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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열전] LG-IM 홍덕 "WCG서 금메달 따고 싶어요"

[신인열전] LG-IM 홍덕 "WCG서 금메달 따고 싶어요"
많은 선수들이 입단하고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신인 선수가 주목받는 건 극히 드문 일입니다. 그만큼 실력과 함께 운이 뒤따라줘야 하기 때문이죠. 다른 스포츠 뿐만 아니라 e스포츠에서도 그런 사례를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요. 현재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신인 선수를 소개하는 '신인열전'이라는 코너를 새롭게 오픈합니다. 스타크래프트2 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서든어택 등 다양한 종목의 신인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첫 번째로 만나볼 신예는 LG-IM 소속의 프로토스 홍덕입니다.

홍덕은 STX 소울 출신으로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한 지 6개월만에 실력을 인정 받아 LG-IM에 입단했습니다. 최근에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시즌3 챌린저리그 승격강등전을 앞두고 있는데요. 집안의 반대를 이겨내고 프로게이머로 성장하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Q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독자들을 위해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LG-IM 소속의 프로토스 홍덕입니다. 19살입니다.

Q '신인열전'이라는 코너가 만들어지고 첫 번째 손님이에요.
A 정말 영광이고요. 첫 손님이다보니 열심히 재미있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아직 학생이죠?
A 네. 성지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같은 반에 CJ 엔투스 변영봉 선수가 있고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때부터 친한 선수였어요. 같은 반이라서 놀라기도 했지만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동기가 있어 의지가 되더라고요.

Q 어떻게 프로게이머를 꿈꾸게 됐나요.
A 사연이 많아요. 지금부터 이야기를 할테니 잘 들어주세요. 원래 스타1은 취미로 많이 했어요. 제가 유치원에 다닐 때 스타1이 출시됐을 거에요. 스타크래프트가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 어느 날 볼 것이 없어서 TV 채널을 돌렸는데 방송에서 프로게이머가 하는 경기가 나오는 거에요. 다른 프로게이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게임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엄청난 충격과 함께 프로게이머를 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당시에는 게임만 하면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도 안되는거에요. 가족들의 반대가 시작됐지만 저는 계속 커리지 매치에 계속 출전했어요. 계속 떨어졌지만 언젠가는 꼭 통과할 거라고 믿었죠. 그래도 계속 떨어지더라고요. 중학교 2학년이 됐을 때 언젠가 어머니께서 이야기를 하자며 부르시더라고요. 게이머 준비는 잘하고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저로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까지 뭐했지'라는 후회도 들었죠.

어머니와의 이야기 끝에 저는 마음을 다시 잡기로 했죠.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게임 대신 공부를 하는구나'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요. 저는 어릴 적부터 해온 게임을 제대로 해보자고.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신인열전] LG-IM 홍덕 "WCG서 금메달 따고 싶어요"

Q 부모님께서는 아들이 공부 쪽으로 마음을 돌리기를 바라셨던 것 같은데요.
A 지금에서야 말하는 것이지만 커리지 매치를 도전할 때 매 번 1, 2차에서 탈락했는데 부모님께는 5차 아니면 결승전에서 졌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사실 일찍 떨어졌다고 하면 부모님께서 공부를 하라고 할 것 같았거든요. '양치기 소년' 이야기 아시죠? 거짓말을 계속했지만 부모님도 믿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죠.

계속 떨어지니까 부모님께서도 '너는 운이 없는 것 같다'며 공부를 할 것을 권유했어요. 그래서 딱 3번만 나가보겠다고 했는데 1차는 탈락했고 2차에서는 3차에서 떨어졌죠. 마지막 도전에서 우승을 했는데 결승전에서 CJ 엔투스 이상준 선수를 꺾고 자격을 땄어요. 모든 사람들이 이상준 선수의 우승을 예상할 때 제가 커리지매치를 통과한거죠. 그것도 전승으로 말이에요.

Q 커리지 매치를 획득하고 그 다음날 STX 소울에 입단했다고 들었어요.
A 사실 준프로게이머 자격증을 따기 전에 STX 테스트를 봤어요. 저희 길드에서 3명이 도전했는데 전부 탈락했죠. 그렇지만 박종수 코치님께서 배틀넷을 통해 '며칠 뒤에 다시 한 번 보자'라고 했어요. 그 때가 커리지 매치 도전 기회가 한 번 남았을 때였죠.

Q 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았을 때 기분은 어땠어요?
A 울컥했죠. '드디어 됐다'라는 생각과 함께. 부모님께도 주위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는 등 정말 좋아하셨어요. 원래 준프로게이머가 되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부모님께서도 '네가 선택한 일이니까 열심히 해보라'고 했어요.

Q 그렇지만 팀 생활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A 맞아요. 게이머가 되기보다 게이머가 되고나서 더 힘들었어요. 되기 전에는 졸릴 때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난 뒤에 게임을 했는데 숙소에서는 규칙적이라서 정말 힘들었어요. 연습생이다보니 설거지 등 잡다한 일도 하면서 1군 선수들보다 2배 열심히 해야했어요.

Q 적응에 실패했나봐요.
A 팀 내부 평가전에서 탈락한 뒤 집으로 돌아갔어요. 온라인 연습생들과의 경기에서 1등을 하면 숙소 복귀였는데 운이 없었나봐요. 그 때도 1, 2패 차이로 탈락하니까 의욕을 잃었어요. 집에 있다보니 나태해지고 패턴도 바뀌다보니 게임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렸죠.

코치님과 자주 통화를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 둔다고 이야기했어요. 당시 프로리그가 스타1과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이하 스타2)를 병행하던 시즌이었어요. 게임을 접고 나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서빙도 해보고 전단지도 돌렸죠. 언젠가 삼계탕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사장님이 e스포츠 팬이었어요. 게임 방송을 자주 틀어놨는데 저도 프로게이머 출신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왜 해보지도 않고 포기했냐고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사장님께서 '사람들은 원래 한두 번 위기를 겪는다. 정말 게이머를 할 생각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게임을 다시 해보라'고 권유했어요. 그 말에 감동을 받았죠. 다른 선수들과 달리 저는 공백이 길었지만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다시 마우스를 잡았어요.
[신인열전] LG-IM 홍덕 "WCG서 금메달 따고 싶어요"

Q 당시 실력은 어느 정도였어요?
A 별 마스터 정도였죠. 스타1을 하다보니 스타2를 접해도 기본 운영과 상대 움직임을 정찰하는 것 등 의외로 적응이 쉽게 되더라고요. 잘하는 다른 선수의 VOD를 보면서 따라해보고 빌드를 노트에 적으면서 연습을 계속 했어요. 3개월 정도 연습하니까 마스터 상위권에 들어가더라고요. 이후 같이 알고 지낸 최용화 선배가 저를 LG-IM에 추천하면서 팀에 합류하게 됐어요.

Q 부모님은 그 당시에도 믿어줬나요?
A 부모님의 믿음이 없었다면 다시 못했죠. 저조차도 게이머를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했거든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스타2를 다시 시작한거라서 성공할 거라고 장담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믿어주셨죠. 팀에 합류하고 난 뒤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해줬어요.

Q 협회 팀에 있다가 e스포츠 연맹 팀에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어땠어요?
A 팀에 합류하고 난 뒤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협회 팀이 딱딱하고 실적 중심이라고 한다면 연맹 팀은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로워요. 쉬는 시간에는 재미있게 놀고 연습할 때는 진지하게 하는 분위기가 제게 맞았어요.

Q 왼손으로 마우스를 컨트롤하죠?
A 네. 왼손잡이거든요. 무의식적으로 마우스도 왼손으로 하게 됐어요. 하지만 불편한 점도 많아요. PC방에 가면 마우스를 왼쪽으로 놔야 하는데 보안장치 때문에 그러지 못하거든요. 예전에 커리지 매치할 때도 주위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죠.(웃음)

Q 왼손으로 하면 부대 지정은 다르게 하나요?
A 아니요. 남들과 똑같이해요. 왼손잡이라서 남들보다 어려운 점은 모르겠어요. 다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남들과 달라 보여서 그런지 뿌듯한 것 같아요.

Q 최근에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예선도 통과하는 등 상승세인 것 같아요.
A 예선하기 전날 연습을 하는데 경기가 잘 풀렸어요. 래더를 해도 10연승 이상하고 잠을 자는데도 기분이 좋은 거에요. 일어날 때 햇빛이 반겨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하. 당시 (한)지원 선배하고 같이 갔는데 같이 통과했죠. 부모님께서도 '열심히 하니까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방심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며 응원했어요.

Q 현재 LG-IM의 프로토스 라인이 강력하잖아요. 부담이 많이 될 것 같아요.
A 아버지께서 '팀에 프로토스 라인이 강하다보니 거기에서 열심히 배우라'고 하셨죠. 출전을 못해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더 연습을 해야 해요. 최근 WCS에서도 해설자들이 중계를 하고 제 앞에 카메라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거에요. 손이 제 멋대로 움직인다고 해야할까요? 더 배워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후회를 해본 적은 있나요?
A 앞서 이야기했지만 짧은 프로게이머 생활에 비해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지난 해 4월 STX 소울을 나와서 11월에 LG-IM에 들어갔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이제는 뭔가를 이루기 전까지 게임만 생각할 거에요. 제 꿈을 행해 달려가고 싶어요.

Q 목표가 있나요?
A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겠지만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싶어요. 다른 대회와 달리 WCG는 국가대표 자격이 부여된 소수의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죠. 다른 대회도 중요하지만 저에게는 WCG 금메달이 최고의 목표에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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