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웃었지만 김민기 감독의 속에서는 한이 서리고 있었다. 포스트 시즌에 올라갔지만 다음 단계를 넘어가지 못한 것도 한두 번이었다. 포스트 시즌 성적 3승11패, 승률은 30%가 되지 않았다. 이대로 끝인 것 같았다.
12-13 시즌 정규 시즌에서 4강에 들면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을 때 김 감독은 또 한 번 좌절했다. 상대가 SK텔레콤 T1이었다. STX가 정규 시즌에서 재미를 본 4-1-1 체제를 똑같이 구사하는 팀이었고 상대적으로 전력에서도 한 수 위로 평가를 받았다. 김민기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다. 여기에서 떨어지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선수들을 믿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고 군단의 심장에서는 최고라고 평가되는 선수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을 상대로 1, 2차전을 모두 4대3으로 승리하면서 기세를 탄 STX는 KT를 4대1로 두 번 모두 꺾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갔고 결승전에서는 4대2로 웅진을 제압하면서 우승했다.
김민기 STX 소울 감독은 "감독 생활 14년을 이어오는 동안 우리 팀이 강하다는 생각을 한 번도 놓은 적이 없다. 그렇지만 우승을 못했던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이다. 14년의 기다림을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바꿔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같은 팀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들 모두 내 선수, 우리 선수, STX 소울의 선수들이고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승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