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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송병구가 보여준 정보의 중요성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의 1라우드 4주차 MVP 삼성전자 칸 송병구.

김택용전에서 프로브 넘기기 통해 본진 정찰 성공
공격 타이밍 앞당기며 백병전서 유리한 고지 점거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빠른 손놀림으로 정보전 압승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의 1라운드가 거의 마무리되어 갑니다. 4주차까지 진행됐는데요. 이번 주 MVP는 삼성전자 칸 송병구입니다.

송병구는 이번 시즌 들어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5년 데뷔한 이래 송병구가 프로리그에서 이처럼 강한 면보를 보인 시즌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난 10-11 시즌 40승을 넘으면서 프로리그에 대한 감을 찾은 것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지난 17일 송병구는 SK텔레콤 T1과의 경기에서 평생의 라이벌 김택용을 상대했습니다. 1세트 '아웃라이어' 맵에서 대결을 펼쳤는데요. 이 경기에서 김택용을 꺾은 송병구는 경기 MVP로 선정됐고 주간 MVP 경쟁에서도 다른 선수들을 압도적으로 물리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송병구의 물 오른 프로토스전 실력을 함께 감상하시죠.

◆데자뷰?
송병구와 김택용의 경기였지만 지난 주 '핀포인트'를 통해 다뤘던 웅진 윤용태와 SK텔레콤 김택용의 경기가 연상됩니다. 우선 스타팅 포인트부터 비슷합니다. 김택용이 위치한 8시 지역에 윤용태가 자리했고 송병구가 위치한 4시 지역에는 김택용이 자리했죠.


◇앞마당에 넥서스를 건설하는 SK텔레콤 김택용.

그 때 승부를 갈랐던 요인이 바로 앞마당 확장 기지의 확보였습니다. 윤용태는 김택용이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없다고 생각하고 게이트웨이를 1개만 유지한 뒤 앞마당에 넥서스를 지었습니다. 김택용이 공격하러 올 경로가 중앙 지역을 거쳐 넓은 곳밖에 없다고 판단한 윤용태는 드라군과 질럿으로 확인하면서 공격 시점을 쟀습니다. 앞마당 확장 기지에서 자원 채취를 시작하고 리버를 확보할 때까지 윤용태는 김택용의 공격을 원천봉쇄하면서 병력 수에서 압도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그런 의미에서 데자뷰였습니다. 김택용이 윤용태의 역할을 맡았고 송병구는 김택용의 역할이었습니다. 전략도 똑같았죠. 김택용은 1개의 게이트웨이를 지은 뒤 앞마당 확장을 시도했고 송병구는 게이트웨이를 3개까지 늘리면서 타이밍 러시를 시도했습니다.


◇송병구는 3개의 게이트웨이를 지으면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불발된 첫 공격
송병구가 선택한 전략을 극단적이었습니다. 김택용의 앞마당 확장 시도를 확인한 송병구는 게이트웨이를 3개까지 늘리고 한 번의 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 질럿 2기를 확보했고 드라군을 충원한 송병구는 계속해서 김택용의 병력 숫자를 체크했습니다. 3개의 게이트웨이에서 드라군이 한 번씩 생산됐을 때 치고 들어갈 심산이었던 거죠.

송병구는 프로브 한 기로 김택용의 병력 숫자를 확인합니다. 중앙 지역과 앞마당 지역의 사이에 프로브를 배치하면서 숫자와 배치 진영 등을 알아보려 한 것이죠. 김택용은 드라군 3기만을 앞으로 빼놓으면서 사전에 막으려 하지만 송병구를 프로브를 퇴각시키면서 계속 살립니다.

첫 공격은 질럿 2기와 드라군 5기가 모인 시점에 시작됩니다. 중앙 지역에 병력을 배치한 송병구는 자신의 정찰 프로브를 잡기 위해 김택용의 드라군 3기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공격을 시도합니다. 병력을 보자마자 일점사를 시도한 송병구는 김택용이 당황한 나머지 랠리 포인트를 잘못 지정한 드라군 한 기를 손쉽게 잡아냅니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송병구는 김택용의 앞마당까지 과감하게 파고 듭니다. 확장을 먼저 가져간 김택용보다 게이트웨이를 대거 늘린 송병구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시점이기에 망설임 없이 공격을 시도하죠. 그러나 첫 공격은 프로브를 대동한 김택용의 수비에 의해 실패하고 맙니다.

◇송병구의 첫 드라군 공격이 프로브를 동원한 김택용의 수비에 의해 막히고 맙니다.

◆뒤돌아보지마
3개의 게이트웨이를 먼저 지으면서 공격한 쪽이 수비에 의해 막힐 경우 프로토스는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확장 기지를 따라가면서 중후반을 노릴 것입니다. 자원을 두 곳에서 채취하는 쪽과 한 쪽에서 채취하는 쪽의 격차는 금세 벌어지기 때문이죠.

그러나 송병구는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미 확보한 로보틱스에서 셔틀과 리버를 확보하고 게이트웨이에서는 드라군을 연이어 생산합니다. 뒤늦게 확장 기지를 가져가며 따라가봤자 승산이 크지 않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올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송병구는 김택용의 체제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도박수를 썼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셔틀을 확보한 송병구가 미네랄 필드 뒤쪽에 프로브 한 기를 내려 정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브가 승리의 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첨병이 된 프로브
셔틀을 확보한 송병구는 프로브 한 기를 태워 6시 지역으로 보냅니다. 미네랄로 막혀 있는 지역을 넘겨 프로브를 들여 보낸 송병구는 김택용의 병력 숫자와 체제를 모두 알아챘습니다.

김택용의 본진에 들어간 프로브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리버는 아직 생산되지 않았고 셔틀까지만 보유됐다는 사실을 송병구에게 알려준 것이지요.

이 정보가 송병구의 판단에 큰 영향을 줍니다. 확장 기지를 포기하면서 병력을 모았기에 수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셔틀과 리버까지 갖췄기에 전투를 펼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프로브가 정찰을 성공했을 때 송병구는 중앙 지역을 거쳐 9시 지역에 병력을 보내 놓았기에 곧바로 전투를 시작합니다. 김택용의 드라군보다 먼저 공격을 시도했고 리버가 최단거리를 활용해 전장에 투입되면서 화력을 극대화시켰죠.

◇송병구의 리버가 김택용의 프로브를 폭사시켰습니다. 승리의 세리머니나 다름 없었죠.

드라군만으로 싸웠을 때에는 김택용이 프로브를 대동해서 송병구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리버가 충원된 시점에는 더 이상 수비에 동원할 부수적인 유닛이 없었기에 송병구는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정보의 중요성
실제 전쟁에서도 정보는 승패를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합니다. 21세기 군 체제에서도 상당히 큰 금액을 들여 관측기를 제작하고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죠. 정보를 먼저 점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송병구가 공격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6시 지역을 통해 김택용의 본진으로 난입한 프로브 덕입니다. 이 경로를 통해 프로브가 정찰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두 번의 밀치기-파일런을 짓다가 취소하면서 프로브를 넘기는 일-를 시도하든, 프로브 두 기로 비비기-한 기의 프로브가 미네랄을 채취하고 있고 한 기가 미네랄에 달라 붙었다가 이동 명령을 내리면서 미네랄 필드를 넘어오는 일-를 하든, 셔틀로 김택용의 본진에 떨구는 방법 등입니다. 몇 가지 변수는 더 있겠지만 대강 방법을 찾자면 이 정도입니다.

송병구는 셔틀을 활용해 첫 미네랄 필드를 통과합니다. 두 번째 미네랄을 어떻게 넘겼는지는 화면에 나오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파일런을 지어서 넘어갔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방법이야 어쨌든 송병구가 경기 중반에 프로브를 넘겨 정찰을 해야겠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실행에 옮겨 성공함으로써 공격 타이밍을 잡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 덕분에 김택용을 잡아낼 수 있었고요.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송병구가 번잡한 정찰 과정을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는 경기 중에 해낼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송병구는 "손이 빨라져서 원하는 컨트롤을 다 할 수 있다"고 몇 차례나 자랑을 했는데요. 이번 경기에서야 말로 손이 여러 번 가는 일을 짧은 시간 안에 완벽히 처리하면서 주간 MVP를 수상했습니다.

◇항복을 선언한 김택용. 이 경기에서 보여준 멋진 플레이로 송병구는 주간 MVP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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