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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사회공헌의 일상화


프로게임단들이 어떤 부서에서 운영되고 있는지 자세히 아는 팬들을 그리 많지 않다. e스포츠라는 분야가 아직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스포츠단 소속인지, 홍보를 주로 하는 부서에서 맡는지, 사회공헌 분야에서 담당하는지 정확한 소속을 알기가 어렵다.

일반 프로 스포츠는 담당하는 종목이 여러가지일 경우 원활한 운영을 위해 스포츠단으로 일원화하는 경우가 많다. SK텔레콤이나 KT, CJ의 경우 스포츠단 산하에 프로게임단을 배치해서 스포츠의 일환으로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웅진은 홍보실에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고 STX는 사회공헌팀에 배속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콘텐츠 담당 부서에서 게임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공군은 중앙전산소 소속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부서에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목표는 같다. 기업 또는 상위 단체의 이름을 알리기 위함이다. 아직 e스포츠가 수익을 내고 있는 모델로 운영되고 있지 않기에 기업들-공군은 특수한 상황이기에 제외시켰다-은 홍보 효과를 더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큰 홍보 효과는 당연히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소속 선수나 소속 프로게임단이 개인리그나 프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선수나 팀 뿐 아니라 기업의 이름이 언급되기 때문이다.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기업은 언론이나 매체에 광고를 하기도 한다.

다른 방식으로 홍보 효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바로 어려운 사람을 도움으로써 미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공헌이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사회공헌을 통해 홍보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은 왜 사회공헌 활동으로 눈을 돌리는 것일까. 세금과 관련한 이슈가 있다고도 하지만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버는 집단이 아니라 사회에 환원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이미지를 준다면 상품만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게임단도 그동안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지금은 스포츠단에 들어가 있는 팀들이 많지만 과거에는 홍보나 사회공헌부서에서 게임단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e스포츠 업계를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회공헌 활동은 태안반도에 기름 유출 사태가 났을 때다. 2007년 12월 유조선이 충돌로 인해 원유가 유출됐고 반도 전체가 기름에 오염되는 일이 벌어졌다. 각계각층에서 기름 제거를 위해 자원 봉사를 시작했고 e스포츠계 또한 한국e스포츠협회와 게임단 소속 인사들이 대거 내려가서 작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메이크어위시재단에 속한 난치병 어린이들과의 연계 행사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봉사하는 일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들이 이뤄졌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프로게임단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이 뜸해졌다. 리그 일정이 빠듯하게 돌아가고 성적이나 순위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되면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뉴스들을 전달할 기회가 적어졌다. 사회공헌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느니 한 시간이라도 더 연습해서 우승, 1등을 해야 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준다는 생각이 뿌리 깊이 자리 잡은 것이다.

9일 트위터를 하다가 KT 롤스터 이지훈 감독이 트위터에 남긴 사연을 우연히 보게 됐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웹툰을 보다가 사연에 감동한 이 감독이 직접 돕겠다고 글을 남겼고 취재해 보니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내용이었다. 근이영양증이라는 병에 걸린 어린이의 꿈이 프로게이머라는 내용의 웹툰을 보고 나서 개인적이든, 게임단 감독의 지위를 활용해서든, 게임단이 속한 KT를 설득해서든 돕겠다는 취지였다.

이 감독의 글을 보고 인터뷰를 하면서 나눔은 해본 사람이 더 열심히 나선다는 생각을 해봤다. KT는 지난 해 12월말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백혈병에 걸린 한 어린이를 일일 프로게이머 자격으로 영입해서 하루를 같이 보냈다. 백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우정호를 생각하면서 돕겠다고 나섰지만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후 이 감독은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도울 것이 없는지 스스로 찾아 다녔고 프로리그 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도 나눔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눔을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기자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거나 누군가를 후원하겠다는 결정을 할 때마다 주머니 사정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한 번 나눔에 동참하게 되면 자부심을 갖게 되고 또 다시 나누고 싶어진다.

프로게임단들도 이와 같은 행사를 자주 열기를 바란다. 단순히 이웃 돕기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사진 한 장 찍히는, 홍보 효과가 목적이 아니라 프로게이머들이 이웃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기회가 필요하다.

성적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각박한 사회에서 시각을 다투며 경쟁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나 프로게임단이 이웃에게 손을 빌려주는 자리를 자주 가지므로써 마음 따뜻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일이야 말로 가장 큰 홍보 효과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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