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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ACK] 어서와, 하이머딩거는 처음이지?

[LOL BACK] 어서와, 하이머딩거는 처음이지?
◇기발한 전략의 대가 GSG.(맨 좌측 김주호는 이정현으로 교체)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지난 주 헛개수 NLB 윈터 2012-2013 결승전은 많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팬들을 열광케 만들었는데요. 바로 GSG가 CJ 엔투스를 상대로 희대의 명경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죠. GSG는 예전 블레이즈가 유행시켰던 압박 중심의 전략을 업그레이드시켜 중앙 라인에 집중, 10분만에 억제기를 파괴하는 독특한 전략을 선보였습니다.

사실 GSG가 보여준 '올 미드 전략'은 일반 이용자들 사이의 일반 게임에서도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이 전략은 성공하면 손쉽게 승리를 따내지만 빠른 시간에 포탑을 파괴하지 못할 경우 패배의 지름길이 되는 양날의 검입니다. 하지만 GSG는 만약을 대비해 보험까지 마련해 놓는 철저함을 보였습니다. 순간이동을 든 올라프가 상단과 하단을 오가며 성장에 주력해 팀의 부족한 맷집과 화력을 담당한 것입니다.

CJ는 GSG의 전략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순간적인 대처도 미흡했고요. 그 과정에서 CJ의 많은 실수가 나왔고 GSG는 이를 놓치지 않았죠. 점차 이득을 챙겨간 GSG는 19분 29초만에 경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철저히 계산된 플레이, 초반에 반드시 끝내겠다는 대담한 아이템 구성, 그리고 결승 최종전에서 위험도 높은 전략을 꺼내든 GSG의 넘치는 자신감이 빛났던 그 경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하이머딩거 선택…GSG답다
이 경기는 챔피언 금지 선택 단계에서부터 현장을 찾은 관중들은 물론 온라인 시청자, 나이스게임TV 중계진, 나아가 ESL 해외 중계진까지 모두를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이머딩거가 나왔기 때문이죠.

하이머딩거는 일반 게임에서도 좀처럼 보기가 힘듭니다. 잘 다루는 이용자도 드물거니와 어느 포지션을 가도 하이머딩거보다 훨씬 나은 효율을 내는 챔피언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하이머딩거는 카르마와 함께 흔히 닷지 유도용으로 쓰이는 챔피언죠.

하지만 GSG는 이번 전략의 핵심으로 하이머딩거를 택했습니다. 하이머딩거의 패시브인 마법기계공학 수리 로봇은 주변 아군 포탑과 챔피언들에게 추가 체력 재생력을 줍니다. 일정 시간동안 마법 피해를 가하는 기관총 포탑을 설치할 수 있는 스킬인 진화형 포탑 H-28G는 5레벨까지 찍을 경우 광역 공격을 하게 되죠. 또 마법공학 초소형 로켓, CH-1 충격 수류탄 모두 광역 데미지를 입히는 스킬이기 때문에 라인을 상당히 빠르게 클리어할 수 있는데요. 이같은 특성 덕분에 하이머딩거는 공성전에 특화된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OL BACK] 어서와, 하이머딩거는 처음이지?

◇중계진이 하이머딩거의 초반 능력치를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하이머딩거를 선택한 '만두' 이정현은 특성과 룬 세팅을 재사용 대기 시간에 집중 투자했는데요. 1레벨 부터 쿨타임 감소가 10%에 육박했습니다. 궁극기를 찍게 되면 추가로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죠. 경기 초반 레드 버프와 짧은 쿨타임 감소 효과로 CJ를 강하게 압박한 이정현의 하이머딩거는 경기 내내 강력한 라인 푸시력을 지닌 트위스티드 페이트, 케이틀린, 올라프와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올 미드' 특화 조합
양 팀은 앞선 네 경기에서 고정된 금지 리스트를 선보였습니다. GSG는 제드와 누누를, CJ는 럼블과 르블랑을 매번 금지한 것이죠. 두 팀 모두 저격밴 성향이 짙습니다. '천주' 최천주의 럼블은 정평이 나있고 '만두' 이정현의 르블랑 서포터는 LOL 챔피언스 리그에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또 공격형 정글러의 정점 '인섹' 최인석의 제드는 말할 것도 없이 강력했기에 당연히 금지 대상이었죠.

GSG는 제드와 누누를 금지시킨 뒤 마지막 카드로 엘리스를 택했고 CJ는 신지드를 밴했습니다. 양 팀에서 공통적으로 잘 다루는 트위스티드 페이트, 쉔, 카직스가 남아있는 상태였는데요. GSG는 전략을 위해 라인 푸시력이 강한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선택했고 CJ는 당연히 쉔과 카직스를 동시에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GSG의 함정이었죠. 쉔은 미니언 사냥, 카직스는 킬을 통해 성장을 해야 진가를 드러내는 반면 초반에는 상당히 약한 챔피언입니다. GSG가 준비한 전략을 펼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상대죠. 그리고 GSG는 라인 정리가 빠른 올라프, 하이머딩거에 압박할 때 상대에게 가장 위협적인 블리츠크랭크로 챔피언 선택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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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G가 준비한 전략에 안성맞춤인 챔피언 조합.

GSG가 꾸린 조합은 라인 클리어도 빠르지만 포킹 역시 가능한 조합입니다. 순식간에 미니언을 정리한 뒤 포탑을 방어하기 위해 농성하는 CJ 챔피언들의 체력을 포킹 스킬로 야금야금 깎아 후퇴하게 만드는 동시에 우월한 사거리를 자랑하는 케이틀린이 포탑 공격에 집중하는 전략을 감행한 GSG는 중앙 1차 타워를 파괴한 후 단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369, 369!
GSG의 전략은 단순 명쾌했습니다. '솔로' 이관형의 올라프가 순간이동을 들어 두 라인 커버와 동시에 전장에 언제든지 합류할 수 있게 하면서 홀로 성장하게 하면서 나머지 4명은 중앙 라인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죠.

경기 초반 올라프가 아군 블루 골렘을 사냥하는 사이 GSG는 4명이 상대 도마뱀 장로가 있는 지역으로 몰려가 레드 버프를 획득한 뒤 그대로 중앙 1차 타워를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CJ는 상단에 쉔, 하단에 이즈리얼을 배치해 성장하게 한 뒤 카직스, 소나, 초가스 셋이서 방어에 나서지만 이는 패착이었습니다.

쉔과 이즈리얼 모두 아이템이 나오기 전에는 라인을 정리하는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또 카직스는 6레벨이 되어 공허의 가시를 진화시키기 전에는 한 번에 미니언을 정리하기가 힘들고 초가스는 파열, 흉포한 울부짖음의 마나 소모량이 극심하기 때문에 방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GSG는 하이머딩거의 레드 버프가 묻은 기본 공격과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골드카드, 케이틀린의 필트오버 피스메이커로 CJ 챔피언들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또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블리츠크랭크이 로켓손 역시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결국 GSG는 3분만에 중앙 1차 타워를 파괴하는데요. 곧바로 2차 타워 공략에 나섭니다. 그 사이 올라프는 순간이동을 이용해 상단에서 하단으로 옮겨가 두 라인네서 미니언을 사냥하며 성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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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 모여 CJ를 강력하게 압박하며 타워를 공략하고 있는 GSG.

2차 타워 공략 중 GSG는 CJ의 협공에 블리츠크랭크가 전사하는데요. CJ '다데' 배어진의 카직스는 점멸까지 써가며 킬을 따내긴 했지만 일점사를 당해 죽고 말았죠. 방어 인원이 2명이 되자 상단에 있던 '롱판다' 김윤재가 내려올 수 밖에 없었는데요. 김윤재의 쉔은 세 명에게 호기롭게 점멸, 그림자 돌진으로 달려들었지만 결국 회색 화면을 보고 맙니다.

이득을 챙긴 GSG는 전력을 재정비 한 뒤 다시 중앙 2차 타워 공략에 나서 6분만에 파괴에 성공합니다. 7분만에 억제기 앞 포탑까지 파괴한 GSG는 초반용 아이템인 도란의 반지와 도란의 검으로 아이템 창을 꾸립니다. 심지어 하이머딩거를 선택한 이정현은 도란의 반지를 네 개까지 구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같은 아이템 선택 역시 GSG의 전략에 가속도를 붙게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경기라면 라인전과 탐색전이 한창인 9분 경, GSG는 중앙 억제기 파괴에 성공합니다. 3분 간격으로 중앙의 각 단계별 포탑을 정리한 GSG는 올라프를 다시 상단으로 보낸 뒤 하단 라인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하는데요. CJ는 '스페이스' 선호산의 이즈리얼이 홀로 본진을 방어하지만 슈퍼 미니언을 잡기도 벅찬 상황을 맞았고 상단에서는 이관형에게 김윤재가 전사했다는 비보까지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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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만에 중앙 억제기를 파괴한 뒤 유유히 빠지는 GSG.
[LOL BACK] 어서와, 하이머딩거는 처음이지?

◇CJ는 슈퍼 미니언을 막기도 벅찬 상태입니다.

GSG는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골드 카드, 블리츠크랭크의 로켓손, 하이머딩거의 스킬 콤보로 킬을 만들어 낸 뒤 하단 억제기 앞 타워까지 파괴합니다. 교전 중 날카롭게 상대를 낚아채는 로켓손은 GSG의 기세를 더했는데요. 14분, 하단 억제기를 민 GSG는 재생성된 중앙 억제기까지 파괴하며 15분도 채 되지 않아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제 상단으로 갈 차례죠. 포킹으로 CJ 챔피언들의 체력을 깎아놓고 여유롭게 2차 타워를 파괴한 GSG는 억제기 앞 에서 농성 중 벌어진 교전에서 3킬을 만들어내고 억제기를 파괴합니다. 3억제기를 파괴한 GSG는 전 라인에서 몰려드는 미니언과 함께 CJ 진영을 마음껏 휘젓고 다니며 19분29초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경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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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직전,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GSG.

언제나 실험적인 전략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GSG는 비록 아마추어지만 완벽한 호흡과 판짜기, 운영, 조합과 전략만 있다면 얼마든지 프로팀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언제 또 이런 전략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GSG와 CJ의 헛개수 NLB 2012-2013 결승전 5세트는 LOL 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될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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