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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임팩트' 정언영, "어린 한국 선수들에게 영감 받고 싶었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임팩트' 정언영, "어린 한국 선수들에게 영감 받고 싶었다"
차기 시즌을 앞두고 이블 지니어스(EG)에서 플라이퀘스트로 이적한 '임팩트' 정언영은 2012년부터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이다. 제닉스 스톰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정언영은 SK텔레콤 T1(현 T1)으로 이적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4년 LCK의 전신인 LoL 챔피언쉽 윈터서는 처음으로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2015년 북미로 진출한 정언영은 NRG e스포츠, 클라우드 나인, 팀 리퀴드, EG에서 활동했다. 오랜 시간 활동한 만큼 다양한 기록을 갖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월즈, 롤드컵)은 7번 출전해 역대 2위에 올라있으며 북미 LCS서는 5번 우승을 차지하며 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2년 동안 EG에서 활동했던 정언영은 플라이퀘스트에서 kt 롤스터 출신인 '빅라' 이대광, 리브 샌드박스서 활동한 '프린스' 이채환과 함께 새로운 시즌을 맞게 됐다. 정언영은 플라이퀘스트로 이적한 배경에 대해 "두 선수에게 영감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Q, EG를 떠나 플라이퀘스트로 이적한 배경에 대해 알고 싶다.
A, LCK에서 온 어린 선수들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였다. 영감을 받고 싶었고 제가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적을 결심했다.

Q, 그렇다면 오피셜이 나오기 전에 그들의 합류를 알고 있었나.
A, 알고 있었지만 제가 들어가려고 할 때는 확정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합류를 고민하는 시기는 있었지만 만약에 들어간다면 두 명의 한국 선수와 북미 선수 간의 연결점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내가 한국어와 영어를 둘 다 가능하기에 그런 부분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더 친근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들을 융화시키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중요하기에 빨리 합류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 팀 입장서도 좋은 게 내가 들어오면 그들이 좋은 조건으로 올 수 있고 언어적인 부분서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Q, 처음으로 한국인 3명 로스터에서 활동하게 됐다.
A, 맞다. 자국 선수로 인정받은 이후 한국인 2명 이상과는 한 적이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올레' 김주성, '코어장전' 조용인과 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라인 선수라는 건 차이가 있다.

Q, 스크림을 했을 거 같은데 어떤 인상을 받았나.
A, 오래 쉬었다가 한 거라서 문제점은 있지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잘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도 될 거 같다. 더불어 북미 선수들('스피카' 루밍이, '에일라' 빌 응우옌)도 생각만큼 잘해주고 있으며 방향성을 잘 잡고 계속 다듬고 있다.

Q, 디알엑스서 롤드컵 우승을 경험한 '쏭' 김상수가 감독으로 왔다.
A, 감독님이 (게임을) 보는 방향성이 달라서 도움이 많이 된다. 아예 큰 그림으로 많이 본다.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 대해서 어떤 플레이를 할 경우에 연결고리를 다 알려준다. 북미에 있다 보니 그런 생각이 조금씩 없어지게 되는데 그걸 다시 찾고 생각을 깊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저도 실력이 늘고 있는 거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받아서 실력이 늘길 원했다. 스스로 피드백을 할 수 있지만 그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임팩트' 정언영, "어린 한국 선수들에게 영감 받고 싶었다"
Q, 많은 관계자는 플라이퀘스트를 복병으로 예상하더라.
A, 확실히 가능성이 높고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다. LCS 대회 방식이 단판제이고 아직은 팀원들의 경험이 없어서 스프링서는 부진할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만 가면 잘할 거 같다. 정규시즌 6위 안에만 들어가면 된다. 성적에 신경 안 쓰고 계속 다듬으면 좋을 거 같다. 사실 정규시즌부터 성적을 신경 쓰면 밴픽, 플레이에서 많이 바뀌게 된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건 언제나 중요하며 거기서 스스로 리스크를 생각하고 게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그러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Q, EG에서 보낸 플레이를 정리하자면.
A, 팀에서 신인 선수와 유럽에서 잘하던 '인스파이어드' 카츠페르 스워마를 데리고 왔는데 작년보다 느낌이 좀 더 좋았다. 왜냐하면 '인스파이어드'가 말도 많이 하고 똑똑하며 열심히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저는 '인스파이어드'를 고평가해서 그런지 게임이 재미있었다. '릭비' 한얼 전 감독도 게임 방향성을 잘 잡아줬다.

Q, MSI서는 4강까지 올라갔지만 월즈서는 그룹 스테이지서 탈락했다.
A, 지금 되돌아보면 이길 게임을 진 거라 그 부분서는 아쉽다. 이게 힘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면 할 말이 없을 거다. 초반 설계를 잘못했다. 담원 기아와의 경기서도 할 만했지만, 우리가 승부수를 잘못 띄우는 바람에 패했다. 징동 게이밍과의 경기서는 잘하다가 우리가 던져서 승리하지 못했다. 도박 수를 안 걸어도 되는데 걸다 보니 망한 경기가 나왔다.

Q, 예전에도 이야기가 계속 나왔던 건데 오더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A, 오더 문제보다는 그런 상황을 애초에 겪지 않다보니 어떤 문제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거다. 월즈 때는 무빙 하나하나가 중요하며 판단 하나에 경기가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이 정도는 해도 되겠지'라고 하다가 나중에 깨닫는 경우가 많다.
사진=LCS 홈페이지.
사진=LCS 홈페이지.
Q, 매년 국제 대회서 북미 팀이 부진한 것에 대한 생각은.
A, 이번에는 북미와 함께 유럽도 못했다. 그나마 로그가 선전했지, 모두 못한 거라 서양 팀의 문제인 거 같다.

Q, 방송 인터뷰서 '이길만한 팀이 올라갔고 우리가 못해서 탈락했다'라고 말한 게 인상적이었다.
A, 당연히 거기는 그만큼 노력했고, 실력을 쌓아서 올라간 건데 월즈 단기간에 그들을 따라잡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룹 스테이지가 5전 3선승제도 아니기에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선 승부수를 띄워야 했다. 우리가 초반에 이득을 본 뒤 스노우볼을 굴려야 했으며 심리전을 걸더라도 상대 경험치에 뚫릴게 뻔했다. 우리는 이상하게 승부수를 띄우다가 망한 거라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를 했다.

Q, 한국 전지훈련을 언급하면서 '벽을 못 뚫으면 은퇴해야겠다'고 했는데.
A, 카밀, 피오라, 잭스로 이길 수 있는 방향성을 하나 더 만들고 싶었다. 저는 팀적으로 시야를 잘 잡아주고 있지만 사이드로 계속 밀어서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하는 걸 잘 못하는 게 북미서는 그렇게 하면 보통 다 죽기에 대부분 그냥 뭉쳐서 싸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북미서는 오른이 사기 챔피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거다. 저도 지역 메타가 그런 거라 따라간 건데 이제는 거기에 빨려들어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게임을 객관적으로 잘 봐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사이드 플레이를 좀 할 수 있어야겠다고 느꼈다. 솔직히 지금 피오라나 카밀 등 라인전서는 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스크림이나 경기에 들어가면 조합을 고려해야 하기에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그래서 솔로랭크를 통해 그런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를 높이겠다, 그런 느낌으로 말했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임팩트' 정언영, "어린 한국 선수들에게 영감 받고 싶었다"
Q, 기억이 맞다면 2018년 이후 오랜만에 한국 부트캠프에 참가하는 거 같다.
A, 휴가 때 LoL을 3~4주 정도 안 했다. 그러면서 느낀 게 '이렇게 안 해도 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차라리 생각을 좀 더 정리하고 한 달 정도 안 하다가 다시 하는데 더 잘되는 거 같다. 지금은 좀 급한 마음도 있다. 이게 열정인지 급한 마음인지 모르겠는데 스크림이 끝나면 좀 더 하고 싶고... 좀 봐야 할 거 같지만 그냥 게임이 재미있다.

Q, 열정이라... 그러고 보니 2012년 이후 10년 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A, 저도 사람이기에 10년 동안 유지된 건 아니고 왔다갔다 했을 거다. 지금은 열정이 높은 상태다. 다만 예전과 차이가 있다면 지금은 후배들과 함께 팀으로서 승리하고 싶다. 그게 많이 달라진 거 같다. 어렸을 때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제는 팀적으로 나도 잘해야 하지만 팀을 위해서 내가 더 잘해야 한다. 그러면 팀원들도 그런 걸 보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올해 롤드컵이 한국서 열린다. 2018년 팀 리퀴드 때도 한국에서 롤드컵을 치렀다.
A, 음식도 시켜 먹을 수 있고 좋을 거 같다. 그보다 제가 SK텔레콤 시절 전승 우승을 했던 2014년 LoL 챔피언스 윈터 결승전을 치른 인천 삼산 체육관에서 하면 새로울 거 같다. 그런 경기장에서 하길 기대하고 있다.

Q, 2023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A, 팀을 잘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다. 또 다른 한국 선수들을 좀 더 잘하게 하고 싶다. 저 선수들이 북미에서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고 중국으로 갈 수 있는 거다. 북미에서 게임을 잘 배웠다는 느낌을 들게 하고 싶다. 선수들이 북미에 가서 잘못 배웠다는 말을 안 듣게 하길 원한다.

Q, 하고 싶은 말은.
A, 2022 롤드컵서 북미 팀이 부진했고 북미에 왜 한국 선수들이 가는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을 거다. 저도 걱정되고 아쉬운 건 동의한다. 그냥 저희는 실력으로 보여주는 직업이기에 실력으로 보여주겠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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