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선수층이 너무나 두텁다. 내부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프로리그에 주전으로 출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가장 큰 희생양은 정경두였다. WCS 32강에 이름을 올릴 정도라면 팀의 에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전급으로 대우를 받아도 되는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받겠지만 SK텔레콤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2014 시즌 프로리그 마수걸이 출전 기회를 얻지도 못했다.

동료들이 3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배경 화면'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진을 찍었던 정경두는 "WCS 시즌2에서 8강까지 갔으니 출전 기회를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코칭 스태프에게 자신을 피력했다.

Q 8강에 올라간 소감은.
A 정윤종과 함께 8강에 올라갈 생각으로 왔는데 정윤종이 1차전에서 떨어지면서 마음이 답답했다. 패자전에서 만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승현과의 경기에서 집중했다.

Q 이승현과의 저그전에서 두 번 모두 승리했다. 이전 기록을 보면 두 번 모두 패했는데.
A 이승현 선수의 스타일을 분석하지는 않았다. 처음에 만났을 때 이승현이 전과 같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Q 강민수와의 대결에서는 패했다.
A 강민수가 잘하더라.

Q 교전에서 컨트롤이 전보다 나아졌다.
A 같은 방을 쓰는 김민철에게 어떻게 하면 WCS 8강에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저그와 대결할 때 안정적으로 3개의 연결체만 가져가면 된다고 조언하더라. 최대한 안정적으로 3개의 연결체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또 오늘은 컨트롤이 매우 잘 됐다.

Q 이승현과의 마지막 세트에서 두 번이나 세 번째 연결체가 파괴됐다.
A 차원관문을 만들지 않는 실수를 하면서 6시 연결체를 방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환상 불사조로 정찰을 했더니 아직 이승현의 테크트리가 많이 올라가지 않았다. 그래서 힘을 내서 복구에 나섰다.

Q 동료들과 자주 경기를 치를 것 같다. 김도우와 8강전에서 경기를 한다.
A 정윤종보다는 김도우 선배가 나은 것 같은데 프로토스전은 누구의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Q 1년전에 어윤수와 코드A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세리머니를 한 적 있다. 지는 사람이 세리머니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들었다.
A 수줍은 성격이다. 그리고 그 때의 기억을 되돌리고 싶지 않다. 이번에는 이기고 싶다.

Q 성격으로 봤을 때 패기가 넘치는 선수라고 생각된다. 원래 성격은 어떤가.
A 그리 나서는 편은 아니지만 소심한 편도 아니다. 무엇보다 압박감이 커지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기에 뭔가 실적, 업적을 남기고 싶다.

Q 이번 시즌 프로리그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
A 동료들이 개인리그 8강에 가면 프로리그 출전 기회를 주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그 기회가 올 것 같다.

Q 올 시즌 각오는.
A 8강까지 왔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정말 죽어라 하고 있다. 감독님이 프로리그에서도 기회를 한 번 주시기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