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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핀포인트]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7드론 전략

◇스포닝풀을 건설했을 때 드론 6기로 자원을 캐고 있다면 7드론 전략입니다.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입니다.

지난 3주 동안에는 저그의 극단적 초반 전략인 4드론과 5드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저 몇 기의 드론에서 스포닝풀을 건설하느냐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분석하면 할수록 고도의 심리전과 순발력, 그리고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한 오히려 평범한 운영보다 더 어려운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4드론이나 5드론의 경우 신예들이 강한 상대에게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해 사용하거나 다전제에서 심리전으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 전략을 사용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더군요. 강한 저그들이 스타일을 다양화 하기 위해 일부로 4드론이나 5드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운영의 마술사'라 불렸던 박태민은 '당연히 박태민은 운영을 할거야'라고 생각하고 있던 상대의 허를 찌르고 다음 상대도 운영만이 아니라 초반 전략도 생각하게끔 만들기 위해 일부로 초반 전략을 사용하곤 했다고 하네요.

'최고의 저그'라 불리는 이제동 역시 스타일이 정형화되면 위험하다는 판단 때문에 가끔 초반 전략을 사용합니다. 잘하는 선수들은 경기를 워낙 많이 치르기 때문에 상대에게 수를 읽힐 가능성이 높고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타일을 다양화 하는 방법뿐인데요. 강한 선수들이 초반 전략을 사용하게 되면 상대가 당황하는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고 하네요.

오늘 알아볼 전략은 4드론과 5드론에서 파생된 7드론입니다. 생소하시죠? 7드론의 경우 선수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전략입니다. 게다가 초반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네요. 도대체 7드론은 어떨 때 쓰는지, 7드론 전략의 장점과 추후 운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15일 스타리그 2012 듀얼토너먼트 경기였던 KT 김성대와 8게임단 전태양의 경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7드론은 운영을 위한 전략?

대부분 9드론 이하에서 스포닝풀을 건설할 경우 초반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4드론이나 5드론이 운영형 전략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는데요. 그러나 만약 저그가 7드론을 선택했다면 이는 충분히 운영형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7드론은 말 그대로 드론 7기가 생산된 타이밍에 스포닝풀을 건설하는 전략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실효성이 없어 보이는 전략인데요. 4드론이나 5드론의 경우 경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지만 7드론은 정말 운이 좋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히 테란을 상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KT 김성대의 설명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김성대는 7드론 전략을 "상대에게 주도권을 가져 오기 위한 전략"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즉 경기를 끝낼 수는 없지만 상대가 생각한 전략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다 더욱 중요한 것은 7드론 플레이는 상대가 생각한 변수에 전혀 들어있지 않아 대처 방법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김성대가 전태양에게 7드론을 사용한 것도 바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함이었습니다. 전태양은 저그를 상대할 때 정석적으로 플레이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부분 테란들은 배럭을 건설한 뒤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올리며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전태양은 배럭 없이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건설하거나 본진 자원만으로 2개의 스타포트를 건설한 뒤 레이스를 생산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등 저그가 예측하지 못하는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선수입니다.

김성대는 전태양이 하고 싶은 데로 플레이 하게끔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해 7드론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김성대의 예상은 적중했고 전태양은 자신의 본진에서 수비만 하다 결국 항복을 선언하게 됐죠.

운영을 위한 전략인 7드론. 김성대의 경기를 보면서 7드론 운영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SCV를 최대한 견제하라!


◇당황한 전태양이 입구 지역을 막은 서플라이디폿을 지키지 못하고 김성대의 저글링 난입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성대는 7드론 전략을 선택한 뒤 저글링으로 입구 지역을 막은 서플라이 디폿을 파괴하면서 본진 난입에 성공합니다. 드론까지 동반한 김성대는 SCV가 자원을 원활하게 채취하지 못하도록 계속 괴롭히면서 테란이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저글링을 상대 본진으로 보낸 뒤 곧바로 앞아당에 해처리를 건설한 김성대.

7드론은 상대 본진으로 저글링 공격을 보내는 순간 앞마당에 해처리를 건설합니다. 7드론이 운영형 전략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죠. 김성대 역시 저글링을 보내자 마자 앞마당에 해처리를 지으면서 다음 전략을 선택합니다.


◇경기 초반 전태양의 일꾼이 제대로 자원을 채취하지 못하게 만든 김성대의 7드론 전략.

이에 비해 전태양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론이 다수 없어 가난하긴 하지만 김성대는 자신이 하려고 준비했던 전략을 물 흐르듯 진행했던 반면 전태양은 초반 자원 채취가 원활하지 않았던 탓에 빌드가 꼬여버리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김성대가 히드라덴과 스파이어를 동시에 건설하면서 전태양은 어떻게 수비라인을 형성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만약 김성대가 7드론을 하지 않았다면 전태양은 레이스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태양이 '글라디에이터'에서 레이스 전략을 자주 보여줬고 저그들은 알면서 당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나 김성대는 그런 전략을 초반 피해를 통해 사전에 차단하고 자원 채취도 방해하면서 전태양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김성대가 올인 공격을 펼칠 것이라 예상하고 터렛을 도배한 전태양.

김성대가 뮤탈리스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전태양은 터렛으로 본진과 앞마당을 도배합니다. 김성대의 뮤탈리스크만 막아 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계산한 전태양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터렛을 건설했습니다. 이정도 건설하면 김성대가 뮤탈리스크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태양은 곧바로 사이언스 베슬을 생산할 준비를 했습니다.


◇뮤탈리스크로 전태양의 일꾼을 집요하게 노린 김성대.

그러나 김성대는 뮤탈리스크로 집요하게 전태양의 일꾼을 노렸습니다. 7드론 전략을 선택했을 때도 초반 자원 채취를 최대한 방해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뮤탈리스크로도 일꾼 견제에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김성대는 마치 전성기시절 이제동의 뮤탈리스크 컨트롤을 보듯 저돌적이고 과감하게 전태양의 앞마당과 본진을 괴롭혔습니다.

여기서 전태양의 실수는 김성대가 2개의 해처리에서 올인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 착각한 데 있습니다. 7드론 전략을 사용한 김성대가 3가스를 가져가면서 후반을 도모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것이죠. 전태양이 터렛을 과도하게 건설한 이유도 김성대가 올인 전략을 선택할 것이고 그것이 막히면 끝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김성대는 7드론을 선택했을 때부터 운영을 생각했고 이미 2시 지역에 확장 기지를 가져간 후였습니다.


◇김성대의 뮤탈리스크 공격에 전태양은 본진 커맨드 센터를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다.

김성대의 뮤탈리스크는 전태양의 예상보다 많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전태양의 터렛밭을 초토화 시켰고 본진 커맨드 센터까지 들게 만들었습니다. 전태양은 결국 사이언스 베슬을 포기하고 발키리를 급하게 생산했지만 이미 김성대는 럴커를 보유한 상황이었습니다. 초반 7드론 전략에 당했을 때부터 전태양은 모든 주도권을 김성대에게 빼앗겼고 결국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신이 하고자 한 플레이를 하지도 못했습니다.

전태양은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지만 뮤탈리스크로 충분히 피해를 준 김성대는 이미 디파일러까지 보유한 상황이었습니다. 전태양은 발키리를 생산하느라 사이언스 베슬는 꿈도 꿔보지 못했고 자원이 부족해 탱크 역시 보유하지 못했습니다.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을 방어할만한 어떤 병력도 가지고 있지 못했던 전태양. 이 모든 것은 김성대가 전태양이 주도권을 쥐지 못하게끔 만들었던 전략 때문인 것이죠.


◇경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전태양의 본진에서 자원을 채취하고 있는 일꾼은 단 한기에 불과했다.

김성대가 전태양을 상대하면서 가졌던 마인드는 단 하나입니다. 절대 전태양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로 경기를 준비한 것이지요. 초반 일꾼이 마음껏 일하지 못하게 만들어 전태양의 빌드를 꼬아 버린 뒤 결국에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하게끔 만든 7드론 전략은 테란에게 위협적인 전략이 될 것 같네요.

단 7드론 전략을 선택하는 선수들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습니다. 만약 운영에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4드론을 시도해 초반에 경기를 끝내는 것이 낫다고 하네요. 7드론의 경우 초반 저글링 컨트롤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운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전략이기 때문에 운영에 자신 있는 선수들이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 꼭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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