호 협회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전에 만들어 놓은 로드맵을 그대로 따라 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하겠다, 현안이 무엇이니까 이쪽에 주력하겠다라는 의지의 표명은 없었습니다.

지=SK텔레콤이 협회장사를 하고 있으면서 사무총장 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은 모순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무총장은 이사사들의 승인으로 이뤄지기에 의사를 모으는 역할에 충실할 뿐, 새로운 이슈를 만들거나 특별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추진력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난제가 도출되었을 때 주도적으로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입장인 거죠. 이러다 보니 보신주의가 문제가 되기도 하고 책임성이 적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4기 협회가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지켜보겠지만 중요한 점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입니다. 협회장사인 SK텔레콤이든, 협회를 계속 끌고 가고 있는 사무국이든 책임성을 갖고 게임단을 인수할 기업을 찾든, MBC게임 쪽에 압박을 넣어서 게임 채널을 유지하든, e스포츠에 대한 편성을 만들어내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거죠.

김=현재 협회가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을 당장 뜯어고치는 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회장사가 존재하면서 사무총장이 병행되는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하면 최고의 답을 낼 수 있을지 역할 분담을 정확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5)편에서 계속

[정리=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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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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