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K 대표로 출전한 팀들이 롤드컵 결승전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2015년 SK텔레콤 T1과 쿠 타이거즈, 2016년과 2017년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가 롤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올해 롤드컵 결승전이 LCK 팀 간의 맞대결로 치러지면서 LCK는 12번의 롤드컵 가운데 7번 우승을 차지하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리그임을 입증했다.
◆전인미답의 기록 노리는 T1
T1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은 이번 결승전을 통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2013년부터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고 T1의 유니폼을 입었던 이상혁이기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롤드컵 4회 우승자로 기록된다. 개인 기록 부문에서도 통산 누적 킬 스코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상혁은 결승전에서 15개의 킬을 추가할 경우 400킬 고지에 올라선다.
T1의 사령탑인 '벵기' 배성웅 감독도 특이한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이상혁과 함께 2013년, 2015년, 2016년 롤드컵 우승을 함께 했던 배성웅 감독은 이번 롤드컵에서 우승할 경우 선수와 감독으로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는 최초의 인물로 기록된다.
◆'미라클 런' 디알엑스, 우승으로 마침표 찍나
디알엑스의 가을 행보는 말 그대로 드라마였다. LCK 대표 선발전에서 kt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막차를 탄 디알엑스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5전 전승을 기록, B조 1위로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LEC 1번 시드인 로그, LPL 2번 시드인 탑 e스포츠와 한 조에 편성된 디알엑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 1위로 통과했다.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맞아 리버스 스윕 승리를 따낸 디알엑스는 4강에서 LCK 1번 시드인 젠지를 3대1로 제압하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가했던 팀이 결승까지 오른 것은 디알엑스가 처음이기에 '성장 드라마', '소년 만화', '업셋의 달인', '언더독의 신화', '미라클 런' 등의 수식어가 생겨나고 있다.
T1에 '페이커' 이상혁이 있다면 디알엑스에는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가 있다. 2014년 삼성 갤럭시 블루 소속으로 롤드컵 4강에 올랐던 김혁규는 이후 5번이나 롤드컵에 출전했지만, 8강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 결승 무대에 올랐다. 선수 생활 10년 만에 결승까지 올라온 김혁규의 '라스트 댄스'가 우승으로 마무리될지도 관심사다.
◆T1, 디알엑스 상대로 8연승중
T1과 디알엑스의 최근 3년간 상대 전적은 12승2패로 T1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0년 스프링 정규 리그 두 번의 맞대결과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연승을 거뒀다. 디알엑스는 2020년 서머 1라운드와 2021년 스프링 1라운드에서 두 번 승리했지만 세트 스코어는 2대1, 풀 세트 접전이었다. T1은 2021년 스프링 1라운드 패배 이후 정규 리그 7번, 2021년 스프링 플레이오프 등 디알엑스를 상대로 8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8연승 과정에서 T1은 정규 리그 7번의 승리를 모두 2대0으로 장식하면서 압승을 거뒀다.
상대 전적에서 T1이 크게 앞서 있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디알엑스의 행보는 상대 전적을 무시할 정도였다. 젠지와의 4강전이 열리기 전 디알엑스는 젠지전 7연패를 당하고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3대1로 승리했다. 디알엑스에게 강세를 보이는 T1이라 할 지라도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결승전까지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디알엑스이기에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