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지난주에는 나진 소드와 실드를 이끄는 박정석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항상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뛴다는 박정석 감독은 이번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챔피언스 윈터 시즌에서 소드와 실드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했는데요. 롤드컵 우승이라는 큰 꿈을 품고 있는 박정석 감독의 원대한 꿈이 다가오는 시즌4에서는 반드시 이뤄지길 응원하겠습니다.

이번 'LOL STAR'를 찾은 손님은 CJ 엔투스 블레이즈에 새롭게 합류한 원거리 딜러 '엠퍼러' 김진현입니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부산 사나이 김진현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에 차있는 눈빛, '갱크드 바이 맘' 이창석 이후 제대로 된 당당한 신인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김진현은 이번 WCG 2013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CJ 블레이즈에 합류하자마자 '캡틴 잭' 강형우를 대신해 전 경기에 출전한 김진현은 팀 승리를 주도하는 등 처음부터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는데요. 다가오는 롤챔스 윈터에서 김진현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모두에게 실력을 인정받아 아이디처럼 '황제'의 위치에 오르고 싶다는 '엠퍼러' 김진현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안녕하세요. 팬들에게 인사 한 마디 해주세요.

김진현=반갑습니다. 이번에 CJ 블레이즈에 합류한 '엠퍼러' 김진현이라고 합니다.

김진현 선수를 처음 만났을 때도 느꼈지만 목소리가 참 멋진 것 같아요.

김진현=친구들은 제 목소리가 30대 같다고 하던데요(웃음). 근데 서울 올라와서 만난 분들은 다 목소리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전 잘 모르겠어요.

또 팬들은 김진현 선수가 귀엽게 생겼다고 하던데요.

김진현=외모에 대한 평가는 안하셨으면 좋겠어요(웃음).

CJ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김진현=원래 SK텔레콤 테스트를 보려고 했어요. 근데 SK텔레콤이 롤드컵에 나가있었잖아요? 그래서 대기하고 있는데 손대영 코치님한테 테스트 한 번 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테스트를 보고 서울에 올라왔다가 WCG 2013 한국 대표 선발전까지 나갔죠. 뭔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어요(웃음). 갑자기 대회를 나가보자고 하셔서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부모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김진현=원래 군대를 갔어야 하는데 연기까지 하면서 프로게이머가 됐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도 좀 당황스러우실 것 같아요. 하지만 WCG 2013 한국 대표에 뽑혔을 때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자랑스럽다고 하시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라요.

원래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이 있었나요?

김진현=가장 잘 하는게 게임이었어요. 이 분야에서 직업을 얻었으니 전 만족스러워요.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하면서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는 누구인가요?

김진현=SK텔레콤 '피글렛' 채광진이에요. (채)광진이와는 아마추어 때부터 알던 사이에요. 처음엔 광진이 점수가 1500점대였거든요? 근데 제가 게임을 잠시 쉬었다가 들어왔는데 2300점이 돼 있는 거에요. 그리고 시즌이 바뀌고 SK텔레콤에 들어갔더라고요. 롤드컵 우승까지 하는 걸 보고 부럽기도 했고요. 저도 광진이처럼 롤드컵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네요(웃음).


팀 생활은 어떤가요?

김진현=다른건 다 괜찮은데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좀 힘들어요. 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잤거든요(웃음). 빨리 적응해야죠.

흔히 CJ하면 '앰비션' 강찬용 선수가 굉장히 무서운 줄 알고 있잖아요? 실제론 안그런데 말이에요(웃음). 김진현 선수는 어땠어요?

김진현=상상하던 것과 많이 달라서 놀랐죠(웃음).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제가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등 자상한 면도 있어요. 역시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해요.

아이디를 '엠퍼러'라고 지었어요. 황제가 되겠다는 뜻인가요(웃음)?

김진현=(김)강환이형이 지어준 아이디에요. 황제라는 뜻이잖아요. 아이디를 만든 이후 생각해보니 못하면 욕 먹기 딱 좋은 아이디더라고요(웃음). 아이디를 거창하게 지었으니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도록 열심히 할 거에요. 그래서 정말 황제의 위치에 올라서고 싶어요.

WCG 2013 한국 대표 선발전 전 경기에 출전했어요. 애초에 '캡틴 잭' 강형우 선수 대신 전 경기에 출전하기로 했다고 하던데, 부담스럽진 않았나요?

김진현=아마추어 때 제가 챌린저니까 프로 선수들을 많이 만나봤어요. 비록 솔로랭크였지만 이긴 적도 많았죠. 그래서 자신감도 있었어요. 그리고 강현종 감독님과 손대영 코치님이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많이 배우라고 해주셔서 더 부담없이 대회에 임할 수 있었어요.

총 14세트를 치렀는데 KDA가 5.8이더라고요. 데뷔전 치고는 상당히 좋은 기록이에요.

김진현=그것도 아쉬워요. 원래 엄청 공격적인 스타일인데 아무래도 팀에 처음 합류해 출전한 대회다보니 안정적으로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제 스타일을 제대로 못 보여드렸어요.

14세트 중 11승3패를 했는데 졌던 경기는 모두 다 0킬이더라고요(웃음).

김진현=진 경기는 초반부터 꼬여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WCG 한국 대표 선발전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김진현=KT 불리츠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삼성 블루와의 결승전도 어려웠고요. 1세트를 내주는 바람에 심리적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결국 한국 대표로 뽑혔어요. 기분은 어땠나요?

김진현=엄청 좋았죠. 팀에 합류하자마자 나간 대회에서 결승까지 간 것만해도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했으니까요(웃음). 행복했어요.

근데 막상 본선에서는 강형우 선수가 다 출전하는 거 아니에요(웃음)?

김진현=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뒤에서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웃음).

강형우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김진현=물론 쉽지는 않죠. 하지만 정보 공유도 하고 서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어떻게보면 경쟁 구도지만 그러면서 둘 다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라인전부터 경기 후반까지 플레이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진현=그렇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리죠. 하지만 아직 제가 느끼기에 부족한 것 같아요. 좀 더 열심히 연습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선수와 듀오로 호흡을 맞추는데 좀 어때요?

김진현=LOL이 팀 게임이다보니 대화를 많이 필요로 해요. 근데 (함)장식이나 저나 말이 별로 없어서 처음엔 애를 먹기도 했어요. 지금은 고쳐가고 있는 중이고 좀 더 연습을 하다보면 훨씬 좋아질 것 같아요.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느낀 함장식 선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김진현=묵묵히 자기 할 일을 다하는 것? 그리고 기본적으로 경험이 많잖아요. 배울 점이 많은 친구에요.

함장식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진현=(함)장식이 목소리가 너무나 작아요. 제가 청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목소리가 아예 안들릴 때가 있어요. 말 좀 크게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솔로랭크 페이지를 보니 베인과 코르키를 가장 많이 플레이했더라고요. 김진현 선수에게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은 무엇인가요?

김진현=코르키에요. 코르키는 원거리 딜러에게 가장 필요한 생존기가 있어요. 또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 번에 폭발적인 데미지를 입히는 것도 가능해요. 제 스타일과 잘 맞는 챔피언이에요.

삼위일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코르키도 덩달아 관뚜껑을 열고 대회에 등장했는데요. 그 이전에도 코르키를 많이 플레이했다고 들었어요.

김진현=LOL 국내 서버부터 게임을 시작했는데 처음에 가장 좋아했던 챔피언이 코르키와 그레이브즈, 이즈리얼이었어요. 시즌2 때 코르키를 엄청 했죠. 그후로 게임을 좀 쉬었고, 시즌3에서는 거의 플레이하지 않았는데 시즌2에서 플레이했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일반 이용자들에게 코르키 플레이의 노하우 하나만 전수해 주세요(웃음).

김진현=일단 원거리 딜러는 패기가 있어야 해요. 아무리 체력이 낮아도 코르키는 한 번에 의외의 데미지를 뽑아낼 수 있거든요. 딜 계산 같은 것 없이 그냥 밀어 붙이세요(웃음). 그리고 게임에서 지면 왜 졌는지 생각을 해보고 다음 게임에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플레이하세요. 엄청 많은 도움이 있을 거에요.


이제 롤챔스 윈터 시즌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요. 근데 CJ 블레이즈가 속한 A조에는 SK텔레콤 T1 형제팀이 있어요. 완전 죽음의 조에 편성됐는데, 어때요?

김진현=처음에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우리 팀 기세가 상당히 올라가 있거든요. 열심히만 하면 충분히 할만 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게임은 해봐야 아는 거니까요.

롤모델이라고 얘기했던 채광진 선수와도 만나겠네요(웃음).

김진현=대회에서 만나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요. 준비를 철저히해서 꼭 이겨야죠(웃음). 이번 대회에서 최대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어요.

특별히 힘들 것 같은 팀은 없나요?

김진현=일단 본선에 오른 팀들은 다 저마다 강점을 갖고 있어요. 어느 팀을 만나던 똑같이 힘들 것 같아요. LOL이란 게임이 변수도 많으니까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해주세요.

김진현=롤챔스 스프링 2012부터 꾸준히 챙겨봤어요. 블레이즈는 우상같은 팀이었죠. 그런 팀에 제가 합류했으니 일단 열심히 해야하겠죠? 그리고 이번 WCG 2013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거품이 생겼는데 그 거품은 꺼트리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거에요(웃음).

이번 롤챔스 윈터에서 좋은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끝으로 김진현 선수의 목표 들어보고 인터뷰 마칠게요.

김진현=저에 대한 팬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는 그런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잘한다고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국내에서 인정 받은 뒤에 롤드컵에서 우승을 거두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게 목표에요. 이번 롤챔스 윈터에서 '엠퍼러' 김진현 많이 응원해 주세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