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X 해체가 진앙지
대격변의 조짐은 2012년말부터 제기됐다. 대기업이 프로게임단을 직접 운영하는 협회 소속 게임단들 가운데 STX 소울과 웅진 스타즈가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인해 법정 관리를 받고 워크 아웃에 들어가 있었기에 12-13 시즌 프로리그를 진행하는 내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게임단의 해체 또는 존속과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됐다.
두 팀 가운데 상황이 좋지 않았던 팀은 STX 소울이었다.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지 못하면 곧바로 연습실을 정리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포스트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도 떨어지면 곧바로 해산시킬 것이라는 루머도 나왔다. 협회는 12-13 시즌이 끝나면 STX가 게임단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임단 사무국의 의견을 접수하고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사전 움직임을 벌였다.
STX 소울과 웅진 스타즈의 변화에 대한 언급은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면서 극에 달했다. 12-13 시즌 내내 선두를 유지한 웅진 스타즈는 우승해야 고위층에게 게임단 운영의 당위성을 주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STX 소울 또한 프로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STX에게 쥐어준다면 기적과도 같이 회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STX의 우승이 확정되고 난 뒤 고위 관계자는 비공개 인터뷰를 통해 "STX 소울 프로게임단이 스타크래프트2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팀을 해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게임단을 유지해달라는 의견을 채권단 측에 개진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채권단은 단호했고 STX 소울은 8월31일을 끝으로 해체됐다. 협회는 8월28일 포스팅을 진행했고 이신형, 신대근을 제외한 6명의 선수들이 응했으며 김도우 1명만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기업 사정이 좋지 않은 웅진 스타즈는 아직까지 13-14 시즌 게임단을 어떻게 운영할지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선수들의 은퇴 및 해외 팀 이적
협회 소속 기업 게임단이 해체되고 불안한 처지가 전해지면서 선수들의 은퇴와 이적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 계약서 시스템을 도입한 협회 소속 게임단들은 프로리그가 끝난 뒤인 8월과 9월이 본격적인 계약철이다. EG-TL을 제외한 7개 팀 가운데 STX는 해체되면서 계약할 이유가 없어졌고 6개 팀들은 선수들과의 계약에 애를 먹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 선수단의 규모를 인원이나 연봉 면에서 대폭 줄이기로 내부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은 회사와 의견 차이가 발생했고 이를 좁히지 못한 선수들은 은퇴를 선언했다.
SK텔레콤 도재욱, 진에어 김재훈, 삼성전자 허영무 등 최근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게이머 생활을 연장하느라 군에 갈 시기가 일반인들보다 늦어졌다. 여기에 게임단들이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고 나섰으니 고참 선수들은 군대를 도피처로 삼아 은퇴를 마음 먹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도재욱, 김재훈, 허영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20대 중반에 들어선 선수들은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이 바뀌면서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선수들, 팀의 간판이긴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선수들, 군에 가야할 나이가 된 선수들의 경우 연봉 협상에서 원하는 금액에 도달하지 못하면 은퇴를 마음 먹을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팀으로 눈을 돌리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이 전환됐을 때 염보성이 리퀴드로 이적했고 이제동이 EG로 임대되면서 해외 팀으로의 이적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12-13 시즌을 끝으로 게임단이 해체된 STX 소울에서는 간판 선수인 이신형이 에이서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도 각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 가운데에는 해외 팀으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에서 나온 팀들의 행보는?
협회 소속의 기업팀들은 대부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때부터 팀을 유지해왔다. 2010년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고 나서 팀을 꾸린 게임단들은 스타2 리그를 중계하는 곰TV를 중심으로 단체를 만들었고 e스포츠연맹을 구축했다.
3년 동안 협회와 연맹의 구도를 형성해 왔지만 최근 들어 연맹에 속했던 일부 팀들이 탈퇴하면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탈퇴한 LG-IM과 프라임, MVP 모두 스타2 팀은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기에 향후 스타2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를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맹에서 협회로 옮기는 팀들이 많지만 거꾸로 협회에서 연맹으로 들어가는 팀도 있다. STX가 게임단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포스팅에 대거 실패하면서 잔류 인원이 많은 소울은 김민기 감독이 사비를 들여 운영하면서 연맹이 주관하는 팀 단위 리그인 GSTL에 출전하기로 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