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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곰TV 이지환 기록원 "e스포츠의 사관 되겠다"

[피플] 곰TV 이지환 기록원 "e스포츠의 사관 되겠다"
e스포츠가 탄생한지 10년이 지난 현재,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이 e스포츠 안에서 생겨났습니다. 최근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통해 화제가 됐던 조은나래씨의 활약도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었죠.

최근에 만난 곰TV 이지환 기록원이 하는 일도 사실 예전에는 구성작가 밑에서 일을 하는 보조작가가 하는 일이었습니다. 보조작가가 경기를 앞둔 선수의 자료를 정리해서 구성작가에게 넘겨주면 대본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가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기록의 중요성이 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해부터 GSTL에서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한 이지환 기록원은 경기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 유닛을 활용한 기록으로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록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지금까지 e스포츠에서 기록이라고 한다면 선수들 간의 경기 역사가 전부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기준으로 할 때 상대 종족 승률을 나타내는 것이 시초였죠. 하지만 경기가 쌓이면서 맵에 대한 전적이 생겨나는 등 다양한 부분으로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이지환 기록원이 하는 방식은 조금 특별합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스타크래프트 유닛 활용에 대한 기록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어서 EG 이제동이 한 경기에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맹독충과 저글링 숫자를 표시한 것입니다.

"여러가지 자료를 만들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고 곰TV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어요. 원래 기록원 한 명이 있었는데 한 명으로는 안된다고 해서 제가 2순위로 입사하게 됐죠. 처음에는 GSTL로 시작했어요. GSTL이 승자 연전 방식이기 때문에 몇 번째 출전했을 때 승률 등 있는 자료를 토대로 조사를 해서 내보냈고요. 제가 조사를 한 것이 자막을 통해 나왔을 때 정말 기뻤던 것 같아요. 기록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캐스터를 통해서 항상 나왔던 내용이지만 말이 아닌 자막으로 보여진다면 거기에 대한 집중력이 더욱 높아지거든요."

GSL이 기록 자막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이지환 기록원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2012년입니다. 당시 상황에 맞게 기록 자막을 내보내는 건 GSL 만의 장점이었습니다. 병력 숫자에 대한 기록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작업을 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리플레이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렇지만 육안으로는 셀 수 없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한 경기씩 돌려서 확인을 한 뒤 엑셀로 정렬해서 기록을 만들었어요. 맞아요. 2012년에 가장 많이 경기를 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계속 일을 하면 안될 것 같아서 방식을 바꿨어요. 병력보다는 선수 가십에 중점을 두기로 한 거죠."
[피플] 곰TV 이지환 기록원 "e스포츠의 사관 되겠다"

◆다양한 기록을 연구
이지환 기록원은 스타크래프트2가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오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자료를 전부 버렸다고 했습니다. 전작인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됐기 때문입니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지환 기록원은 예전처럼 일을 하는 것보다 과부하를 줄이고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를 보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유닛 활용에 대한 기록은 다른 방송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은 전작과 전혀 다른 게임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데이터를 버렸어요. 이번 시즌에는 자료가 없다보니 매 시즌 4강부터 전적이 나왔죠. 앞으로는 해당 시즌에 대한 데이터 부화를 줄이려고 해요. 예를 들어서 저그 점막 활용, 애벌레에 대한 데이터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매 시즌 해당 선수 별로 평균 4시간 정도 소비가 되기에 장기적으로는 안 좋을 것 같거든요. 노동력을 들이는 것보다 부화를 줄이면서 많은 팬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자료를 내놓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사실 스포츠 기록의 꽃은 야구입니다. 30년이 되어가는 프로야구가 쌓은 데이터는 어마합니다. 매 시즌을 앞두고 기록 만으로 구성된 연감으로 나올 정도입니다. 거기에 방송이 결합하면서 상상치도 않은 자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환 기록원도 야구의 기록 스타일을 e스포츠에 어떻게 결합시킬지 항상 고민한다고 합니다.

"e스포츠와 야구는 성격이 다르지만 같은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야구 기록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야구 자료 중에 선수의 학력에 대한 것도 나오는데 e스포츠에서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프로게이머에 대한 학력 평균을 조사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e스포츠의 사관 되겠다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2 기록을 담당하던 이지환 기록원은 올해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바로 도타2 리그를 맡게된 것입니다. 도타2에서 기록 활용은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서 세계 최강팀이라고 평가받는 얼라이언스의 경기 별 영웅 활용도는 기록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거쳐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죠. 사실 도타2가 다른 AOS 장르 게임과 비교해서 진입장벽이 높은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정보까지 많아지면 벽이 높게 올라갈 것 같아서 간단하게 하려고 해요. 영웅에 대한 선택과 금지(픽밴)도 만들고 다음 시즌을 하게 되면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낼 생각입니다. 이에 정인호 해설위원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요."

이지환 기록원에게는 앞으로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학교도 다녀야 하고 군대도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e스포츠에서 일한 것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만약 e스포츠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공부를 계속했을 것 같아요.(웃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맡은 일에 대해 게으름을 핀다는 건 아니에요. 과거 조선시대에 사관(史官)이라는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e스포츠에서도 사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선수가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했을 때 의미를 더 부여해주고 역사가 쌓이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저의 꿈이에요. 처음 e스포츠에 들어올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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